kone
소프트펨돔
소프트펨돔

전철 안에서 갸루 음마와 다우너 음마에게 정액을 뜯겨버리는 이야기

07/29/2026, 12:42:47
소설
15684 views · 3 likes

pixiv 28118937

[전철 안에서 갸루 음마와 다우너 음마에게 양쪽에서 역성추행을 당하고, 달콤하면서도 장난스럽게 정액을 뜯겨버리는 이야기]

아침 기차 안은 텅 비어 있었다.

2량 편성의 지방선. 좌석의 대부분은 비어 있었고, 끝자락에 작업복을 입은 중년 남성 한 명이 팔짱을 끼고 졸고 있을 뿐이었다. 창문으로 비치는 5월의 아침 햇살이, 닦이지 않은 부분이 남아 있는 바닥을 얼룩덜룩하게 비추고 있었다.

미야노 유키는 진행 방향 왼쪽 창가 자리에 앉아 있었다.

교복 셔츠는 2년 차답게, 여러 번 빨아 입어 낡은 흰색이었다. 무릎 위에 올려놓은 가방이 미세하게 흔들리고 있었다. 전철이 선로 이음매를 지날 때마다 규칙적인 진동이 엉덩이에서 척추를 타고 전해져 왔다. 그저 창밖을, 딱히 무엇을 보려는 것도 없이 바라보고 있었다.

주택가를 지나자, 선로를 따라 작은 상점들이 늘어선 한 구석이 보였다. 셔터가 내려진 가게가 많았다. 그중 한 곳만, 새하얀 간판을 내건 가게가 있었다.

『사큐비 푸드』

흰 배경에 검은색, 무뚝뚝한 서체. 그 아래에는 조금 더 작은 글씨로 ‘인공 정액·기증자 정액 취급’이라고 적혀 있었다.

――그런 가게도 이제 더 이상 드문 일이 아니구나.

유키가 초등학교에 입학하기 조금 전, 음마가 나타났다. 당시 일은 흐릿하게밖에 기억나지 않는다. 텔레비전 화면이 줄곧 같은 뉴스를 내보내고 있었다는 것. 어머니의 목소리가 평소보다 딱딱했다는 것. 아버지가 무언가 말하려다 그만두셨다는 것. 그런 단편들만이, 색이 바랜 사진처럼 기억의 구석에 남아 있다.

하지만 지금은, 음마란 그저 ‘존재하는’ 것일 뿐이다.

법으로 보호받고, 배급소에서 식사를 얻으며, 일부는 파트너를 찾아 살고 있다. 학교 사회 과목에서도 한 장 분량의 페이지가 할애되어 있다. ‘공생 사회의 실현’이라는 제목 아래, 환하게 미소 짓는 음마의 사진이 실려 있던 교과서를 유키는 떠올린다.

전철이 서서히 속도를 줄였다.

다음 역 안내 방송이 약간 쉰 목소리의 스피커에서 흘러나왔다. 유키의 고등학교가 있는 역까지는 앞으로 세 정거장 남았다. 이 역에서는 평소 거의 아무도 타지 않는다.

문이 열렸다.

5월의 바깥 공기가 에어컨이 가동 중인 차내로 살짝 스며든다. 풀과 흙, 그리고 희미하게 아스팔트 냄새.

한 사람이 탔다.

검은 머리가 아침 햇살을 받아 은은하게 비쳤다. 어깨까지 오는 단발머리가 가볍게 흔들렸다. 흰 블라우스에 감색 플리츠 스커트. 교복이다. 본 적 없는 디자인이지만, 어딘가의 고등학교겠지. 몸집이 작고, 피부가 유난히 하얗다. 나이는 유키와 비슷하거나, 조금 더 어리게 보였다.

차 안을 둘러보는 듯한 기색을 잠시 보이다가, 멀리 있는 자리에 앉았다. 가방을 무릎 위에 올리고, 등을 쫙 펴고 앞을 바라보고 있다.

딱히 이쪽을 보고 있는 건 아니지만, 왠지 모르게. 아주 미묘하게, 공기가 달콤해진 듯한 느낌이 들었다. 꽃향기라고도 할 수 없는. 좀 더 막연한, 공간의 온도 같은 것.

또 한 명이 올라탔다.

마찬가지로 낯선 교복 차림이었다. 이번에는 금발이었다. 어깨뼈 높이까지 오는 길이에, 머리 끝이 부드럽게 곱슬거리고 있었다. 승강장 계단을 올라 차에 타자마자, 먼저 타고 있던 흑발 소녀를 발견하고는 순식간에 얼굴에 미소를 띠었다.

“——어, 잠깐, 진짜? ㅋㅋ”

“...그러니까 말했잖아.――”

“그거 완전 흔한 일이지 ㅋㅋ 진짜 웃기네”

한 명은 갸루 같은 느낌에, 말끝이 가볍고 웃음이 섞인 어조였다. 다른 한 명은 졸린 듯, 뚝뚝 말을 이어가는 차분한 목소리였다. 대조적으로 보였지만, 두 사람은 사이가 좋은 지인처럼 보였다. 두 사람은 차 안에서 나란히 합류하더니, 진행 방향을 바꿔 그대로 이쪽으로 걸어왔다.

다가올 때, 깜짝 놀랐다.방금 전까지는 의식하지 못했지만, 두 사람 모두 얼굴이 놀라울 정도로 예뻤고――그 이상으로, 소름 끼칠 정도의 몸매였다. 지금 당장이라도 가슴 쪽 단추가 풀릴 것 같을 정도로, 억지로 끼워 넣은 듯한 볼륨감. 그러면서도 허리는 가늘고, 거기서 엉덩이에 이르기까지 엄청난 곡선을 그렸다. 걸을 때마다, 애니메이션이라면 ‘뽀툭…♡ 뽀툭…♡’ 같은 효과음이 붙을 법한 무게감을 느꼈다.

당장 시선을 돌리고 싶었지만, 돌릴 수가 없었다. 이런 여자아이를 눈에 담을 기회가 인생에서 그리 흔한 일이 아니니까. 게다가 두 명이나. 텅 빈 객차다. 빈 자리는 셀 필요도 없을 정도로 많다.

그런데도.

“——얏!”

왼쪽에 금발 소녀가 툭 하고 앉았다. 펑…♡ 하고 가슴이 흔들린다. 어깨가 딱 닿을 만한 거리. 교복 천 너머로 체온이 전해질 만큼 가깝다.

동시에, 오른쪽에서도 기척이 느껴졌다. 푹……♡ 아까까지 멀리 앉아 있던 흑발 소녀가, 어느새 옆자리로 이동해 있었다. 이쪽도 밀착이라고 해도 될 만큼 가까운 거리에서, 가방을 무릎 위에 올려둔 채 태연하게 앉아 있다.

왼쪽에서 달콤한——아까 희미하게 느꼈던 것과 같은, 꽃도 향수도 아닌, 좀 더 애매하고 미지근한 냄새. 오른쪽에서도 마찬가지다. 섞여 들어서 묘하게 머리가 멍해진다.

두 사람은 나를 사이에 둔 채, 마치 내가 그곳에 없는 것처럼 대화를 이어가고 있다.

“그나저나, 오늘 1교시는 뭐야?”

“분명 영어 아니었나? …귀찮네.”

“알겠네 ㅋㅋ 아— 졸려”

금발 소녀가 작게 하품을 하더니, 그 기세에 어깨가 더 내 쪽으로 기댔다. 부드러운 머리카락 끝이 내 교복 소매를 스쳤다.

검은 머리의 소녀는 앞을 향한 채, 무릎 위에서 스마트폰을 만지작거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앉은 자세는 바꾸지 않는다. 허벅지 바깥쪽이 내 다리에 딱 달라붙은 채로 있다.

심장이 두근거린다. 뭐야, 이 상황은.

금발 소녀가 하품을 하는 순간, 블라우스의 가슴 부분이 살짝 당겨졌다.가느다란 쇄골, 가냘픈 어깨 너비——그런데도 그 아래의 곡선은 분명히 균형을 잃고 있었다. 옷감이 팽팽하게 당겨져 주름이 잡히는 모양이 부자연스러울 정도다. 팽팽하게 조여져, 그 안에 빽빽이 들어찬 부드러운 살결이 사소한 움직임마다 물결치듯 흔들린다. 단추와 단추 사이에는 틈이 생겨, 그곳을 들여다보면 너무 깊은 골짜기가 보일 것임은 상상하기 어렵지 않다.

오른쪽의 검은 머리 소녀도 마찬가지였다. 스마트폰을 쥔 손가락은 하얗고 가늘지만, 교복 블라우스는 몸의 굴곡을 전혀 감추지 못하고 있다. 마치 남자에게는 관심 없다고 말할 것 같은, 졸린 듯 무기력한 눈빛과 목소리. 그런데도 몸은 남자의 사타구니를 집중적으로 노리는 듯, 너무 야해서 짜증이 날 정도의 몸매.

치마에서 뻗어 나온 다리도 가늘면서도 묘하게 매끄러워, 피부 질감이 인간의 것과는 비교도 안 될 만큼 섬세하고――. …인간과는 비교도 안 된다고?

——음마.

그 가설이 머릿속에서 찰칵 소리를 내며 딱 들어맞았다.

젊고 아름다운 외모의 여성밖에 없는 종족. 인간보다 압도적으로 힘이 세다. 그리고 주된 먹이는——

등골에 찬기가 스쳤다.

아침, 텅 빈 객차. 푹 잠든 작업복 차림의 남자. 그리고 나를 사이에 끼우듯이 앉아 있는 두 명의 소녀. 달콤한 향기가 감싸듯이 감돌고 있다. 아까부터 머리가 멍한 건 이 때문인가.

도망쳐야 해. 순간적인 판단이었다. 몸이 무의식적으로 감지한 위험한 예감.

“죄, 죄송합니다——잠깐 화장실 좀……”

목소리가 갈라질 뻔했다. 가방을 움켜쥐고 일어서려던 바로 그 순간.

왼쪽 무릎에 부드러운 무게가 실렸다.

금발 소녀의 오른발이다. 로퍼를 신은 채로, 내 왼쪽 무릎 위에 미끄러지듯 다리를 올리고——그대로 종아리를 감싸듯이 눌러버렸다. 그녀의 허벅지가, 맨다리가. 내 허벅지와 겹쳐지며, ‘으음~♡’ 하고 옆으로 눌려 자신의 부드러움을 과시하듯 달라붙어 온다. 힘을 주고 있다는 기색은 조금도 없다. 하지만, 움직이지 않는다. 꿈쩍도 하지 않는다.

동시에 오른쪽. 검은 머리의 소녀가 스마트폰을 쥔 손은 그대로, 시선조차 화면에 고정된 채——왼쪽 다리가 내 오른쪽 무릎 위에 올라와 있었다. 이쪽도 검은 니하이 양말을 신고 있다는 점만 빼면 똑같다. 얇은 검은 천 조각으로는 감당할 수 없는 허벅지 살이 니하이 양말이 닿지 않는 위치에서 미치이…♡ 하고 삐져나와. 감싸듯이, 잠그듯이.

겉모습과 다리에 가해지는 힘의 질감이 전혀 맞지 않는다. 마치 콘크리트 말뚝에 발목이 끼인 것 같다. 부드러운데도, 꿈쩍도 하지 않는다.

“어, 화장실?”

금발 소녀가 고개를 살짝 기울이며 웃었다. 거리가 가깝다. 숨결이 뺨에 닿을 정도다.

“참아봐 ㅋㅋ”

검은 머리의 소녀가 스마트폰에서 눈을 떼지 않은 채, 킥킥 웃는다.

“...어디서든 내리면 편의점이 있잖아.”

목소리의 어조는 여전히 가볍다. 친구들끼리의 잡담과 같은 톤이다. 하지만 다리는 떼지 않는다. 내 양무릎을 끼운 채, 두 사람은 아무 일도 없는 듯 앉아 있다.

전철이 작은 터널로 들어갔다. 창밖이 어두워지고, 차내등의 하얀 빛만이 세 사람의 모습을 비춘다. 마음을 굳혔다.

“잠, 잠깐만……! 뭐 하는 거예요!!”

목소리가 차내에 울려 퍼졌다. 나 자신도 놀랄 만큼 큰 소리였다. 메아리가 천장에 부딪혀, 텅 빈 객차의 공기를 떨리게 했다.

공포를 억누르고, 배 속 깊은 곳에서 짜낸 분노의 외침. ——아직 음마라고 단정 지은 건 아니다. 그저 장난일 가능성도 있다. 설령 그렇다 해도, 남자에게 진심으로 소리를 지르면 보통은 겁을 먹는다. 여자라면 더더욱 그렇다.

그렇게 생각했다.

금발의 소녀가 천천히 이쪽을 바라보았다.

겁에 질린 기색은 없었다.

“어, 왜 갑자기 그래? ㅋㅋ”

눈썹을 치켜올리고 입가를 풀었다. 목소리를 높인 남자를 마주하고 있다고는 생각되지 않을 만큼 태연했다. 문화제 공연에 대해 상의라도 하는 듯한 표정이었다. 무릎 위에 올려놓은 다리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

오른쪽에서, 검은 머리의 소녀가 스마트폰을 치마 주머니에 슬쩍 넣었다. 처음으로 제대로 이쪽 얼굴을 바라보았다. 졸린 듯한 동그란 눈이 살짝 내려다보고——입가만 웃고 있었다.

“이제……, 착한 아이니까 얌전히 있어 줄래? …응?”

지나치게 과장된 듯한 달콤한 목소리. 그런데도 그 목소리를 듣는 순간, 등뼈 속까지 소름이 돋았다. 본능이 경고하고 있다. 이 달콤함은 위험하다.

호통을 쳐도 소용이 없었다. 겁을 먹지도 않았다.

그 사실이 가설을 확신으로 바꿨다.

——인간이 아니다.

심장이 요란하게 쿵쾅거린다. 달콤한 냄새가 점점 짙어지는 것 같다. 생각에 옅은 안개가 끼는 듯한, 그 감각. 저항하면 할수록 오히려 몸속 깊은 곳이 뜨거워지는 듯한 착각. 이것도 음마의——.

터널을 빠져나왔다. 아침 햇살이 창문으로 쏟아져 들어와 금발이 눈부시게 빛났다. 그 빛 속에서, 두 사람의 눈동자가 이쪽을 바라보고 있었다.

두려워하는 기색은 전혀 없었다. 오히려 즐거워 보이는 듯했다.

“죄, 죄송합니다!! 거기 계신 남자분!!!”

눈앞에서 잠들어 있는 남자에게 소리쳤다. 평소처럼 말을 걸었더라면 깨어났을 것이다. 하지만 그보다 공포가 더 컸고, 그 공포를 떨쳐내기 위해 소리친 것이다. 목이 찢어질 것 같은 목소리였다. 창유리가 삐걱거리며 떨릴 정도의. 그 거리에서, 그 음량으로, 깨어나지 않을 사람이 있을 리가 없다.

작업복을 입은 남자는——움직였다.

팔짱을 낀 채로. 반쯤 감은 눈으로 아직 잠이 덜 깬 상태였지만, 확실히 의식은 깨어 있었다. 고개를 치켜들며.

“뭐야…… 시끄럽네……”

짜증 섞인 목소리. 하지만 그래도 지금의 나에게는 구원의 목소리로 들렸다.

――좋아, 이제 경찰에 신고해야지.

“아…… 안 돼 안 돼 ㅋㅋ”

금발 소녀가 킥킥거리며 작업복을 입은 남자를 향해 손을 들었다. 검지와 엄지를 세워 손으로 총 모양을 만들었다. 한쪽 눈을 감고, 총구를 남자에게 겨누는 것처럼.

“자고 있어~ ㅋㅋ”

팡, 하고 손을 위로 기울였다.

그게 전부였다. 그 정도일 뿐인데도, 작업복을 입은 남자의 몸이 가라앉았다. 치켜들었던 목도, 살짝 열려 있던 눈꺼풀도. 힘이 빠진 것처럼. 아까까지의 얕은 졸음과는 확연히 다른, 너무 깊은 잠에 빠진 것이 멀리서 봐도 알 수 있었다.

마법.

그 말이 머릿속을 스쳤다. 음마에게 마법 같은 힘이 있다니, 학교에서도 교과서에서도 들어본 적이 없다. 인터넷 소문조차——아니, 있었을지도 모른다. 음모론 같은 게시판 글에서, “음마에게는 사람을 조종하는 힘이 있다”, “정부가 정보를 숨기고 있다”. 터무니없다고 생각했었다.

그게, 사실이었단 말인가.

오른쪽에서 체온이 다가왔다.

검은 머리의 소녀가 몸을 바짝 붙여 온다. 어깨 정도가 아니다. 팔이, 옆구리가, 허벅지가 밀착되어, 교복 너머로 전해지는 부드러움이 싫어도 느껴진다.

무우뉴우우……♡

얼굴이 가깝다. 귀가에 입술이 다가와, 숨결이 목덜미에 닿았다.

“……이제, 단 둘만 남았어……”

낮고, 달콤하고, 촉촉한 목소리.

“아니, 세 사람뿐이네……♡”

소름, 소름, 소름……♡

저절로 소름이 돋았다. 허리가 들릴 것 같았다. 쇄골 부근에 머리카락이 스쳤다. 왼쪽에서는 금발의 소녀가 턱을 괴고 이쪽을 훔쳐보고 있었다. 고양이가 쥐를 바라보는 듯한, 천진난만하면서도 잔혹한 눈빛.

떨리는 숨을 한 번 내쉬고, 나는 목소리를 짜냈다.

“……음마가 인간을 습격하는 건——범죄야.”

그건 온 힘을 다한 허세였다. 목소리는 낮았지만, 쉰 듯했다. 법. 규칙. 사회의 질서. 그것만이 유일하게, 지금 이 순간 나를 지켜줄 벽이었다.

두 사람은 서로 얼굴을 마주 보았다.

그리고——킥킥, 하고 웃었다.

마치 한 목소리로 웃는 것처럼. 겁먹지도 않고, 당황하지도 않은 채. 아이가 엉뚱한 말을 한 것을 미소 지으며 바라보는 듯한, 그런 웃음이었다.

검은 머리의 소녀가 내 어깨에 턱을 괴듯이 하며, 달콤한 목소리로 속삭였다.

“그건 인간 군이 싫어할 경우잖아~……♡”

마치 어린아이가 입에서 밥을 흘렸을 때처럼. 애틋함을 머금으며, 내 실수나 잘못을 지적하는 듯한 목소리. 손가락 끝이 내 교복 소매를 집어 들었다. 엄지와 검지로 천을 만지작거리듯이.

그러자 금발 소녀도 입을 열었다.

“그건, ‘음마에게 습격당했어요! 펑!’ 하고 경찰에 울며 호소하면 움직여 주겠지만 말이야……”

목소리의 어조가 바뀌었다. 장난스러운 고음으로 피해자 흉내를 내보이다가, 슬그머니 원래 목소리로 돌아왔다. 거기서 말을 끊고, 날카로운 눈매가 아주 가까운 거리에서 내 눈을 들여다보았다.

“다들 그 정도까지는 안 하거든…… ㅋㅋ”

가깝다. 눈이 마주쳤다. 그 눈빛 속에는 장난스럽게 무언가를 꾀하는 듯한 뉘앙스가 담겨 있었다. 팔걸이에 턱을 괴고, 히죽히죽 입을 비틀고 있다.

“소중하고도 소중한 정액……. 빼앗겨 버렸는데, 왜 그럴까~~…… ㅋㅋ”

그 질문이 차 안의 공기에 스며들었다.

정답은 알고 있다. 나도, 아마 세상의 대다수 사람들도. 수업에서 배운 음마 교과서에는 적혀 있지 않았지만, 누구나 희미하게는 알고 있다. 피해 신고가 접수되지 않는 이유. 문제가 표면화되지 않는 이유. 남자가——전혀 싫지 않기 때문이다. 음마에게 정액을 뺏기는 게 전혀… 싫지 않고 오히려 기분 좋기 때문이다.

들어본 적이 있다. 한 번 음마의 성술을 맛보면, 더 이상 자위로는 돌아갈 수 없다고. 인간 여자로는 돌아갈 수 없다고. 자지에 이상한 버릇이 생겨서, 쾌감의 역치가 제멋대로 재설정되어 버리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사실을, 이 음마들은 완벽하게 이해하고 있다.

법은 확실히 존재한다. 하지만 피해자가 피해를 호소하지 않으면, 법은 그저 글자열에 불과하다. 울며 매달리는 남자가 없는 범죄는, 범죄가 되지 않는다.

그것이 바로 이 사회의 허점이었다.

검은 머리의 소녀의 손가락이 소매에서 떨어져 유키의 손등에 살며시 닿았다. 인간의 체온보다 조금 더 따뜻했다.

“……난 고소할 거야.”

낮고, 조용하게. 방금 전의 고함소리보다 훨씬 더 진심을 담으려 했다.

금발 소녀가 풉 하고 웃음을 터뜨렸다.

“그래서 다들 처음엔 다 그렇게 말하잖아 ㅋㅋ”

가볍다. 너무나 가볍다. 몇 번이나 같은 대사를 들어왔다는 듯, 너무도 익숙한 웃음소리였다.

『정말…, 정말 전혀 사정을 못 하고 있어요…. 자위나 유흥업소에서도 전혀 안 되고………』

한밤중, TV에서 방영되던, 변덕스러운 음마에게 놀아난 남자의 대사. 단 한 번의 쾌락으로 인생이 산산조각 난다. 남자로서의 소중한 기능을 빼앗긴다.

“하지만, 남자의 민감한 부위를 만지는 순간…… 후후 ㅋㅋ”

말을 꺼내다 입가를 손으로 가렸다. 그 너머로 입술이 초승달 모양으로 일그러져 있는 게 보였다. 말을 이어가지 않은 건, 말할 필요가 없었기 때문이다.

——모두, 그렇게 된다.

그 확신이 금발의 눈빛 깊숙이 빛나고 있었다. 경험칙. 수없이 반복해 온 기억이 뒷받침하는, 흔들림 없는 여유.

처음에는 저항하더라도, 그 쾌락을 몸에 느끼게 되는 순간, 순식간에 마음을 바꿔버린다.

무의식적으로, 내 주먹이 무릎 위에서 하얗게 될 정도로 꽉 쥐어져 있었다.

“……!”

반박할 말이 떠오르지 않았다. 법은 방패가 되어주지 않았다. 고함도 통하지 않았다. 도움을 청할 수도 없었다. 남은 것은——다음 역에서 열릴 문뿐이다.

승강장이 다가오고 있다. 전철이 감속을 시작했다. 브레이크에서 나는 미약한 삐걱거리는 소리. 차체의 흔들림이 달라졌다.

검은 머리의 소녀가, 내 시선이 향하는 곳을 따라갔다. 창문 너머로 보이기 시작한 승강장 지붕을.

“……아”

작은 탄성을 내뱉더니, 유키의 귀에 입술을 바짝 대었다.

“도망칠까~ 하고, 생각하고 있어?”

금발 소녀의 다리가 유키의 무릎 위에서 살짝 힘을 다시 주었다. 아주 조금. 하지만 그것만으로도 뼈 속까지 전해지는 압박감이 느껴진다.

전철이 승강장으로 미끄러져 들어왔다. 문이 열리기까지, 이제 몇 초 남지 않았다――, 문이 열렸다.

밖의 공기가 흘러들어온다. 자유까지, 이제 조금만 더. 조금만 더 있으면——

“‘……안 돼♡’”

목소리가 겹쳤다. 좌우에서 동시에, 팔을 잡혔다.

금발 소녀가 왼팔을 감싸 안았다. 양손으로 꼭 붙잡듯이. 흑발 소녀가 오른팔을 끌어당겼다. 이쪽은 감아 쥘 듯이. 두 사람의 가슴 앞에서, 내 팔이 완전히 고정되었다.

우욱우욱우욱……♡

부드러웠다. 교복 블라우스 너머로, 압도적인 탄력이 내 팔을 감싸고 있다. 교복 한 겹 너머에 있는 온기와, 무게와, 형태. 그것들이 어쩔 수 없이 전해져 온다. 내 팔뚝을 그대로 통째로 삼켜버리는 것처럼, 녹아내리는 것 같다.

생각하지 마. 생각해서는 안 돼. 의식해서는 안 돼.

어금니를 꽉 깨물었다. 시선을 고정한다. 시간표. 콘크리트 기둥. 선로. 뭐든 상관없다. 의식을 다른 데로 돌리자. 몸의 감각을 차단해라. 흥분하면 끝이다. 그건 본능적으로 안다. 이 달콤한 냄새, 이 체온, 이 부드러움——모두, 그렇게 되도록 설계된 함정이다. 인간을 발정하게 만들기 위해 설계된, 인간 수컷 특공대의 몸.

하지만 몸은 솔직했다. 심장이 쿵쾅거린다. 팔로 전해지는 감촉을 무시하라고 명령하는 나와, 그것을 거부하는 신경이 정면으로 부딪치고 있다.

문이 닫힌다.

사람 하나 없는 승강장이 천천히 뒤로 흘러가기 시작한다. 도망칠 곳이 또 하나 사라졌다.

“음……, 힘이 들어갔네.”

금발의 소녀가 유키의 왼팔에 들어간 힘을 감지한 듯 중얼거렸다. 뺨을 팔에 비비며, 킥킥 웃으며.

“귀여워 ㅋㅋ”

오른쪽에서, 검은 머리의 소녀의 숨결이 쇄골 부근에 닿았다. 감싸 안은 팔을 아주 살짝 흔들었다. 달래듯이.

“있잖아, 그렇게 무서운 표정 짓지 마. 아픈 짓은 안 할 테니까.”

목소리만큼은 정말 다정했다.

다음 역은——내 고등학교에서 가장 가까운 역. 평소라면 5분 정도 남았을 텐데. 내가 내릴 때, 많은 승객들이 승차해 들어온다. 설령 구속되어 도망칠 수 없더라도, 승객들이 경찰에 신고하기만 하면 이 두 사람은 끝장이다.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데, 금발 소녀가 나를 감싸 안은 팔을 톡톡 두드렸다. 친구를 타일러 주듯 편안한 태도로.

“자, 자기소개도 안 하고 도망치려 하다니 매너 위반이야~ ㅋㅋ”

매너라니. 이런 상황에서 그런 말이 나온다는 사실에 분노가 치밀어 오른다. 남의 다리와 팔을 묶어두고, 도움을 청할 상대를 잠들게 해 놓고서, 매너라니.

오른쪽에서 검은 머리의 소녀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껴안고 있는 유키의 오른팔에 턱을 괴고, 위를 올려다보며 이쪽을 바라본다. …귀여운 건 겉모습뿐이다. 그저 사냥하기 쉽도록 유전자가 설계된 것뿐이다. 현혹되어서는 안 된다.

“우리도 이름을 말할 테니까, 인간 군도 이름 좀 알려줄래……? ♡”

힘으로 마음대로 할 수 있을 법한 상대가, 굳이 이름을 물어온다. 대화를 원하고 있다. 그것이 사냥의 절차인지, 아니면——.

아니, 생각해 봤자 소용없다. 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게 있다. 힘으로는 이길 수 없다. 도주도 막혔다. 도움을 청할 수도 없다. 남은 카드가 있다면, 대화뿐이다. 상대를 알아가는 것. 정보를 얻는 것. 시간을 버는 것. 다음 역에서 사람이 탑승할 가능성에 걸어보는 것.

나는 단 한 번 깊게 숨을 들이마셨다. 달콤한 향기가 폐를 가득 채웠다. 그 사실을 알면서도.

“…………미야노”

짧고 낮은 목소리로. 타협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말에 실어.

“미야노, 유키”

시선은 정면을 향한 채. 두 사람의 얼굴은 보지 않았다. 팔에 전해지는 감촉을 의식하지 않으려, 목소리만 무미건조하게 내렸다.

금발의 소녀가 문득 얼굴을 환하게 빛냈다. 기척으로 알 수 있었다.

“유키! 참 좋은 이름이네~ ㅋㅋ”

팔에 뺨을 비비며 다가온다. 기뻐하는 듯, 정말 기뻐하는 듯. 개가 꼬리를 흔들듯이, 천진난만하게.

검은 머리의 소녀가 귀 옆에서 킥킥 웃었다.

“유키 군, 그렇지. 기억했어.”

“그럼 나부터. 미라.”

금발 소녀가 휙 하고 자신의 코를 가리켰다.

“미라라고 불러도 돼 ㅋㅋ”

“……리제. 잘 부탁해, 유키 군.”

검은 머리의 소녀가 조용히 자기 이름을 밝혔다. 내 오른손 손가락 끝에 자신의 손가락을 감으며.

“미안해~, 갑자기 이런 짓을 해서. 깜짝 놀랐어? ㅋㅋ”

미라가 휙 두 손을 모았다. 감싸고 있던 팔을 잠시만 풀었다가, 금세 다시 꽉 껴안았다. 놓아줄 생각은 없는 모양이다.

사과인 척하는, 사과가 아닌 무언가. 어조가 너무 가볍다. 반성의 기색은 1밀리미터도 느껴지지 않는다.

“그럴 만도 하지. 이런 상황이 됐으니.”

리제가 오른손에 얽힌 손가락을 천천히 쓰다듬으며 중얼거렸다. 그리고는 아주 살짝 목소리를 낮추며.

“……이렇게 귀여운 여자애들 사이에 끼어서……♡”

귀가에 속삭이는 목소리가 고막 깊숙한 곳을 어루만졌다.

소름…♡

귀여운 여자아이. 객관적으로 보면——맞아. 둘 다 인간의 기준으로 봤을 때 단연 돋보이는 외모를 지녔다. TV나 인터넷에서 유명한 모델이나 아이돌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 아니. 체형까지 포함하면 그 이상이다. 그것이 음마의 종족적 특징이라는 것을 머리로는 이해하면서도, 이렇게 밀착되어 있으니 얼굴이 달아오른다.

이런 상황에서 얼굴을 붉히는 나 자신에게 화가 난다.

“하지만, 유키가 아니면 안 됐어!”

미라가 갑자기 진지한 목소리로 말했다. 진지하다고는 해도, 눈썹을 찌푸리고 입술을 삐죽 내밀며 떼를 쓰는 아이 같은 진지함이다.

“요즘 정말 맛있는 정액을 만나지 못했거든……”

배급소의 인공 정액이나 기증자 정액으로는 만족할 수 없다는 말인가. 고급품인 기증자 정액은 금전적으로 감당할 수 없는 건지, 아니면 품질의 문제인 건지.

미라가 콧소리를 킁킁 내었다. 유키의 왼쪽 팔에 얼굴을 파묻듯이, 교복 소매 끝쯤에 코끝을 대었다.

“냄새로 알 수 있어. 유키의 정액……, 엄청 맛있어 보여……”

소름. 등골로 차가운 무언가가 스쳐 지나갔다.

냄새로 알 수 있다. 후각으로 정액의 질을 판별할 수 있다. 그것은 교과서에도, 인터넷 기사에도 실려 있지 않은 정보다. 음마의 능력에 대해 세상에 알려진 지식이 얼마나 피상적인 것인지 뼈저리게 깨닫게 된다. 잠들게 하는 힘. 냄새로 먹잇감을 선별하는 후각. 아무것도 알려주지 않았다.

침을 삼켰다. 목이 마르다.

“……!”

창밖, 멀리서 낯익은 육교가 보였다. 다음 역이 가까워졌다. 고등학교에서 가장 가까운 역. 아침 등교 시간대라면 승강장에 학생들이 있을 터다. 사람들의 시선만 있다면——.

“……배급만으로는, 부족한 건가?”

일부러 평온한 목소리로 말했다. 속셈이 들키고 싶지 않았다. 공포를 삼키고, 대신 말을 내뱉는다. 대화를 이어가며 시간을 벌어야 한다.

미라가 “으윽” 하며 노골적으로 얼굴을 찡그렸다.

“충분하다거나 부족하다거나 하는 게 아니라……”

말을 꺼내다, 으음…… 하고 생각하는 듯한 태도.

“뭐라고 말해야 할까~…. 예를 들어, 급식 때 나오는 바싹 마른 빵 같은 거 말이야. 그런 느낌. 아니, 더 심할지도 몰라. 왠지…… 맛이 없거든. 인공적인 거.”

“영양은 있는 것 같긴 한데.”

리제가 담담하게 덧붙였다. 내 오른손 손가락을 만지작거리며, 시선은 창밖을 향하고 있다.

“배는 부른다. 죽지는 않아. 하지만 그게 다야. 계속 그걸 먹다 보면 미쳐버릴 거야.”

목소리에 아주 잠깐만 감정이 섞였다. 평소의 침착함이 벗겨지고, 그 아래에 숨어 있던 불평과 불만이 드러났다. 하지만 금세 평소의 목소리로 돌아왔다.

“기증자 거는 아직 괜찮은 편이지만, 비싸잖아. 우리 아르바이트는 하고 있지만, 매일 살 수 있는 건 아니니까.”

미라가 퉁 하고 볼을 부풀렸다.

“그보다 도너 것도 솔직히 좀 별로야. 뭐랄까…… 식은 편의점 도시락 같은? 갓 만든 거랑은 다른 거라고 할까.”

“……갓 만든 거”

무심코 되뇌었다. 그 말의 의미를 깨닫자 목구멍에서 ‘쉭’ 하는 소리가 났다. 갓 만든 것. 남자의 고환 속에서 보글보글 끓어오른 정액. 그것이 요도를 거쳐 음마의 입으로――안 돼. 생각하지 마.

미라가 히죽 웃었다. 유키의 팔에 뺨을 기대고 있는 채로, 위를 올려다보며.

“그래. 갓 만든 게 제일 맛있거든.”

“개인차도 있겠지만.”

리제가 귀에 입술을 바짝 대며 말했다.

“기증자 등록을 한 남자들은 대개 아저씨들이잖아. 맛도…… 뭐, 그럭저럭이라고 할까. 나쁘진 않지만.”

“그래서 유키인 거지!”

미라가 경쾌한 목소리로 말했다. 마치 화제가 요리 평론회라도 된 것처럼 가벼운 어조로.

“아침 전철에서 은은하게 냄새가 나길래, ‘우와, 큰일 났다’ 싶었어. 리제와 눈이 마주쳤는데, 우리 둘 다 똑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더라고 ㅋㅋ”

“……응. 오랜만이었어. 그런 냄새.”

리제가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손등 위에서 엄지손가락이 천천히 원을 그리고 있었다.

“젊고, 건강하고, 질이 좋아.…… 미안해, 이런 말밖에 못 하겠네.”

사과의 말인데도 손가락은 떨어지지 않았다. 목소리는 달콤했고, ‘미안해’라고 말하면서도 손을 놓을 기색은 조금도 없었다.

전철의 속도가 살짝 떨어졌다. 낯익은 고가 아래의 코인 주차장이 창밖을 스쳐 지나갔다. 다음 역까지 이제 1분도 채 남지 않았다.

“……난 너희들의 먹잇감이 아니야.”

목소리에는 여전히 기백이 남아 있었다. ‘절대 꺾이지 않겠다’는 듯, 이를 악물듯이.

미라가 깜빡깜빡 눈을 깜빡였다.

“……알고 있어~, 그런 거 ㅋㅋ”

태연자약한 목소리. 내 말을 부정하지도 않고, 그저 흘려보내는 듯했다.

“그래서 우리, 항상 이렇게 상의♡하고, ‘가져가’라고 말해줄 때만 받아가는 거야.”

이 상황을 ‘상담’이라고 부르고 있다. 억지로 붙잡아 밀실에 세 사람만 남겨둔 채. 이걸 진심으로 대등한 협상이라고 생각하는 걸까. 아니, 생각하지는 않겠지. 알고서 하고 있는 거다.

“그래. 억지로 옷을 벗기진 않아, 불쌍하니까.”

리제가 차분하게 말했다.

“이야기할 거야.”

그 목소리만 들으면, 정말 상냥한 소녀의 속삭임이었다. 내 오른손을 감싸듯이 꽉 쥐며, 몸을 더욱 밀착시킨다. 팔뚝에 리제의 가슴이 닿는다. 가슴이 눌려, 틈새를 메운다. 도망칠 곳이 물리적으로 사라져 간다.

리제의 입술이 귀에 다가왔다.

숨결이 귓바퀴 가장자리를 스쳤다. 따뜻하고, 촉촉하며, 달콤한 향기가 직접 뇌에 닿을 듯한 거리. 피하려고 해도 오른팔을 감싸 안긴 채 고개를 기울이는 게 고작이었고, 그조차도 반대편에 있는 미라에게 얼굴을 가까이 대는 결과밖에 되지 않았다.

“있잖아……♡ 유키 군의 정액, 좀 줘……?♡♡”

그 목소리가——고막을 뚫고 들어왔다.

비유가 아니다. 말이 소리로가 아니라, 뭔가 다른 신호로 뇌 깊숙이 전달되었다. 그렇게 느낀 순간.

“으앙……♡”

척추 맨 밑에서 번개 같은 것이 치솟았다.

몸이 펄떡펄떡 떨렸다. 허리가 뜬 채로, 덜덜 떨렸다. 자신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쾌락이라는 개념 그 자체가 직접 쏟아져 들어온 듯한——아무것도 닿지 않았다. 어디도 직접적으로 만져지지 않았다. 그런데도 몸의 중심이 타들어가는 듯 저려왔다.

“앗――하……♡”

숨이 새어 나왔다. 시야가 휘청거렸다. 무릎에 힘이 빠져, 두 사람에게 지탱받는 듯한 자세가 되었다.

목소리만으로.

교과서에도 실려 있지 않다. 인터넷에도 떠돌지 않는다. 음마의 진정한 힘. 매혹이라든가 최면이라든가, 그런 식은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 쾌락 그 자체를 목소리로 상대방의 몸에 주입하는 능력.

이성이, 아직 버티고 있다. 아직이다. 아직 타락하지 않았다. 아직 견딜 수 있다.

“……보이지? ㅋㅋ”

미라의 몸이 밀착된다.

왼팔을 감싼 채, 몸 전체를 기대는 듯이. 교복 블라우스 너머로, 가슴의 부드러움이 팔에 얹힌다. 아까와는 비교도 안 될 정도의 밀착. 그 사이의 교복은 전혀 의미를 잃었다. 갓 찐 떡, 부드러운 물풍선 같은 감촉이 팔을 타고 뇌로 전해진다.

“리제의 목소리, 엄청나지…… ㅋㅋ”

미라가 즐겁게 속삭였다. 마치 친구에게 자랑하는 듯한 어조로.

“평소에는 다운……이라고 해야 하나. 차분하고 졸린 듯한 목소리인데, 남자를 유혹할 때만 엄청나지 ㅋㅋ”

오른쪽에서 리제가 작게 “그만해”라고 웃으며 말했다. 부정할 생각 없는 부정. 귀에 남는 여운이 아직도 척수를 따끔거리게 하고 있다.

“달달해서, 자지에 울려 퍼지는 ㅋㅋ…라고 해야 하나 ㅋㅋ”

저속한 말을 아무런 주저함 없이 내뱉는다. 그게 미라에게는 날씨 이야기나 다름없는 것이다. 음마에게 있어 성은 식사이고, 식사는 일상이며, 일상은 지금이다.

“그래서, 나는 이렇게 가슴을……”

미라의 오른손이 나를 향해 뻗어왔다.

가느다란 손가락. 하얀 피부. 깔끔하게 손질된 손톱. 그 손이 교복의 가슴 부분에 닿았다. 넥타이 옆. 심장 바로 위쯤.

까르르……♡

손톱 끝이 교복 셔츠 너머로 젖꼭지를 긁었다.

“야아——!!♡”

목구멍 깊은 곳에서 소리조차 나오지 않는 신음이 터져 나왔다. 등이 뒤로 젖혀졌다. 단 한 번, 손톱으로 가볍게 긁힌 것뿐. 셔츠 너머로 전해지는 아주 미약한 자극. 그런데도 방금 리제의 목소리로 밀려들었던 쾌감이, 그 한 지점에서 전신으로 다시 타올랐다. 방사형으로 온몸에 기분 좋은 느낌이 퍼져 나갔다.

허리 깊은 곳이 욱신거렸다. 자지에 열기가 몰려오는 게 나 자신도 느껴졌다.

“있지? 내 담당은 이쪽이야. 젖꼭지를 잘 다루거든 ㅋㅋ”

“...윽, 그, 그만해… 윽, 진짜로…”

“왜 그래~ ㅋㅋ 바삭바삭한 거, 싫어…? 그럴 리가 없지 ㅋㅋ 허리 깊은 곳에 무겁고 뜨거운 게 차오르고 있잖아…”

미라가 히죽히죽 웃는다. 손가락은 여전히 가슴 위에 있다. 손톱 밑면으로 작은 원을 그리듯이. 애태우는 듯이 유륜을 따라 그린다. 젖꼭지는 건드리지 않는다. 셔츠 천이 그 움직임에 맞춰 스칠 때마다, 주와…♡ 하고 젖꼭지에 의식이 쏠려 버린다.

“리제가 목소리로 녹여내고, 내가 젖꼭지로 무너뜨리는 거야. 최강 콤비니까 ㅋㅋ”

좌우에서 밀려오는 가슴의 압박. 앞에는 미라의 장난스러운 손가락. 귀에는 리제의 따뜻한 숨결이 남긴 향기.

“……윽, 아……”

이를 악물었다. 아직이다. 아직 고개를 끄덕이지 않았다. 아직 ‘제발’ 같은 말은 하지 않았다. 말할 리가 없지.

전철이 승강장에 미끄러져 들어오는 소리가 났다. 브레이크의 날카로운 삐걱거림. 감속하는 힘에 세 사람의 몸이 살짝 앞으로 기울어졌다.

창밖에는 승강장이 보였다. 사람 그림자가 보였다.

교복을 입은 학생들이 몇 명. 나랑 같은 고등학교 교복이다. 출근하는 직장인도 여러 명.

문이 열리면 사람들이 타게 될 것이다. 이 상황을 타개할 수 있다.

“……사람, 온다.”

쉰 목소리로, 그 말만 간신히 내뱉었다. 비장의 카드였다. 마지막 비장의 카드. 사회의 시선. 그것만이 지금의 나에게 남은 마지막 방패다.

문이 열렸다.

승강장의 공기가 흘러들어온다. 사람들의 기척. 발소리. 대화 소리. 아침의 소란이 바로 코앞에 있다.

그런데도 아무도 타지 않는다. 이 차량에만, 아무도.

눈을 크게 떴다. 승강장에는 확실히 사람이 있다. 많이 있다. 하지만 그 모두가 이 차량의 문 앞을 스쳐 지나간다. 바로 앞 차량으로 빨려 들어가는 듯이. 마치 이 두 번째 차량만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단 한 사람도 이쪽을 쳐다보지 않는다.

창문 너머로, 승강장을 빠져나가는 여학생과 눈이 마주쳤다. 하지만 시선은 이쪽을 뚫고 지나가, 반대편 승강장의 시간표 부근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인식되지 않고 있다.

아까 작업복을 입은 남자를 잠들게 했던, 그 손가락 총. 그와 같은 종류의 힘이 이 차량 전체에 깔려 있다. 그렇게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아, 눈치챘어?”

미라가, 장난이 들킨 아이처럼 혀를 내밀었다.

“에헤헤. 타기 전에 살짝 손봤어. 이 차량, 밖에서는 보이지 않게 해뒀거든~ ㅋㅋ”

인식 방해. 차량 하나를 통째로 ‘보이지 않게 하는’ 힘. 규모가 차원이 다르다. 개인을 잠들게 하는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

“처음부터 이렇게 해둘 걸 그랬는데.”

리제가 내 오른손에 손을 감았다 풀었다를 반복하며 중얼거렸다. 연인이 심심해할 때처럼, 꽉, 꽉….

방금 막 만난 사이. 게다가 억지로 움직이지 못하게 해서 거의 강간당할 뻔했는데, 손놀림만은 확실히 달달하기 그지없다. 의식을 집중하지 않으면, 생각이 몸에 속아 넘어갈 것 같다.

“저 아저씨가 먼저 타고 계셔서, 뒤늦게 타게 되어 버렸어.”

즉, 처음부터 계획적이었던 것이다. 내 냄새를 맡는 순간 차량에 장치를 설치하고, 먹잇감을 포위할 준비를 마친 뒤, 그 무심한 척하는 태도로 승차해 온 것이다.

문이 닫힌다. 전철이 움직이기 시작한다. 승강장이 뒤로 흘러간다. 등교하는 학생들의 뒷모습이 점점 작아지더니, 사라졌다.

다음 역은 고등학교에서 한 정거장 더 간 곳이다. 이곳부터는 시골이라 무인역이 이어진다. 승객은 적다. 그 다음 역도. 그 다음 역도.

“있잖아, 이제 아무도 안 올 거야 ㅋㅋ”

미라가 유키의 가슴에 손가락을 얹은 채 부드럽게 말했다.

“안심해도 돼? ㅋㅋ”

『아무도 못 보니까 안심하고 솔직해져도 돼 ㅋㅋ』. 그런, 얕보는 뉘앙스가 느껴진다.

리제의 손가락이 손목 안쪽을 따라갔다. 맥박을 잴 듯이. 두근두근 뛰는 심장 박동을 손가락 끝으로 확인하듯이.

“……무서워?”

조용한 물음이었다. 달콤함을 억누른, 본래 목소리에 가까운 음색.

“무서워, 그렇지? 미안해.”

사과하면서도 손은 떼지 않는다. 손가락은 떨어지지 않는다. 목소리는 멈추지 않는다. 리제를 빤히 노려본다. 니코, 하고 안심시키려는 듯 미소를 되돌려준다.

무서워야 할 텐데, 하복부의 열기가 서서히 퍼져 나간다. 방금 전 리제의 목소리와, 아까부터 애태우듯이 유륜을 쓰다듬는 미라의 손가락. 거기서 흘러들어온 쾌락의 파편이 사라지기는커녕 계속 타오르고 있다. 열기가 아래로, 아래로 떨어진다.

바지 속에서 자지가 이미 단단해져 있다. 그 사실을 깨달은 순간, 얼굴이 달아올랐다. 부끄러움과 분노, 그리고 인정하고 싶지 않은 기대감. 그 감각을 다시 한 번 느낀다면. 리제의 목소리에 녹아내리고, 미라의 손가락에 무너져, 더 깊은 곳까지.

안 돼. 안 되는데.

삐걱. 삐걱삐걱.

미라의 손가락이 가슴 위에서 멈췄다.

“……아”

무언가를 눈치챈 듯, 시선이 아래로 내려갔다. 허리 부근. 교복 바지의 천이 부자연스럽게 들떠 있었다. 굼…… 하고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었다. 숨길 수가 없었다.

“리제”

이름을 부르는 목소리에 생기가 넘쳤다.

“이거 봐봐 ㅋㅋ”

「……응. 알아」

리제는 오른팔을 감싼 채 천천히 몸을 비켜섰다. 시선이 잠시 아래로 떨어졌다가——금세 다시 얼굴로 돌아왔다.

“……솔직하네.”

조용히, 아주 조금 기쁜 듯이. 애지중지하듯 한 손으로 뒤통수를 쓰다듬어 온다. 그 목소리와 감촉에 다시 등골이 오싹하게 반응한다. 자지에 발정의 연료가 더해진다.

“으악 ㅋㅋ 벌써 다시 살아났네 ㅋㅋ 우리 아직 그런 야한 건 안 했는데 ㅋㅋ”

미라가 아이처럼 입을 가리고 웃었다. 하지만 눈빛은 장난기 가득한 어른이었다.

“있잖아, 유키 군.”

리제의 입술이 다시 귀에 다가온다.

아까와 똑같은 상황이 반복될 것 같다. 그 목소리로, 그 거리에서 속삭이면 이번에는 정말로.

“솔직한 건 좋은 거야. 부끄러운 일이 아니야.”

숨결이 귓불을 스친다. 머리 위에는 달래는 듯한 손길.

목소리에는 아까와 같은 힘이 아직 실려 있지 않다. 애타게 만드는, 고막을 어루만지는 듯한 목소리.

“조금만 더 긴장을 풀면, 금방 기분 좋게 해 줄게. …미라”

미라의 손이 가슴에서 떨어졌다. 천천히 아래로 미끄러지기 시작한다. 배 위를. 셔츠의 주름을 따라가듯이. 벨트를 향해.

“잠, 잠깐만……”

목소리가 떨렸다.

“안, 괜찮다고 한 적 없어! 약속이 달라졌잖아!”

목소리가 갈라졌다. ‘주세요’라고 했을 때만 받아준다고. 방금 그렇게 말했어야 했다. 그 말을 지푸라기라도 잡듯 붙잡을 수밖에 없었다.

리제가 양팔을 꽉 끌어안았다. 뿌리치려고 힘을 주었지만, 꿈쩍도 하지 않았다. 겉모습의 가냘픔과 근력이 맞지 않는, 섬뜩한 느낌.

「…유키 군. 괜찮아」

리제가 달래듯이 웃었다.

“그냥 벗기는 거야. 마음대로 만지거나 하진 않을게.”

애초에 남의 바지를 마음대로 벗기는 건 안 되는 건데. 그 말에 반박할 여유조차 없었다. 리제가 팔을 고정하고 있는 사이, 미라의 손이 벨트에 닿았다. 버클이 풀리는 작은 소리. 단추가 튕겨 나가는 감촉. 지퍼가 내려가는 소리가, 고요해진 차 안에 싫을 정도로 선명하게 울려 퍼졌다.

“야——”

저항하려 했다. 하지만 그것은 역효과였다. 허리가 들린 틈새로 미라의 손가락이 미끄러져 들어와, 바지의 허리 부분을 양손으로 움켜쥐고 단숨에 끌어내렸다. 허벅지까지. 무릎까지. 천이 발목에 쌓였다.

속옷이 드러났다. 텐트를 치듯 부풀어 오른 그 모양이, 싫을 정도로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이제 이 정도만 남았네.”

미라가 속옷 고무줄에 손가락을 걸었다. 주저함은 일절 없었다. 일상적인 동작처럼 자연스럽게. 가볍게. 스르르 내려가더니——.

아침 차 안의 공기가 직접 닿았다.

드러난 것은 평균보다 확실히 작았다. 흥분해서 딱딱해지긴 했지만, 포피가 남아서 끝부분을 반쯤 가리고 있었다. 차가운 공기에 노출되어 비참하게 떨고 있었다.

눈을 꽉 감았다. 얼굴이 불타는 듯 뜨거웠다. 누군가 보고 있다. 내려다보고 있다. 미라의 시선이, 리제의 시선이. 공포보다 굴욕감이 목구멍을 태웠다.

미라가 입을 열었다.

“……귀…여워…”

비웃는 목소리는 아니었다.

“작네……! 귀여워, 리제, 이거 봐! 포피가 덮여 있잖아. 뭐야, 이거 정말 사랑스럽네 ㅋㅋ”

미라가 쪼그려 앉듯이 얼굴을 가까이 대었다. 호기심 가득한 표정으로. 드문 것을 발견한 아이 같은, 속내 없는 호기심.

“……응. 귀여워.”

리제가 귀에 대고 조용히 말했다. 유키의 팔을 감싼 채, 살짝 몸을 내밀어 아래를 들여다보고 있었다.

“크기는 상관없어. 중요한 건 맛이니까.”

그 말이 위로인지, 아니면 더 무서운 선고인지 판단할 수 없었다.

미라는 무릎에 손을 얹은 채 쪼그려 앉은 자세 그대로 얼굴을 가까이 대고 있다. 숨결이 닿을 정도의 거리. 숨이 닿을 때마다 꿈틀거리는 드러난 그것을, 마치 희귀한 작은 동물을 관찰하듯이 들여다보고 있다.

“후하……, 껍질로 소중히 몸을 지키고 있어서 정액이 더 맛있어진 걸까~ ㅋㅋ”

손가락을 입가에 대고, 킥킥 웃는다.

“귀여워……”

“그, 그만해……, 마음대로 보지 마……!”

“괜찮아. 인간 여자애들은 싫어할지도 모르지만, 우린 괜찮아.”

오른쪽에서 리제의 목소리가 속삭여 온다. 차분하고 다정하다. 그렇기에 오히려 잔혹함이 더 두드러진다.

“작은 포경 자지라도 대환영이야”

부끄럽다. 부끄러워야 하는데. 화가 나야 하는데. 하나하나의 단어가 나를 비웃고 있어서, 짜증이 나야 하는데. 자존심이 깎여 나가고, 분노로 머리가 끓어오를 터였다.

그런데도.

휙.

드러난 자지가 리제의 목소리에 반응해, 펄떡펄떡 떨렸다. 내 의지가 아니다. 마음이 역겹고, 짜증이 나는데도, 그 짜증이 전부 아래로 향한다. 감정의 회로가, 어딘가에서 배선이 바뀌어버린 것처럼. 분노가, 굴욕이, 전부 자지의 욱신거림으로 변해간다.

“아”

미라가 작은 소리를 냈다.

“리제, 봐. 끝부분이 젖어 오고 있어.”

“……응. 냄새도 더 진해졌어.”

리제가 ‘콧’ 하고 코를 살짝 킁킁거렸다. 황홀한 표정으로 눈을 가늘게 뜨고 바라보았다.

“좋은 냄새. 역시, 정말 좋아.”

어금니를 꽉 깨물었다. 눈 속이 뜨거워졌다. 울 것 같은 건지, 화가 난 건지, 아니면 기분 좋은 건지. 자신도 잘 모르겠다. 다만, 저절로 펄떡거리며 계속 떨고 있는 그 부분만이,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두 사람에게 대답하고 있었다.

“그럼……, 이야기 계속할까? ㅋㅋ”

미라의 손가락이 다시 가슴 쪽으로 뻗어 왔다.

이번에는 셔츠 위가 아니었다. 옷자락을 걷어 올리고 맨살 위를 미끄러지듯 기어 올라가, 젖꼭지를 찾아낸 손가락 끝이 손톱 끝으로 ‘까르르’ 하고 긁었다.

“히아……♡”

숨이 막혔다. 직접 닿는 감각이 아까와는 비교도 안 될 만큼 생생하게 뇌에 전달되었다. 손톱이 삐걱삐걱 젖꼭지를 희롱했다. 약간의 통증과 강렬한 쾌감을 정확하고 집요하게 안겨주었다. 익숙한 손놀림이었다. 수없이 남자를 무너뜨려 온 손가락이라는 걸 알 수 있었다.

“젖꼭지……, 너무 집요해……♡”

“그게 좋은 거잖아~ w 끈적끈적하게 긁히는 거, 자지에 자극이 오지? w”

오른쪽에서 리제의 입술이 귀에 닿았다. 이번에는 입술이 귓불에 직접 달라붙어 있었다. 통통하고 두툼한 입술이 귀를 깨물었다. 골전도형 이어폰처럼 리제의 입술이 귀에 밀착되어, 말랑하게 눌려 딱 맞아떨어졌다.

“하아아아아~…♡♡♡”

거기서 뜨거운 숨결이 흘러들어온다. 뇌가 삶아지는 것처럼 뜨거워진다. 녹아내릴 것 같다. 녹아내린 뇌가, 이성이. 전부 뒤섞여 등줄기를 타고 아래로, 아래로. 허리 깊은 곳, 전립선에 고인다. 저릿저릿 뜨거워지고, 달콤해진다. 몸이 ‘빨리 사정하게 해줘♡’라고, 굴복할 듯하다.

숨결만으로도 벅찬데, 거기서 완전한 제로 거리에서 말이 두개골 안쪽 깊숙이 직접 울려 퍼진다.

“젖꼭지 기분 좋아♡”

“오ㅁ♡♡♡”

떨려 떨려 떨려……♡ 자지가 떨린다. 폭력적인 달콤함에, 반사적으로 몸이 도망치려 한다. 리제에게서 떨어져, 미라 쪽으로. 이쪽이 아직 낫다, 타협하듯이 제멋대로 안전지대를 찾는다. 뭉칫……♡ 하고 미라의 가슴 더 깊은 곳으로, 팔뚝이 떨어진다.

“이봐 이봐 ㅋㅋ 미라 양의 가슴 감촉, 기분 좋은 건 알겠지만 말이야. 지금은 오른쪽 귀…, 리제의 목소리에 집중 집중…… ㅋㅋ”

이미 틈새 따위는 없는데, 거기서부터 미라가 거리를 더 좁혀 온다. 양쪽 허벅지 살이 두 사람의 더 부드러운 허벅지 살과 일체화되는 듯 서로 밀착한다. 결과적으로, 위쪽으로 꽉…♡ 하고 살이 넘쳐흐른다.

“아아~~~……♡… 자지가, 뜨거워져~……♡♡”

뜨거워. 정말 뜨거워. 리제의 말대로, 하복부의 온도가 치솟아 오른다. 말이 암시가 되어, 몸이 따라간다. 목소리로 가득 차 한계에 다다른 몸을 더욱 몰아붙이는, 미라의 쫄깃쫄깃한 젖꼭지.

“슬프네……♡ 불쌍하네……♡”

애틋해. 그 한 마디가, 뒤죽박죽이었던 감정의 핵심을 정확히 꿰뚫었다. 미라의 손톱이 젖꼭지를 긁을 때마다, 풀리지 않는 열기가 아래로 쌓여간다. 만져지지도 않았는데, 자지가 한계에 다다른 듯 펄떡펄떡 뛰고 있다.

“젖꼭지만으로는, 싫어 싫어, 그렇지…♡ 자지의 간지러움, 전혀 사라지지 않잖아……♡♡”

“아, 아……, 으……♡”

더 이상 목소리를 참을 수 없었다. 미라의 손톱이 젖꼭지를 굴릴 때마다 허리가 들렸다. 리제의 속삭임이 뇌를 녹여버렸다.

그때마다 귀두 끝에서 투명한 전액이 솟구쳐 흘러나와 포피 속에 고였다. 이윽고 그 댐마저 붕괴되어, 끈적끈적하게 거미줄처럼 아래로 실을 끌며 흘러내렸다.

아래의 염화비닐 바닥재에 뚝 하고 떨어졌다. 자지가 움찔할 때마다 구슬처럼 뭉친 참을 수 없는 액이 실을 타고 흘러내리듯 떨어진다. 공공장소를, 내 욕망이 더럽혀 가고 있다.

자지를 만져주었으면 좋겠다. 손으로 감싸주었으면 좋겠다. 그 가느다란 손가락으로 쥐어주었으면 좋겠다. 그런 간절한 바람이 이성의 벽을 두드리고 있다.

자지가 펄쩍, 펄쩍 튕길 때마다, 남은 포피가 밀려나고,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고, 또 밀려난다. 그 미미한 마찰조차 지금의 유키에게는 자극이 되고 있었다.

“봐, 자지가 필사적으로 펄떡거리고 있어. …귀엽네.”

미라가 젖꼭지를 만지작거리며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아~, 안 된다고~ ㅋㅋ 아무리 자지가 간지러워도 바닥을 더럽히는 건 아니잖아? 남에게 폐를 끼치는 짓은 하면 안 돼~ ㅋㅋ”

“으우우우~………♡”

그렇게 만든 장본인이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너희들 탓이잖아. 난 잘못 없는데.

그렇게 말하려고 했는데, 목구멍에서 나온 건 떼쓰는 옹알이뿐이었다. 말을 못하는 아기가 필사적으로 의사를 표현하기 위해 내는 긴 소리.

그 소리를 들은 미라가 킥킥 웃는다.

“응응… ㅋㅋ 그렇네, 애처롭네…. 하지만 우린 건드리지 않을 거야? 왜냐하면 유키가 아직 괜찮다고 안 했으니까.”

천사 같은 미소를 지으며.

“그치, 리제?”

“...응. 우리, 약속 지킬게. 제대로 상의해서 결정하자.”

억지스러운 듯한 다정한 목소리였다. 마치 자신들이 양보하고 있는 것처럼, 인간을 배려할 줄 아는 다정한 음마라도 되는 듯한. 조바심을 부리면, 흥분시키면, 발정하게 만들면, 남자는 마음대로 조종할 수 있다. 그 절대적인 자부심 위에 성립된, 상위자로서의 다정함.

리제의 손가락이 귀 뒤를 살며시 쓰다듬었다. 그곳에 이런 성감대가 있었다는 걸 몰랐다. 알고 싶지도 않았다.

“……어떻게 할래, 유키 군?”

“하아……♡ 하아——……♡”

호흡이 얕아졌다. 몇 번이나 숨을 들이마셔도, 폐가 평소처럼 처리하는 공기를 들이마실 수 없었다. 공기와, 몸에 스며드는 듯한 달콤한 페로몬이 섞여 들어와, 속부터 뜨거워졌다. 미라의 손톱이 젖꼭지를 긁을 때마다, 호흡의 리듬이 흐트러져 버렸다.

“안, 안 돼……♡”

미라의 손톱이 콕 하고 젖꼭지 끝을 긁는다. 목소리가 달콤하게 일그러졌다. 말하게 해 줘. 지금 이야기하고 있는 중이잖아.

아랑곳하지 않고 젖꼭지가 괴롭힘을 당한다. 성대가 제멋대로 떨리며, 대화 속에 신음 소리가 끼어든다.

젖꼭지에서 몸을 한 바퀴 돌고, 직접 자지로 이어지는 회로가 만들어져 버렸다.

“안, 안 된다고 정해져 있잖아……!”

다시 말했다. 방금 전은 아슬아슬했다. 달콤한 목소리를 화난 목소리로 덮어씌운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스스로를 지탱할 수 없다.

쭈욱……♡

다시 말을 고친 순간, 끝에서 참지 못한 액체가 넘쳐났다. 화가 나 있는데도. 거부하고 있는데도. 마음이 ‘안 돼’라고 말할 때마다, 자지는 정반대의 대답을 하고 있다. 바닥까지 이어지는 길은 이미 굵은 선으로 그려져 있고, 당연하다는 듯 투명한 물방울이 흘러내린다.

“아…… 대박”

미라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 중얼거렸다. 젖꼭지를 만지는 손은 멈추지 않은 채.

“유키, 입으로는 안 된다고 말하는데, 자지가 엄청 기뻐하는 것 같네 ㅋㅋ”

“참는 즙이 이렇게 많이 나오는 건, 오랜만에 봤어.”

리제가 감탄하듯 말했다. 귀 옆에서. 숨결이 목덜미를 스치자, 몸이 다시 펄쩍 뛰었다.

“있잖아, 유키. 몸이 솔직하다는 건 부끄러운 일이 아니야.”

리제의 목소리가, 다시 조금만——그, 무시무시한 힘을 띠기 시작했다.

“자지가 기뻐하고 있는데 ‘안 돼’라고 말해버리는 거야. …기분 좋아서 그렇지? 안 되는데, 싫은데도. 그런데도 느껴지는 게, 좋은 거잖아.”

“무, 무슨 말을 하는 거야……”

미라가 쓱 하고 젖꼭지를 긁는다.

쭈욱……♡

또 넘쳐났다. 리제의 말에 맞춰서라도 되는 듯이.

“자, 봐 w”

미라가 기쁜 듯이 웃는다.

“리제가 말할 때마다 나오고 있네 ㅋㅋ 이거 이제 반은 자지의 대답이잖아 ㅋㅋ 유키는 말하는 것도 힘들어 보이니까, 이젠 자지와 대화하는 게 더 나을 것 같아 ㅋㅋ”

입술을 깨물었다. 피 맛이 났다. 아니다. 기분 좋아지기 위한 거부가 아니다. 지기 위한 임전태세도 아니다. 나는, 정말로――.

머릿속이 흐릿하게 녹아내리기 시작했다. 이성의 벽에 금이 가고 있다. 그 너머에는 달콤하고 따뜻한 늪이 있다. 빠지면, 다시는 돌아올 수 없다.

미라의 손톱이 젖꼭지 주위를 빙글빙글 돌며.

“이 세상 법이라든가……? 뭐 그런 건 잘 모르겠지만 금지 사항이 엄청 많잖아?”

가벼운 어조였다. 사회의 규칙을, 학교 규정의 세세한 복장 규정 정도의 무게로밖에 받아들이지 않는 목소리.

“밖에서 옷 벗으면 안 돼~, 남한테 손대면 안 돼~, 인터넷에 자지 사진 올리면 안 돼~ 같은 거.”

긁긁. 손가락은 멈추지 않는다. 손톱 끝이 젖꼭지 끝을 정확히 잡아 계속 긁어댄다. 익숙해지지 않게 하려는 건지, 간격은 불규칙하고 강약이 조절된다. 언제 ‘긁긁’ 소리가 날지 몰라 무서워서 몸이 떨려 버린다.

“근데 말이야 ㅋㅋ”

미라가 얼굴을 엿보듯 내다보았다. 가깝다. 속눈썹 한 올 한 올이 보일 정도의 거리. 그 눈이 ‘히익’ 하고 가늘어진다.

“다들 마음속으로는 하고 싶다고 생각하잖아? ㅋㅋ”

‘카리’ 하고 조금 세게 긁혔다. 허리가 휙 튕겨 올라갔다.

“유키도 말이야……, 전철 안에서 자지를 꺼내고, 젖꼭지를 만져주니 엄청 기뻐했잖아 ㅋㅋ”

부정할 수 없었다.

부정할 수 있었을 텐데. “장난치지 마!”라고 소리칠 수 있었을 텐데. 그런데 목이 움직이지 않는다. 말을 짜내려 하면, 미라의 손톱이 젖꼭지를 긁어대며 생각이 흩어진다. 리제의 숨결이 귀에 닿자, 회로가 타버린다.

전정액이 끊이지 않고 계속 흘러나오고 있다. 전정액이 이룬 다리를 따라 바닥에는 작은 물웅덩이가 생겼다. 끈적거리고, 약간 높이가 있는 물웅덩이. 자지는 한계에 다다른 듯 붉게 부풀어 올랐고, 고환도 쭈욱…♡ 하고 수축해 올라갔다. 안의 정액이 튀어나오기를, 이제 곧, 이제 곧 하고 간절히 기다리고 있다.

흥분하고 있다. 엄청나게 흥분하고 있다. 사실이다. 이 상황에서, 이 몸이, 그것을 증명해 버리고 있다.

“남자란 정말 쉽게 넘어가네……”

미라가 유키의 눈을 바라보며 말했다.

“바보 ㅋㅋ”

경멸이었다. 순도가 높고, 섞인 것 없는, 얕보는 시선.

머릿속에서 무언가가 삐걱거리며 뜨거워진다. 분노다. 굴욕이다. 흐릿했던 생각이 순간 선명해진다. 맞아. 이 녀석들은 적이고, 범죄자다. 미라의 말은 틀렸다. 이런 건 원하지 않았다. 옷을 벗겨지고, 희롱당하고, 힘으로 제압당해서, 자지가 서 있는 건——.

슉……♡

분노의 절정에서, 사상 최대의 전정액이 분출했다. 미라의 “바보”라는 목소리에 반응해서. 얕보여서. 조롱당해서. 그래서——.

“……에”

작은 신음이 새어 나왔다. 나 자신도 알 수 없었다. 바로 이 타이밍에, 왜. 진심으로 화가 나 있었다. 약점을 찔러, 그 타고난 몸매에 취해 남자를 바보 취급하는 이 두 사람에게, 진심으로 분개하고 있었을 텐데.

“아하 ㅋㅋ 방금 진짜 대단했네. 바보라고 하니까 나왔네 ㅋㅋ”

미라가 눈을 반짝였다. 장난감의 새로운 놀이법을 발견한 아이처럼.

“……마조인가, 유키 군”

리제가 조용히, 속삭이듯 말했다. 그 목소리에는 감정이 실려 있지 않았다. 그저 관찰 결과를 말하는 듯한 무미건조함으로. 하지만 그 무미건조함이 오히려 마음을 더 찔렀다.

“마조인가……? 유키 군”

리제의 목소리가 귀 깊숙이 스며들었다.

“여자애한테 비웃음 당하면 흥분해 버리는, 변태……?”

“아, 아니야………!”

미라가, 틈도 주지 않고 말을 이어갔다.

“틀린 말 아니잖아 ㅋㅋ”

젖꼭지를 손톱으로 꽉 집어쥔다.

“자지에서 오줌처럼 참지 못한 액체가 새어 나오는데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ㅋㅋ”

사실을 정면으로 마주하게 되었다. 눈을 돌릴 수 없는 사실을. 허벅지 안쪽까지 흠뻑 적시는 따뜻한 액체의 감촉이, 미라의 말을 뒷받침하고 있었다.

“남자애는 음마를 이길 수 없어. 음마를 보는 것만으로도 머릿속이 야한 생각으로 가득 차 버리는데 ㅋㅋ”

아니야. 평소에는 그런 게 아니야. 지금은 두 사람 때문에 몸이 이상해졌지만, 평소에는 달라. 시야에 들어온 정도로는――.

리제의 입술이 귀에 닿았다.

그 쾌락 신경을 직접 어루만지는 달콤한 목소리. 하지만 내용이 달랐다. 리제의 목소리인데도, 그 귀여운 목소리로 남자의 속마음을 연기하고 있는 것이다.

“아♡ 음마야♡”

첫 마디에 뇌가 흔들렸다.

“가슴이 엄청 크네……♡ 옷도 팽팽하게 끼어 있고…♡ 주물러 보고 싶어~…♡ 뒤에서 손을 돌려, 힘껏 손바닥을 파묻고, 아래쪽 가슴을 들어 올려 무게를 확인하고 싶어……♡♡♡”

미라의 가슴이 왼팔에 밀착되어 있다. 그 감촉과 리제의 말이 겹쳐진다.

“허벅지가 통통하고…… 부드러워 보여……♡ 통통한 살이 흔들리는데, 그런 다리로 짧은 치마를 입지 말라고♡♡ 자지가 짜증 나버리잖아♡ 엉덩이가 바보처럼 커서 치마 자락이 앞뒤로 비스듬해져 버렸잖아…♡♡♡”

리제의 다리가 유키의 오른쪽 다리에 감겨 있다. 교복 치마 너머로 허벅지의 부드러움이 전해져 온다. 좁은 좌석에 억지로 끼워진 엉덩이 살이 튀어나와, 내 엉덩이와 밀착되어 있다. 말과 감각이 일치한다.

“얼굴 귀여워…♡♡♡ 젠장……♡ 엄청 야한 몸매인데, 왜 그렇게 떳떳한 표정을 지을 수 있는 거야♡ ‘남자 따위는 몰라요♡ 공부와 스포츠, 집안일 연습을 열심히 하고 있어요’ 같은 청순 어필을 하네…♡♡ 눈은 동그랗고 코는 작고, 입술은 약간 두툼해서 요염하고♡♡ TV에 나오면 금방 세상을 장악해 버릴 것 같은 천진난만한 정통파 청순 아이돌 얼굴…♡ 누가 그 얼굴에 그라비아 아이돌보다 더 저속한 몸이 붙어 있다고 상상이나 할 수 있겠어♡♡♡」

두 사람의 얼굴이 아주 가까운 거리에 있다. 너무나 완벽한 이목구비. 인간을 초월한——말 그대로, 인간이 아닌 아름다움.

“사귀고 싶어……♡ 꽉 껴안고 싶어……♡ 남자친구와 여자친구 사이가 되고 싶어…♡ 그 부드러운 살만 가득한 몸을 힘껏 끌어안고♡♡ 틈새 따위는 전혀 없는, 서로 녹아드는 듯한 포옹♡♡ 한 시간 내내 밀착해 있어도 절대 질리지 않을 거야♡♡♡」

리제가 팔을 감싸고 있던 힘을 아주 살짝 풀었다가, 다시 꽉 껴안았다. 그 동작이 속삭임의 내용과 완벽하게 일치하고 있다.

“가슴 만지고 싶어………♡ 아기를 위한 게 아니라, 남자가 주무르라고 달아놓은 저속한 지방 덩어리♡ 만지게 해줘♡♡ 네가 덜렁덜렁 흔들어대니까 이쪽은 자지가 짜증 나서 뻣뻣해졌단 말이야♡♡ 책임지고 만지게 해줘♡ 남자친구니까 괜찮지?♡ 왜냐면 그 야한 몸매 전부 다 내 거잖아?♡ 다른 남자들 모두가 부러워하고, 거리를 걸으면 모두 발정 나게 만드는 그 야한 몸매를 나 혼자 독차지하게 해줘♡♡♡」

미라가 내 왼손을 잡아 자신의 가슴 앞으로 가져갔다. 만지게는 해주지 않는다. 불과 몇 밀리미터 남짓한 거리에서 멈춰 세운다. 저절로 힘이 들어간다. 기이하게도 리제의 말대로, 본능이 미라의 가슴을 갈망하며 억지로라도 성추행을 하려 한다.

미라는 태연한 표정으로, 바이스 같은 힘으로 그것을 거부한다. 손끝으로 블라우스 천의 열기만 전해져 온다.

“그리고, 나머지는 역시…………”

“섹스하고 싶어어어어………♡♡♡”

마지막 속삭임이 뇌의 가장 깊은 곳에 스며들었다.

쭈욱♡ 부쭈욱♡♡♡

몸이 크게 튕겨 올랐다. 자지가 경련하듯 떨리며, 전정액이 호를 그리며 튀었다. 허벅지에, 좌석에, 교복 셔츠의 옷깃까지. 사정은 아니다. 하지만 그 직전에 한 발짝 남지 않은 상태에서, 몸이 제멋대로 나아가고 있다.

“자…… 봐?”

리제가 조용히 웃었다.

“전부 유키 군의 마음속이야. 난 그저 읽어낸 것뿐이야.”

“아니……”

“...음~, 틀리지 않아.”

리제가 다정하게 말했다. 평소처럼 아이를 응석받이 하듯 대하는, 부드러운 목소리로.

“어차피 남자아이잖아. 어쩔 수 없지.”

리제의 말을 들은 미라가 훗 하고 코를 킁킁거렸다. 가학적인 미소를 드러내며.

“어쩔 수 없는 게 아니라고 ㅋㅋ”

쾌락에 젖은, 차가운 말이었다.

“참아, 성욕 정도는……. 뭐, 음마를 봤다고 발정이라도 난 거야? ㅋㅋ”

젖꼭지를 만지작거리던 손가락이, 바스락하며 조금 더 세게 긁었다.

“아무리 음마라고 해도 이쪽에도 고를 권리는 있잖아 ㅋㅋ 관심 없는 남자에게 발정 당하고, 시선 강간당하는 이쪽 입장이 되어 봐라… 알잖아… ㅋㅋ 우리랑은 절대로 어울리지 않는 약한 수컷이 헐떡거리며 슬쩍슬쩍 쳐다보는 시선…끈적끈적하고, 성욕으로 범벅된 시선. ‘아… 이거, 나중에 분명 자위 소재로 쓰이겠네 ㅋㅋ’ 하는 그런 시선……」

말 한 마디 한 마디가 못처럼 박혀 들어온다. 차갑고, 단단하며, 정확하게 약점을 찌른다. 상처받았을 텐데도, 자지만은 펄떡거리는 걸 멈출 수가 없다. 멈춰주지 않는다.

“그렇게 쉽게 자지를 만져주진 않을 거야 ㅋㅋ 영광으로 생각해야지? 유키……. 우리한테 자지를 만져달라고, 만져달라고 견딜 수 없을 정도로 간절히 바라는 남자가… 엄청나게 많으니까 ㅋㅋ”

만져주지 않았다, 계속.

젖꼭지와 목소리만으로, 자지에는 단 한 번도 손가락 하나 닿지 않았다. 그런데도 이 지경이다. 그, 얼마나 비참한 일인가.

미라에게 얕보이고, 거절당하고. 그런데도 자지는 시들기는커녕, 미라의 차가운 목소리를 들을 때마다 펄떡펄떡 떨리고 있다.

리제의 입술이 움직인다. 귀에 바짝 밀착되어 있어서, 목소리를 내기 전에 눈치채고 만다. 그 목소리가 다가온다. 자지를 자극하기 위해서만, 흥분과 정액을 부글부글 끓여 걸쭉하고 진하게 만들기 위해서만 내는 목소리. 미라와는 정반대인, 꿀을 녹인 듯한 달콤함.

“어쩔 수 없지……♡”

“남자애니까……♡ 자지 탓이잖아……?♡”

용서받는다. 미라에게 밀려 떨어진 곳에서, 리제가 손을 내밀고 있다. 자작극. 한 명은 괴롭히고, 한 명은 구해준다. 그 어이없는 구조를 머리로는 이해하고 있는데도, 몸이 의지해 버린다. 자지가 속아 넘어가 버린다.

“고환 탓이잖아……?♡”

고환이 콕 쑤시는 듯 아팠다. 무겁고 뜨거운 두 덩어리가 목소리에 맞춰 맥박을 치고 있다. 안에서, 쿵쿵……♡ 하고 정액이 만들어지는 게 느껴진다.

――이제 정액은 필요 없어♡ 이미 꽉 차서 더 만들 필요 없다고♡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데도, 몸은 리제의 목소리에 이끌리듯 정액을 만들어 버린다. 가득 찬 고환이 더욱 팽팽해지고, 만지지도 않았는데 전립선과 요도까지 밀려올 듯하다.

“시야에 야한 여자애가 들어오면, ‘내 신부야♡’라고 제멋대로 간지러워지고, 뜨거워져서……”

리제의 목소리가 한층 더 달콤해졌다. 끈적끈적하게. 뇌의 주름 하나하나에 스며드는 듯이.

“‘만져 주지 않으면 안 돼, 안 돼♡’라고——”

미라가 자지 바로 옆에서 후우 하고 숨을 불어넣었다. 닿지는 않았다. 손가락 하나도. 하지만 따뜻한 숨결이 포피와 팽팽하게 당겨진 귀두를 스쳤다.

“——자지가 제멋대로 굴어버리는 거지……? ♡♡”

“아아우우……, 우아악♡♡”

목소리가 새어 나왔다. 목이 부러진 것처럼, 의식하지도 않았는데 목소리가 새어 나온다. 그곳의 텅 빈 통을 통과하듯이, 제멋대로. 아무런 방해도 없이. 귀에 들리는 자신의 목소리를, 자신의 목소리라고 인식할 수 없다. 하고 싶지 않아, 이런 애교 섞인 목소리.

뿅, 뿅……♡

참지 못한 액체가 맥박에 맞춰 넘쳐흐른다.

톡톡톡……♡

멈추지 않는다. 수도꼭지가 고장 난 것처럼, 투명한 액체가 끊임없이 끝에서 흘러내린다. 자지가 경련을 일으키고 있다. 기분 좋아 보이는 듯 펄떡펄떡. 미세하게 펄떡펄떡. 사정하는 도중처럼, 깊은 곳에서 기분 좋은 것을 밀어내는 듯이, 펄떡펄떡.

“그, 그만해♡ 오, 자지가 망가져♡♡ 망가져 버릴 거야゛ぅ♡”

울부짖는 듯한 목소리였다. 머릿속으로 생각한 것이 미끄러지듯 목구멍에서 흘러나온다. 이제, 자지는 내 통제에서 벗어나 버린 것처럼. 참을 수 없는 액의 분비를 멈춰 달라고, 그야말로 바보 같은 간청을 타인에게 해버린다. 만난 지 불과 수십 분밖에 안 된 두 소녀에게.

만져 줬으면 좋겠어.

그 소원이 이미 이성의 벽을 뚫고 나오려 하고 있었다. 미라에게 비웃음을 당해도 좋다. 리제에게 용서받지 못해도 좋다. 그저 이, 자지의——제멋대로인 바람을.

“후후……”

미라가, 계속 전액을 흘려내는 자지를 내려다보며 중얼거렸다.

“싫다고, 싫다고 하고 있네 ㅋㅋ 유키의 자지”

리제가, 정말로 애지중지하는 듯한 목소리로 말했다.

“……불쌍해”

“만져주고 싶네.……하지만 유키 군이 괜찮다고 하지 않으면 안 돼.”

두 사람의 시선이 유키의 얼굴로 쏠렸다. 눈물과 땀으로 엉망이 된 그 얼굴로.

리제의 목소리가 무너져 가던 이성의 마지막 틈새로 스며들어 온다.

“있잖아, 안 돼……? ♡”

부드러운 목소리였다. 끝없이 다정했다. 미라의 차가움에 찢겨진 마음에, 리제의 목소리가 붕대처럼 감겨 들어왔다.

“난 미라처럼 심한 말은 안 할게.”

왼쪽에서 미라가 “에~ 심하네 ㅋㅋ” 하며 웃는다. 리제의 목소리가 가까이 있다. 리제의 숨결이 머릿속을 가득 채운다. 머릿속에는 자지와 리제뿐이 된다.

“미라한테는 만지게 안 할 거야. 나만. 손도 움직이지 않을 거고, 사정하게 하지도 않을 거야……”

조건을 하나씩 나열해 나간다. 하나씩. 정성스럽게. 안전책을 세우듯이.

“여기까진 괜찮아, 여기까진 용서해 줄 수 있겠지?”

그렇게 이성의 경계선을 한 걸음씩 뒤로 물러나게 한다.

“만지는 것뿐, 살며시 쥐는 것뿐이야. 그렇지……?”

또다시 입술이 귀를 깨물었다.

“불쌍하잖아……♡ 계속 울고 있는 거시기……, 보고만 있을 수 없잖아……♡♡”

그 목소리에는 그 힘이 실려 있었다. 달콤하고, 따뜻해서, 무심코 마음을 열게 되는 목소리. 어쩔 수 없이 의지하고 싶어지는 목소리.

적임에도 불구하고, 사악한 음마임에도 불구하고. 그런데도 어머니보다 더 다정하고 따뜻하다. 포용력이 있어서, 마치 이곳이 내가 돌아갈 곳인 것처럼 착각하게 만든다.

말의 의미보다 먼저, 몸이 반응한다. 자지가 크게 튕겨 올랐다.

울고 있어. 맞아. 그래. 계속 울고 있어. 뜨거운데도, 애타는데도. 누구에게도 만져주지 않고, 괴롭힘만 당하면서. 참을 수 없는 액을 흘리는 것밖에 할 수 없는데.

“그냥 쥐어주기만 해도, 좀 편해질 것 같아……♡♡”

편해질 거야. 그 한 마디가 머릿속에서 멍~ 하고 울려 퍼진다.

“쭈욱♡ 하고 부드럽게 쥐어주고, 참지 못한 액체를 뚝뚝 흘려버리고……♡”

‘큐’라는 의성어가 뇌리를 꿰뚫었다. 쥐어지는 감촉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자지가 펄떡하고 떨렸다. 줄곧 연인처럼 손을 잡고 있는 리제의 손가락. 내 손보다 하얗고, 따뜻하고, 작고, 부드럽고, 가느다란 손가락.

“자지를 간지럽게 만들 거야…, 나쁜~ 참지 못한 액을 쭉쭉 빼내는 걸 도와줄게……?♡”

――안 돼. 절대 안 돼. 안 된다고, 꼭.

“알, 알겠어……♡”

내 목소리가 멀리서 들려오는 것 같았다. 달콤하고, 한심하고, 완전히 굴복한 목소리.

정신을 차려보니 시야가 흔들리고 있었다. 조금 늦게야 깨달았다. 나는 엉망이 된 얼굴로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다.

“자, 만지게 해 줄게……, 리제만……♡”

떨리는 목소리가 차 안에 울려 퍼진다. 나 자신도 들어본 적 없는 내 목소리가,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흘러나온다.

“리제만은 만져도 돼♡”

말해 버렸다. 허락을 해 버렸다. 리제만. 미라는 안 되니까. 그런, 스스로를 납득시키기 위한 조건만을 붙여서. ‘어쩔 수 없지, 그렇게까지 말한다면 만지게 해 줄게’. 이 지경에 이르러서도, 여전히 내가 허락하는 입장임을 보여주듯 말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마음이 완전히 꺾이고 무너져 내릴 것 같았다. 리제의 다정함에 기대어 돌아올 수 없게 될 것 같았다.

미라가 문득 숨을 내쉬었다. 만족스러우면서도 어딘가 어이없어하는 듯한.

“……바보”

단 한 마디. 그 한 마디가 지금의 유키에게는 치명타였다.

리제가 오른손의, ‘연인 손잡기’라는 이름의 구속을 천천히 풀었다. 팔이 자유로워졌다. 하지만 도망칠 기력은 이미 남아 있지 않았다.

“고마워, 유키 군.”

리제의 오른손이 천천히 내려갔다. 유키의 교복 위를 손가락 끝이 깃털처럼 미끄러지며, 하복부를 지나.

하얗고 가느다란 손가락이, 계속 경련을 일으키는 그 부분에——살며시 닿았다.

“아——”

손가락 끝 하나가, 자지의 측면에 닿았을 뿐이다. 고작 그것만으로, 전신을 쾌락이 꿰뚫었다. 줄곧 애태워져 온 몸이, 생애 첫 직접적인 접촉에 몸부림친다. 태어나서 처음, 사정 직후처럼 허리가 크게 들리고, 시야가 하얗게 깜빡거린다.

리제의 손가락이 천천히 감싸 안는다. 꽉, 하고. 약속대로, 꽉 쥐기만 할 뿐. 움직이지 않는다. 그저——가느다란 손가락이, 뜨겁고 단단한 그것을 부드럽게 감싸고 있다.

쭈욱………♡

끊임없이 흘러나온 참는 액으로 질척질척해진 자지. 리제가 살며시 쥐기만 해도, 음란한 물소리가 차 안에 울려 퍼졌다. 그리고――.

뿅뿅뿅……♡♡

참을 수 없는 액체가, 꽉 쥔 손 안에서 넘쳐흘렀다. 멈추지 않는다. 톡톡 뛰며 리제의 손가락 사이로 넘쳐나, 손등을 타고 흘러내린다.

“……와, 엄청 많이 나오네.”

리제가 조용히 중얼거렸다.

“따뜻해.”

손은 움직이지 않는다. 약속대로. 그저 꽉 쥐고 있을 뿐이다. 그런데도, 그것만으로도 유키의 몸은 녹아내리고 있었다.

“...풉, 큭… w 아하하하하하 w”

미라가 지금까지 중 가장 큰 소리로 웃었다. 참을 수 없다는 듯이.

뭐가 웃긴 거지. 리제가 그저 자지를 꽉 쥐었을 뿐인데. 사정하지도 않았고, 시킨 것도 아닌데.

“유키, 안 돼~……, 리제한테 만지게 하면……”

그 목소리에 등골이 오싹해졌다. 웃는 방식이 달랐다. 아까까지의 경박한 웃음이 아니었다. 나를 바보 취급하는 웃음도 아니었다. 뭐라고 할까, 동정 같은. 지금까지 미라의 말 중에서 가장 위로가 되는 감정이 그 말에 담겨 있었다. 불행하게도, 리제에게 자지를 쥐게 해버린, 바로 이 순간에.

“정말 리제가 상냥한 아이라고 생각하는 거야? ㅋㅋ”

무슨 뜻이지. 그렇게 생각했었다. 그렇게 생각해 버렸던 거야.

왜냐하면, 미라에게 비웃음을 당했을 때도, 무심한 말을 들었을 때도. 바로 그곳에 리제의 상냥함이 있어서, 용서해 주고. 남자로서의 괴로움을 이해해 주고—— 의지했었다. 스스로.

“말해두지만, 리제는 음마의 세계 학교에서 우등생이야……”

그럴 거라고 생각했다. 이 학교로 치면, 안경을 쓰고 독서를 좋아하며. 정기고사에서는 항상 1등을 차지하는. 무슨 일이 있을 때면, 곤란한 듯 웃으며 나를 도와주는 상냥한 여자아이.

“――정액 짜내기 수업에서 성적 1등,이라고……? ㅋㅋ”

정액 짜내기 수업. 그 말이 둔기처럼 머리를 강타했다. 수업. 성적. 맞아, 그랬지.

그녀들은 음마고, 음마가 살아가기 위해 필요한 건 정액이지. 결코 수학이나 현대문, 영어 같은 지식은 불필요하고.

남자에게서 정액을 짜내는 것은, 음마에게 절대적으로 필요한 체계화된 기술. 그 분야의 우등생――.

“나보다 성적이 훨씬 더 좋아 ㅋㅋ”

미라보다 낫다. 그 젖꼭지를 향한 정확한 애무, 계산된 장난기 어린 말의 압박, 차가움과 달콤함이 교차하는, 그 미라보다.

“그래서, 리제의 특기는 달콤달콤하고 장난기 넘치는 핸드잡. 달콤한 목소리로 방심하게 만든 뒤, 자지를 쥐는 게 상투적인 수법. 수많은 자지를 박살 내온 필살기… ㅋㅋ”

상투적인 수법? 이게?

자지에 전해지는 섬세하고 부드러운 손의 감촉. 이 손이, 이 부드러운 손가락이, 수많은 남자를 사정하게 만들고, 의존하게 만들고…, 망가뜨렸다.

들렸을 법한 경보음이, 이제 와서 굉음처럼 울려 퍼진다. 상냥하게 해줄 테니까. 만지기만 할 테니까. 쥐기만 할 테니까. 사정시키지 않을 테니까.

모두, 자지를 쥐기까지의——절차였다. 이렇게 하면 남자는 자지를 쥐게 해준다. 갈고닦은 기술 그 자체였다.

“...유키, 해버렸네 ㅋㅋ”

해버렸다. 스스로 허락을 내리고, 스스로 자지를 내밀고, 성적 1위의 사정 기술 앞에서——.

“안 돼……♡”

리제의 목소리가 생각을 가로막았다. 귀 옆에서 달콤하게. 그 힘을 띠며.

“미라의 말에 귀를 기울이면 안 돼……”

자지를 쥔 손의 압력이 살짝 더 강해졌다. 생각이 딴 데로 쏠린다. ‘속였구나’라며 리제에게 화를 내려고 했던 의식이, 손안의 쾌락으로 다시 끌려 들어간다.

“자지에 집중……, 응?♡♡♡”

아주 미세하게 악력이 변한다. 풀었다. 조였다. 풀었다.조여. 움직이지 않고 있다. 손은 위아래로 움직이지 않는다. 약속대로.

하지만 쥔 힘만이 파도처럼 요동치고 있다. 새끼손가락을 시작으로 가장 위쪽의 집게손가락까지. 순서대로, 젖을 짜내듯이 꿈틀거린다. 그것만으로도 자지의 신경이 미친 듯이 반응한다. 반응하며, 요도에서 차례를 기다리던 참을 수 없는 액체가 짜여 나온다.

“참는 액을 흘리는 걸… 집중……♡”

슉…♡ 슉…♡♡

톡톡…♡

쭈르르쭈르르쭈르……♡♡♡

리제의 목소리에 이끌려, 또다시 넘쳐났다.

꽉 쥔 손 안에서, 미끈미끈한 참는 액이 퍼져 나간다. 그 미끄러움이 리제의 손가락과 자지의 밀착도를 바꾸어, 새로운 자극이 되어.

쿠츄…♡ 쿠츄……♡

누츄……♡♡ 누츄………♡♡♡

“내 손, 기분 좋지…?♡”

“아아~~……♡ 우우우…………♡♡♡”

대답할 여유조차 없을 정도로, 뇌는 오로지 쾌락을 처리하는 데만 쓰인다. 리제의 손에서 주어지는 쾌락을 남김없이 받아들이기 위해, 오로지 그 일만을 위해 뇌를 움직인다.

기분 좋다. 부정할 수 없다. 그냥 꽉 잡혀 있는 것만으로도, 이 정도라니. 극락의 온천에 몸을 담그는 듯한 신음이 새어 나온다. 계속 이렇게 있고 싶다고, 그렇게 생각될 만큼 기분 좋은데도, 그 이상을 원해서 견딜 수가 없다. 자위할 때의 사정보다 몇 배나 더 기분 좋은데도, 그 이상의 쾌락이 있다는 것을, 팽팽하게 차오른 정액이 원치 않아도 알려준다. 사정 욕구가 고조되어 버린다.

“조금이나마 편해졌어……? ♡”

편해졌다니, 전혀 아니다. 전혀. 일절. 움켜쥐어지는 것으로 쾌락의 한계가 보일 줄 알았는데, 리제의 손은 사정을 시켜줄 만한 압력도 속도도 아니다.

출구가 없는 쾌락이, 움켜쥐어질 때마다 축적되어 간다. 당연하다. 사정하지 않았으니까. 참지 못해 흘러나오는 액체를 아무리 흘려도, 고환 깊숙이 고인 걸쭉한 백탁액은 한 방울도 나오지 않았다.

오히려 악화되고 있다. 아까보다 훨씬 더. 만져진 탓에 몸이 다음을 갈망하고, 쥐어지는 탓에 몸이 『더, 더 더…♡♡』라고 떼를 쓰며, 쾌락의 수위만 계속 올라가고 있다.

“리, 제……!”

이름을 부르고 있었다. 무슨 말을 하고 싶었는지 스스로도 모르겠다. 그만해 달라는 건지, 더 해달라는 건지.

리제가 미소 짓는다. 온화하게, 애지중지하듯이. 성적 1등인, 정액 짜내기 전문가가.

“음……? ♡”

리제가 천천히 이쪽을 바라보았다.

졸린 듯한 쌍꺼풀. 부드럽게 일그러진 눈동자가 나를 응시하고 있다. 그 눈에는 확실히 자애로운 빛이 있었다. 있는 것처럼 보였다. 그것이 계산된 것인지 진짜인지, 더 이상 판별할 힘이 남아 있지 않다.

“유키 군, 안심해도 돼……?♡”

꽉 쥐고 있던 힘이 아주 조금만 부드러워졌다.

“만지기만 할 거야, 사정은 시키지 않을 거야……♡ 천…천히, 나쁜 액체…, 참는 액체만 나오게 할 테니까……♡”

참는 액을 나쁜 것으로 규정하고, 그것을 배출시켜 주는 것을 선행인 양 이야기한다. 사정시키지 않는 것을 약속을 지키고 있다는 증거로 내세운다. 전부, 모두 말장난일 뿐이다.

현실은, 사정하지 못한 채 쾌락만 축적되고 있는 것이다. 그것이 얼마나 잔혹한 일인지, 남자에게 얼마나 괴롭고 애절한 일인지, 성적 1등인 리제가 모를 리가 없다.

“이봐~ ㅋㅋ”

미라의 목소리가 달콤한 공기를 가르고 터져 나왔다.

“둘이서 분위기 잡는 거 좀 귀찮은데 ㅋㅋ”

불만스러운 듯 입술을 삐죽 내밀었다. 하지만 그 눈은 웃고 있었다.

“나도 잊지 마라구 ㅋㅋ 자, 봐… 긁…♡ 긁긁…♡”

손톱이 젖꼭지를 긁었다. 아까보다 부드럽게, 하지만 정확하게. 리제의 다정함에 이끌린 탓인지, 손톱은 거의 힘을 주지 않고 스치기만 하는 듯한 긁는 소리였다.

하지만, 그래도.

“으, 오오아아♡, 안, 그만… 으으으으아아아………♡♡♡”

자지를 꽉 쥔 채로 젖꼭지를 긁힌다. 두 가지 쾌감이 합쳐져 몸속 깊은 곳에서 거대한 파도가 된다. 자지 깊숙한 곳, 그보다 더 깊은 곳에서 계속 쌓여만 가던 열기가 젖꼭지의 자극으로 단숨에 밀려나왔다.

전립선이 펄떡펄떡 경련을 일으킨다. 제멋대로 수축한다. 고환 깊은 곳에서 무거운 정액이 요도로 밀려나와, 출구를 향해 천천히——.

――나와♡ 나와버려♡♡ 정말 기분 좋아♡♡ 인생에서 가장 기분 좋은 사정이 온다♡♡♡

팟.

리제의 손이 떨어졌다.

자지에서 손가락이 사라졌다. 리제의 손가락이 닿아 따뜻했던 자지에 차가운 공기가 닿는다. 참지 못하고 흘러나온 액으로 끈적끈적해진 자지에 차가운 기운이 스며든다.

차갑다. 아무것도 없다. 아무것도 감싸고 있지 않다. 요도 중간까지 올라와 있던 정액이, 배출구를 잃고——멈췄다.

사정은, 허락하지 않아.

약속대로.

“아——, 아, 아……♡♡”

…쿵쿵♡ 쿵쿵쿵♡

엉덩이를 흔든다. 공기와 교미하듯이, 망상 속의 보지로 자지를 문지르듯이, 한심한 엉덩이 흔들기.

“아하하w 유키, 엉덩이 흔드는 거 참 잘하네…w 그렇게 열정적으로 피스톤 운동을 당하면, 여자애가 반해버릴 거야…w”

미라의 장난스러운 목소리도 머릿속에 들어오지 않는다. 밖으로 나가려던 것이 다시 끌어당겨지는 듯한 감각. 쾌락의 정점, 출구가 눈앞에 있었는데, 마지막 한 걸음에서 손을 놓아버린 것 같다.

뿜고 싶다. 뿜게 해 줘. 뿜게 해 줘. 자지가 허공을 움켜쥐는 듯 벌벌 떨며, 끝에서 정액과 참는 물이 섞인 탁한 액체가 뚝…… 하고 떨어졌다.

사정은 아니다. 그저 넘쳐난 것뿐. 밀려나려다 갈 곳을 잃은 것이, 우연히 새어 나온 것뿐.

쾌락을 줄 줄 알았던 정액이, 달콤하게 요도를 긁는 듯이 고환으로 되돌아간다.

애타다. 애타다. 채워지지 않는다. 아무것도 해방되지 않았다.

“아이고, 조금 나와 버렸네. 길을 잃은 정액 씨가 성급하게 반응해 버렸네~… ㅋㅋ”

미라가 흘러내리는 하얀 액체에 얼굴을 가까이 댄다.

“이봐, 주인님은 아직 허락 안 했어~. 유키는 사정 같은 건 하고 싶지 않은데, 제멋대로 나와 버리면 안 돼. ……후후 w 아하하 ww”

“……응. 사정은 시키지 않았어. 참는 동안 나오는 액체와 함께, 조금 새어 나온 것뿐이야. 약속은 지켰어.”

리제는 하얗게 젖은 자신의 손가락 끝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러고는 천천히 손가락을 코끝으로 가져가——슥, 하고 냄새를 맡았다.

눈이 흐릿하게 녹아내렸다.

「…………맛있어 보여」

그 중얼거림은 지금까지의 그 어떤 달콤한 목소리와도 달랐다. 꾸며낸 목소리가 아니었다. 본능에서 새어 나온 듯한, 굶주린 숨결이었다.

미라가 내 얼굴을 들여다보았다.

눈물과 땀으로 엉망이 된 얼굴. 반쯤 벌어진 입술. 초점이 맞지 않는 눈. 어깨로 반복되는 얕은 숨소리. 머릿속이 온통 자지 생각으로 가득 찬 나를, 마치 물건을 훑어보듯 바라보며.

“아~ ㅋㅋ”

목소리가 경쾌해졌다.

“이거 안 되는 놈이네? ㅋㅋ”

그 말이 맞았다. 나 자신도 알고 있다. 방금 리제의 손이 떠난 순간, 머릿속에 떠오른 생각은 ‘가지 마’였다.

『그대로♡ 그대로 자지를 주무르면서, 정액을 짜내 줘…♡』

진심으로, 그렇게 바라고 말았다.

“남자애가 항복해 버릴 표정이네 ㅋㅋ”

미라의 손가락이 내 턱을 들어 올렸다. 집게손가락을 구부려, 두 번째 마디로. 피하려던 시선을 강제로 미라의 얼굴을 향하게 했다. 아주 가까운 거리에, 히죽히죽 웃는 입술이 있다.

“‘자지, 쭈욱쭈욱 해 주세요오……♡’라고 말하기 전의 표정 ㅋㅋ”

마음을 꿰뚫고 있다. 아까 그 아슬아슬한 순간에 내 몸이 기억해 버렸다. 쥐어지는 쾌감을. 감싸이는 온기를. 여자아이의 손 안에서 정액을 천천히 요도로 흘려보내며 뿜어내는 행복을. 그리고, 그것을 빼앗기는 절망을.

그래서 지금, 내 몸이 갈망하는 것은——.

만져 주세요.

그 말이 목구멍 깊숙이까지 밀려오고 있다. 삼키기 위해 온 신경을 쓰고 있다.

“결국 이렇게 되는 거잖아.”

미라가 턱에서 손가락을 뗐다. 대신 왼팔로 나를 껴안고, 가슴을 밀착시켰다.

“남자 몸은 간단해!”

즐거워하며, 정말로 즐거워하며. 상상했던 결말이 남김없이 현실이 되는 기쁨.

“가슴을 대줘”

으뭇……♡

왼쪽 팔에 부드러운 감촉이 밀려온다.

“젖꼭지 좀 만져줘”

카리…, 하고.

셔츠 속으로 파고든 손가락이 젖꼭지를 잡는다.

“말로 괴롭혀 줘”

얼굴을 가까이 대고, 코끝이 닿을 듯한 거리에서.

“사정하고 싶어서, 하고 싶어서 도저히 견딜 수가 없어. 항복하게 되어 있는 거야~ ㅋㅋ”

그런 건 인정하고 싶지 않아. 인간인데. 의식이 있고 자아가 있는데. 몸을 이렇게 당하면 절대 이렇게 될 수밖에 없어. 종족 차원의 결함을 꿰뚫어 보고, 비웃고 있는 거야.

하지만 몸이 증명해 버리고 말았다. 자지가 미라의 말을 들을 때마다 떨리며, 끝에서 끈적끈적한 액체를 계속 흘리고 있다.

사정하고 싶다. 하고 싶어서 견딜 수가 없다. 아까 막아낸 분량이 전부 남아 있다. 고환 깊숙한 곳이 무겁고, 괴롭고, 아플 정도다.

리제는 침묵했다. 하얗게 흐린 액체로 더러워진 손가락 끝을 응시한 채, 무언가를 참는 듯 입술을 깨물고 있다. 아까의 ‘맛있겠다’는 말, 그 본능을 적나라하게 드러낸 울림이 아직 귀에 남아 있다.

그대로, 리제가 자신의 손가락을 입술로 가져갔다.

하얀 정액으로 범벅이 된 손가락 끝을 주저 없이 입에 넣었다. 혀가 손가락 살을 핥아내며, 한 방울도 남기지 않으려는 듯. 그 몸짓에는 아까까지의 계산된 상냥함은 없었다.

“아……, 맛있어………♡”

눈을 감고 황홀한 표정. 뺨이 은은하게 붉게 물들어 있다. 목이 살짝 움직였다. 삼키고 있는 것이다.

“...고마워, 유키. 네 정액, 정말 맛있어……♡”

고마워. 내 몸에서 나온 것을 맛보고, 감사를 표하고 있다. 억지로 쾌감을 느끼게 당하고, 그런데도 다정하게 대해주고, 감사까지 받고. 이 모든 일들이 뒤엉킨 감정을 더욱 뒤섞는다.

리제의 눈이 자지를 힐끔 쳐다보았다. 아직 떨리고 있다. 여전히 한계 상태 그대로, 해방되지 않은, 불쌍한 모습을.

그 순간, 바라고 말았다. 이제, 됐어. 약속 따위는 잊어버려. 정액이 그렇게 맛있다면, 약속을 어기고 사정하게 하면 되지 않겠어? 어차피 힘으로는 어쩔 수 없잖아. 내가 좋다고 할 때까지 구속을 계속할 거라면, 단번에 사정하게 해 줘. 그러면――.

그렇게 되면, 나는 굴복한 게 아니다. 우연히 음마의 눈에 띄어, 힘으로는 이길 수 없어서, 정액을 뜯겨간 불쌍한 남자. 거기에는 나의 의지는 개입되지 않는다.

그런 생각을 해버린다.

리제는 자지에서 내 얼굴로 시선을 돌린다.

문득 표정이 변했다. 황홀함이 사라지고, 대신 조용한——후회 같은 빛이 떠올랐다.

“미안해……? ♡”

목소리가 부드러워졌다. 평소의 폭력적인 달콤함과는 달랐다. 훨씬 소박하고, 꾸밈없는 목소리.

“역시 이런 건 안 좋은 거지……. 여러 명이 몰려들어 묶어 놓고, 억지로…… 그런 건”

리제가 감고 있던 다리가 유키의 오른쪽 허벅지에서 천천히 떨어졌다. 구속이 풀린다.

“유키 군의 맛있는 정액을 맛보고, 정말 맛있었기 때문에 정신이 들었어……”

정신이 들었다. 그 말투는, 자신들이 하고 있던 일의 비정상성을 인정하는 것이었다. 처음이었다. 둘 중 한 명이 이 상황을 좋지 않다고 말한 건.

“...몸, 자유롭게 해줄게.”

왼쪽에서 미라도 팔과 다리를 뗐다. 젖꼭지를 만지던 손가락도, 감겨 있던 부드러운 허벅지도, 전부.

몸에서 두 사람의 체온이 차례로 사라져 간다.

“다음 역에서 내려서 도망가도 돼……♡ 기차 요금도 내줄게……♡♡”

리제가 주머니에서 작은 지갑을 꺼냈다.

바랄 수도 없는 전개였다.

속박이 풀렸다. 자유로워졌다. 다음 역에서 내려서 달려가면, 학교에 지각할지도 모르겠지만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다. 경찰서에 가도 좋다. 그렇게 하면, 다시는 이 두 사람을 만나지 않아도 된다.

그랬어야 했다.

자지가 펄떡펄떡 떨리고 있다.

차가운 공기에 노출되어, 누구에게도 만져지지 않은 채, 사정하지 못한 채 한계를 넘어선 상태로 내팽개쳐진 탓이다.

고환 깊숙한 곳이 무겁다. 아프다. 요도 안에는 방금 밀려나올 뻔했던 정액의 잔여물이 아직 남아 있다.

저릿저릿하다. 애타다.

『만져줘♡ 사정하게 해줘♡♡ 그 부드러운 손가락으로 쭈욱쭈욱 문질러서, 정액이 솟아오르게 해줘♡♡♡』

라고, 자지가 외치고 있다.

“다행이네~ ㅋㅋ”

미라가 턱을 괴고 이쪽을 바라보고 있었다.

“유키, 이제 놓아준대 ㅋㅋ 나도 맛보고 싶었지만, 리제가 이렇게 말하니까 어쩔 수 없지……”

억지스러운 한숨. 억지스러운 체념한 표정.

그렇게 정해졌으니, 우선은 이 자리에서 일어나야겠다. 두 사람이 언제 마음을 바꿀지 모르니까. 이 달콤한 냄새에서도 벗어나야 해. 그렇게 생각했다.

그렇게 생각했는데, 움직일 수가 없다.

“어라, 유키~? ㅋㅋ”

입가가 비틀리며 웃고 있다.

“대답은? ㅋㅋ”

대답을 할 수 없었다.

일어나기만 하면 된다. 바지를 올리고, 가방을 집어 들고, 문 앞으로 이동하면 된다. 그게 다다. 간단한 일이다. 그런데도 허리가 움직이지 않는다. 다리가 움직이지 않는다.

머리는 ‘도망쳐’라고 명령하고 있는데, 몸의 중심이——자지가, 이곳을 떠나기를 거부하고 있다.

이대로 돌아가면. 이 상태 그대로 일상으로 돌아가면. 집 화장실에서 혼자 처리해야 하는 건가. 이 타는 듯한 통증을, 내 손으로. 가족에게 들키지 않도록 숨어서, 서둘러서. 리제의 손가락 감촉을 떠올리며.

“…………”

입술이 떨리고 있었다.

리제가 살며시 손을 잡았다.

오른손을, 양손으로 감싸듯이. 조각상처럼 가늘고 긴 손가락. 매끄러운 피부. 손톱 끝까지 정돈된, 완벽한 손. 그 손이 유키의 투박한 손을 잡고 있다. 울퉁불퉁한 관절. 짧은 손가락. 손톱 끝이 살짝 거칠고. 나란히 놓으니, 같은 인간형 생물의 손이라고는 생각되지 않았다.

“자……♡”

리제가 꽉 쥔 손을 천천히 들어 올렸다. 내 손바닥을 자신의 손바닥에 맞닿게 하듯이.

“내 손이 아니어도 자지는 기분 좋아질 수 있으니까……♡”

손가락과 손가락 사이로 리제의 체온이 전해져 온다. 아까 내 자지를 잡아주었던, 그 손과 같은 온도.

“집에 돌아가서, 화장실에서 슉……♡……라고……♡”

화장실에서, 혼자서. 이 남자의 손으로. 리제의 손이 아니라.

리제가 내 손바닥을 천천히 자기 쪽으로 끌어당겼다. 그리고――, 자신의 뺨에 대었다.

말랑……♡♡♡

손등이 부드러움에 감싸인다. 갓난아기의 통통한 볼 같은. 누르면 끝없이 가라앉을 것 같은 부드러움. 따뜻하다. 입안의 열기가 전해지는 듯한, 관능적인 열기였다.

스르…♡ 비비비……♡

내 손등에 자신의 볼 감촉을 문지르듯이, 볼을 비빈다. 애교 부리는 새끼 고양이 같은 그 몸짓에, 마음 깊은 곳의 약한 부분이 간지러워진다. 이토록――, 이토록 다른 것일까.

인간과, 음마.

알고 있었어야 했다. 음마의 무서움을. 인간이라는 종을 숙주로 삼은 존재를. 인간의 성적 욕구를 끝없이 부추기는 데 특화되어 진화한 생물을.

음마의 위험함에, 음마의 매력에, 좀 더 빨리 눈치챘어야 했다.

늦게야, 리제의. 이 동작들의 의도를 이해한다. 자신의 감촉을 확인하게 하고 있는 것이다. 자신이 인간에 비해 얼마나 뛰어난 신체를 가졌는지를.

“……확실히.”

작게 중얼거렸다. 일부러 눈썹을 찌푸리며.

“조금만……♡ 조금만, 내 손보다 단단하고, 거칠거칠해……”

알고 있었다. 내 손이니까. 수년 동안 함께해 온 손이니까. 리제의 도자기처럼 매끄러운 손과는 다르다. 단단하고, 건조하고, 거칠거칠하다.

“손가락도 굵으니까……, 자지의 기분 좋은 곳. 귀두와 귀두 밑 부분 사이의 틈 깊숙한 곳이라든가. 뒷면의 단차나 홈이라든가. 귀두가 튀어나온 곳만 쭈욱쭈욱 빨아대거나…. 남자애가 자극받으면 순식간에……”

거기서 말을 끊는다. 오늘 몇 번째일까. 또, 귀에 키스하듯이, 모양 좋은 입술을 대어 온다.

“‘아♡ 거기 안 돼♡♡ 거기 약하니까♡♡ 너무 집요해…♡♡ 집, 요해……♡♡♡ 끈적끈적하게 같은 곳만 문지르는 건 금지야아…♡♡♡’”

슉♡ 슉♡ 쭈욱…♡♡♡

리제의 말에 자지가 반응한다. 재현된 남자의 신음소리를 투영하듯이, 제멋대로 참을 수 없는 액체가 뿜어져 나온다. 이 말은 분명, 지금까지 리제에게 자지를 쥐여져 온 남자의 대사일 것이다.

남자를 훤히 꿰뚫는 섬세하고 예쁜 손가락이, 자지의 약한 곳만 집요하게 자극하는 끈적끈적한 핸드잡. 미라가 말했던, ‘달콤하고도 애타게 괴롭히는 핸드잡’.

상상만으로도 이미 한계일 텐데, 자지가 점점 더 뜨거워진다.

“그렇게 되어버리는 자지의 약점…. 유키 군의 이 작은 손으로는, 제대로 문지르지 못할지도 모르겠지만……♡”

내 굵은 손가락으로는 그런 섬세한 건 할 수 없어. 애초에 그런 곳을 모르니까.

“하지만, 괜찮아……♡”

리제가 내 손을 뺨에서 떼어내어, 살며시 무릎 위로 돌려놓았다. 마치 깨지기 쉬운 물건을 내려놓듯이.

“이렇게까지 애태워진 발정 난 자지라면,”

그 음란한 말이 서서히 뇌리에 스며들었다.

“유키 군의 서툰 자위라도 기분 좋게 사정할 수 있을 거야……♡♡♡”

서툴러.

부르르부르르……♡

녹아내리… 녹아내려………♡♡

자지가 부들부들 떨렸다.

서툰 자위. 중학교 시절 매일처럼 해왔던 일이다. 수백 번이나 반복해 왔다. 내 자지에 대해서는 내가 가장 잘 알고 있다. 당연한 일이다. 내가 기분 좋게 느낄 수 있도록 내 손을 움직일 뿐이다.

그게——서툴다.

방금 리제가 쥐어준 수십 초가 뇌리에 되살아났다. 손가락이 닿기만 해도 전신에 전류가 흐르는 듯했다. 쥐어주기만 해도 참을 수 없는 액이 넘쳐흘렀다. 손의 힘의 미세한 변화만으로도 전립선이 경련을 일으켰다. 그것이, 정액 짜내기 성적 1위의 손. 그것이, 능숙한 손.

잡기만 해도 자위할 때 사정하는 것보다 더 기분 좋은, 리제의 손.

그렇다면 내 손은. 몇 년 동안 질리지 않고 매일 자위해 온 내 손은 도대체 뭐란 말인가.

궁금하다. 자꾸만 신경이 쓰인다. 리제의 손은 도대체 어느 정도나 되는 걸까. 그냥 쥐는 것뿐만 아니라, 움직여진다면. 위아래로 문질러진다면. 사정시키려는 의도로 진심 어린 핸드잡을 당한다면.

자지가 펄쩍 크게 튀어 올랐다. 상상만으로도.

리제가 미소 짓고 있다. 온화하게. 유키의 얼굴을 바라보며. 눈빛 깊숙이——아까 그 굶주린 빛이 희미하게 남아 있다.

미라가, 히죽거리며 턱을 손에 괴고, 말없이 지켜보고 있다.

전철이 감속하기 시작했다. 다음 역이 가까워졌다.

“……어떻게 할까? ♡”

리제가 고개를 살짝 기울였다.

“내릴까……?”

미라가 연극처럼 과장된 동작으로 가슴 앞에서 팔짱을 꼈다.

“이봐~ ㅋㅋ 뭘 망설이는 거야~ ㅋㅋ”

끝까지 가벼운 목소리였다. 남자의 마음이 찢어지는 이 순간을, 미라는 오락 삼아 즐기고 있다.

“그렇게나 말했잖아 ㅋㅋ”

미라가 일부러 낮은 목소리를 냈다. 목젖을 내리고, 눈썹을 찌푸리고, 턱을 당겼다. 나를 흉내 낸 것이었다.

“‘난 먹잇감이 아니야!’라고 ㅋㅋ”

방금 전 내 목소리가 미라의 입을 통해 재현된다. 그때의 나는 아직 싸울 수 있었다. 법을 방패 삼아, 고함을 지르며, 필사적으로 저항하며. 그런데 지금은——바지를 벗겨지고, 자지를 드러내고, 전액을 흘리며, 사정하게 해달라고 애원하고, 리제의 손이 그리워서, ‘내리겠다’고 말하지 못하고 있다.

“정말 멋있었어……”

미라의 목소리에는 황홀한 어조가 섞여 있었다.

“남자답게 자존심을 지키고 있는 느낌이었지 ㅋㅋ”

멀리 바라보는 눈빛으로 미라가 말했다. 과거형이었다. 마치 지금의 유키에게는 더 이상 그런 게 없다는 듯. 그렇게 말해지는 것 같았다.

그리고——부정할 수 없었다.

자존심. 그런 건 이미, 자지와 함께 드러나 버리고, 전정액에 흠뻑 젖어 흘러나와 버렸다.

그것을 되찾으려면 지금밖에 없다. 일어나서 바지를 올리고, 다음 역에서 내리면 된다. 그것만으로도.

자지가 펄떡하고 떨렸다.

내리고 싶지 않았다.

자신의 손을 바라보았다. 방금 전 리제의 뺨에 닿았던, 투박한 손. 단단하고, 거칠고, 굵은 손가락. 서툰 손. 이 손으로 오늘 밤, 혼자 화장실에서——.

리제의 가느다란 손가락이 무릎 위에 포개져 있다. 하얗고, 부드럽고, 방금 전 정액의 맛에 황홀해하던 표정을 지었던, 그 입술의 주인의 손. 그 손이 내 자지를 쥐어주고 있었다. 그 손이라면, 사정하게 해줄 것이다. 이렇게 쌓여서 괴롭고, 아플 정도의 것을, 전부 쏟아내게 해줄 것이다.

전철이 승강장으로 미끄러져 들어온다. 문이 열리기까지, 이제 몇 초 남았다.

“…………”

입술이 벌어졌다가, 닫혔다. 다시 벌어졌다.

“……내릴, 생각 없어”

작은 목소리였다. 모기 울음소리처럼. 스스로도 들리지 않을 정도의.

미라가 눈을 깜빡였다. 일부러 그런 듯이. 못 들은 척하며.

“음~? ㅋㅋ 뭐라고~? ㅋㅋ”

“내…, 내, 안 내려갈 거야……♡”

목소리가 떨리고 있었다. 눈물로 흐릿해진 시야 속에서, 자신의 입술이 저절로 움직여 갔다.

“사정……, 하게 해 주세요오………♡”

돌이킬 수 없는 그 말이 차 안의 손잡이를 흔들었다. 되찾을 수 있었을 자존심이, 바로 이 순간 산산조각 났다.

“푸하…… ㅋㅋㅋ”

미라가 폭소를 터뜨렸다. 배를 움켜쥐고, 좌석 등받이에 몸을 뒤로 젖히며. 눈가에 눈물까지 맺히면서.

“방금 전까지만 해도…… ‘난 너희들의 먹잇감이 아니야!’라고 말하던 남자가…… ㅋㅋ”

웃음 사이사이에 숨을 고르며.

“자지를 훤히 드러낸 채 ‘사정하게 해 주세요’라고 ㅋㅋㅋㅋ”

미라의 웃음소리가 차 안에 울려 퍼진다. 좌석을 툭툭 두드리며 웃는다. 그 소리가 벽에 부딪혀 되돌아와, 몇 번이고 몇 번이고 유키의 고막을 두드린다.

“너무 얄팍해 ㅋㅋㅋ 남자들 너무 얄팍해 ㅋㅋㅋ”

젖꼭지를 만지작거리고, 귀에 대고 속삭이고, 가슴을 밀어붙이고. 그것만으로도 무너져 버렸다. 미라의 말이 전부 맞았다. 남자의 몸은 간단하다. 가슴을 밀어붙이고, 젖꼭지를 만지고, 말로 괴롭히면 항복한다. 그대로 되어 버렸다.

도망치고 싶었다. 이렇게 굴욕적인데도, 자지 때문에 도망칠 수 없다. 아직 사정을 허락받지 못했으니까.

좌석에 엉덩이가 박혀버린 것처럼, 그저 부끄러움을 달래며, 그 모든 감정을 발기와 참는 동안 흘러나오는 액체를 분비하는 데만 쏟을 뿐.

미라가 비웃을 때마다 펄떡펄떡 떨리고 있다. 이제 도대체 뭘 어떻게 해야 할지 알 수 없었다.

리제가 무릎 위에 올려두었던 손을 입 쪽으로 가져간다. 졸린 듯한 눈이 더욱 가늘어진다.

“후후, 얄팍하네…… ㅋㅋ”

작게 웃었다. 입가를 손으로 가리며. 하지만 곧 표정을 가다듬고, 달콤한 미소로 바꿨다.

“앗, 아니……♡ 아무것도 아니야?♡”

확실히 웃었다. 비웃음을 당했다. ‘바보’라고 들었다. 그렇게 다정해 보였던 리제조차, 속마음으로는 미라와 똑같은 생각을 하고 있다.

“우리한테 신경 써 준 거지? ♡”

리제가 내 뺨에 손을 얹었다. 엄지손가락으로 눈물을 닦아주는 것처럼. 연인을 위로하는 다정한 그녀처럼.

이 손에, 이제부터 내 자지를 사정하게 해줄 거라고 생각하니, 뭐든 상관없어진다.

“정액 기증…… 같은 느낌이잖아? ♡”

도망칠 길을 마련해 주고 있다. 체면을 세울 수 있는 변명을. 자지가 기분 좋아지고 싶어서가 아니라, 곤란해하는 음마에게 선의를 베푸는 것이라고. 그렇게 생각해도 괜찮다고.

“절대 아니야”

리제의 손가락이 뺨에서 턱을 따라 목덜미로 내려왔다.

“‘자지가 뜨거워서, 뜨거워서 괴로워……♡♡♡’라고 하는 건 아니잖아……?”

확인하는 척하는 장난이었다. 속마음을 꿰뚫어 본 뒤, 그럴듯한 변명을 만들어내고, 내가 그 말에 넘어가게 만든 것이다. 모든 것이 리제의 손바닥 위였다. 자지뿐만 아니라, 나의 사고까지 리제에게 조종당하고 있었다.

내 자지가 펄쩍 크게 튀어 올랐다. 리제의 목소리에 반응해서. 뜨거워. 너무 뜨거워서 견딜 수 없어. 괴로워. 답답해. 쏟아내고 싶어. 리제의 손으로.

리제가 유키의 눈을 들여다보았다.

눈물로 젖은 눈동자를, 똑바로. 애틋하게, 혹은 불쌍히 여기는 듯한 미소를 지으며.

“알고 있으니까……♡”

목소리가 꿀처럼, 끈적하게 귀에 스며든다.

“유키 군은 그런……”

잠시 침묵이 흘렀다. 그 사이, 리제는 환하게 미소를 지었다.

“그런, 자지의 기분도 스스로 달래지 못하는 흉한 소년이 아니라는 거…♡♡♡”

그건 끝없이 다정한 목소리였다.

자지의 기분도 스스로 달래지 못한다. 자위조차 스스로 할 수 없다. 자지를 조금만 쥐어주면, 벌써 의존해 버리고. 리제의 손이 아니면 만족할 수 없고. 제멋대로인 자지의 말을 따라, 전철에서 내리지 못했다.

한심해. 그런 말을, 부정의 형태로 내밀어 온다. 그런 아이는 아니잖아, 하고. 즉——지금의 너는 그렇게 보인다는 거야, 하고.

“하하하 ㅋㅋ”

미라가 무릎을 치며 웃었다.

“리제 성격 나빠…… ㅋㅋ”

“맞아 맞아, 이런 끈질긴 말로 괴롭히는 게 쪼랑이한테 효과적이지 ㅋㅋ”

미라가 손가락을 치켜세우며 해설하듯이 말했다.

“이걸로 정액 짜내기 수업에서 무쌍을 펼쳤었지 ㅋㅋ”

수업에서도 연습 상대가 있었다는 뜻이다. 리제의 이 목소리, 이 말투로 수많은 남자가 녹아내리고, 정액을 짜내어지고, 의존하게 되어 왔다. 나는——그중 한 명에 불과하다.

알고 있다. 머리로는 전부 알고 있다.

그런데도.

쿵……♡

리제의 손가락이, 내 자지에 닿았다.

“아……♡”

슉♡ 슉♡ 슉♡♡♡

두 번째 접촉. 아까보다 더 예민해진 신경이 리제의 감촉을 과도하게 포착한다. 가느다란 손가락이 자지를 감싸듯이 휘감으며, 꽉 쥐어준다.

부드러워. 기분 좋아. 부드러워. 기분 좋아.

참지 못한 정액으로 미끈미끈해진 표면을, 리제의 손가락이 달라붙듯이 감싸고 있다.

아까는 그냥 쥐고 있을 뿐이었다. 이번에는——손가락이, 미세하게 움직였다. 엄지손가락 끝이, 스…… 하고 3밀리미터만 미끄러졌다.

“히, 으……♡”

3밀리. 고작 3밀리. 그것만으로 시야가 하얗게 번졌다.

“아, 미안……♡ 움직여 버렸어……♡”

리제가 미안한 듯 속삭였다. 거짓말이다. 이제 더 이상 속지 않을 거야. 전부 계산된 행동이야. 알고 있어. 알고 있는데도, 그 목소리를 들으면 몸이 녹아내린다.

“미라. 젖꼭지도 부탁해……♡”

“알았어~ ㅋㅋ”

미라의 손가락이 셔츠 속으로 파고들었다. 긁……♡ 하고, 손톱이 젖꼭지를 긁는다. 동시에 리제의 손가락이 자지를 꽉 움켜쥔다. 위와 아래에서 동시에.

“오, 아아아……♡♡♡♡♡”

이젠, 안 되겠다. 몸이 두 사람의 것이 되어 가고 있다. 내 말은 전혀 듣지 않는다.

리제의 손 안에서, 자지가 쿵쿵 뛰고 있다. 아까 그 아슬아슬하게 멈췄던 감정이 전부 남아 있다. 고환 깊숙한 곳이 한계를 넘어 팽팽하게 긴장되어 있다. 아주 조금만, 리제의 손가락이 움직여도——.

“저기, 유키 군……♡”

리제의 입술이 귀에 닿았다.

“기분 좋아……?♡”

“기, 기분 좋아아아……♡♡♡”

더 이상 거짓말을 할 수 없었다. 몸도 마음도, 전부.

“리, 리제……♡ 리, 제……♡”

이름을 부르고 있었다. 무슨 의미 따위는 없었다. 그저 부르고 있을 뿐이었다. 매달리듯이. 애교를 부리듯이. 이 다정함이 거짓말이라는 걸 알고 있다. 우등생의, 효율적으로 정액을 짜내는 기술이라는 걸 알고 있다. 미라가 폭로했다. 전부 계산된 것이라고.

그런데도 목소리는 저절로 리제의 이름을 선택해 버린다. 자지가 착각해서, 리제에게 애교를 부려 버린다.

“응응……♡ 여기 있어♡♡”

리제의 목소리가 타인에게 맡겨서는 안 될, 뇌의 가장 깊은 곳, 가장 부드러운 곳을 어루만졌다.

“잘 달래줄게♡”

아, 아기를 달래듯이, 울보 자지를 달래주는 핸드잡.

“유키 군에게, 이 자지를 기분 좋게 만드는 법을 제대로 가르쳐 줄게……♡”

오늘 막 만난 여자에게, 자신의 자지를 만지는 법을 배우게 된다. 자위하는 방법을 배우게 된다. 몇 년 동안 매일 만져온 자신보다, 오늘 잠깐 만져본 리제가 이 자지를 더 잘 알고 있다.

리제의 손가락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검지 손가락 끝이 밑동을 스르르 따라간다. 그저 쓰다듬을 뿐이다. 하지만 그 궤적이 너무 정확했다. 요도 바로 위, 정액이 흐르는 길을 따라간다. 위로, 위로 올라가서 끝부분으로. 나조차 의식해 본 적 없는 가느다란 홈. 그곳에 손가락 끝이 딱 맞아떨어지며, 아래에서 위로, 천천히.

“히……아……♡♡♡”

“있지…♡ 기분 좋지♡ 여기, 남자애들은 다 좋아하잖아…♡♡”

몰랐다. 이런 곳이 기분 좋을 줄은. 내 자지인데도.

손가락이 위로 올라가 귀두 기저부에 닿았다. 움푹 패인 단차에 가느다란 손가락 끝이 걸렸다. 내 굵은 손가락으로는 들어갈 수 없는 깊은 곳. 움푹 패인 부분의 안쪽. 리제의 약지 끝이 그곳을 빙 하고 쓰다듬었다.

“으, 앗……♡ 거기 안 돼♡♡ 거기 진짜 안 돼에에…♡♡♡”

“안 되는 게 아니야♡ 여기 쭈욱쭈욱 문지르면 다들 좋아하잖아♡ 여기는 남자애의 굵은 손가락으로는 닿지 않잖아…?♡ 그래서, 여자애의 손 전용이야♡ 여자애만이 만질 수 있는, 자지의 특등석……♡♡”

허리가 튕겨 올랐다. 이런 곳이 있었나. 귀두 밑부분 뒤쪽의 아주 작은 오목한 곳. 매일 쥐고 있었는데도 한 번도 만져본 적 없는 곳. 리제의 가느다란 손가락이기에 닿을 수 있는 곳. 리제의 손가락만이 알고 있는 곳.

“불쌍하죠…♡ 자지의 기분 좋은 곳은 어김없이 모두, 남자애 손가락으로는 닿을 수 없단 말이에요…♡ 자지가 간지러워서, ‘정말 기분 좋아, 사정하고 싶어……♡♡♡’라고 생각해도, 자기 손으로는 안 되는 거예요…♡ 여자애한테, ‘내 자지 좀 만져 주세요♡ ’자지를 달래서 울음을 그치게 해 주세요♡♡’라고 부탁하지 않으면 안 돼……. 불쌍하네…♡」

그러자 손바닥 전체가 자지를 감쌌다. 꽉 쥐는 게 아니라, 꼭 껴안듯이.

쭈욱………♡

매끄러운 피부가, 참지 못하고 흘러나온 액체로 미끈미끈해진 자지를 빨아들였다. 밀착감이 엄청나다. 틈이 없다. 자지의 전체 둘레를 부드러운 손가락이 감싸며, 사정을 재촉해 온다.

“아악………♡♡♡”

너무 기분 좋아서 무서울 정도인데도, 안심이 된다. 자지가 원래 있어야 할 자리에 제자리를 찾은 듯한, 압도적인 밀착감.

그때, 미라의 손톱이 삐걱하며 젖꼭지를 긁었다. 위에서 쏟아지는 날카로운 쾌감과, 아래에서 감싸 안는 리제의 손이 주는 포근한 듯한 쾌감이, 배 속에서 충돌한다.

“으아아, 오오오♡♡♡”

온몸이 확신했다. 내 손으로는 절대 재현할 수 없다. 이 부드러움도, 이 정확함도, 이 밀착감도. 리제의 손을 알게 되어 버렸다. 이제 알기 전으로 돌아갈 수는 없다.

“후후……, 엄청난 신음 소리네. 여기, 기분 좋지……♡ 응, 알아, 알아……♡”

“아하 ㅋㅋ 유키 진짜 대박 ㅋㅋ 표정이 엄청나네 ㅋㅋ”

미라의 목소리. 리제와 다를 바 없는 음량일 텐데, 몸이 저절로 리제의 목소리만 받아들이고 있다. 미라의 존재감이 희미해지고, 대신 리제의 존재감이 점점 커져 간다. 모든 것을 리제에게 맡기고 싶어진다.

“있잖아, 유키 군……♡”

리제의 입술이 귀에 닿았다. 목소리에 그 힘이 실리기 시작했다.

“하고 싶어지면 말해 줘……?♡”

달콤해. 너무 달콤해.

리제의 손이 자지를 감쌀 때마다, 쭈욱…♡ 쭈욱…♡ 하고 위아래로 움직일 때마다 쾌감만이 아닌 무언가가 가슴 깊은 곳으로 퍼져 나간다.

따뜻하고, 부드럽고, 지켜지고 있는 듯한 착각. 자지가 리제의 손 안에서 떨릴 때마다, 그 진동이 심장과 뇌까지 전해져 감정의 회로를 바꿔 놓는다.

좋아.

눈치챘을 때는 이미 멈출 수 없었다. 자지에 마음이 끌리고, 쾌감이 감정으로 변환되어 가슴 깊은 곳이 꽉 조여진다.

자지가 리제의 손에 반해버린 탓에, 내 뇌마저 리제를 갈망하게 된다.

“리, 리제♡”

이름을 부르는 목소리에 방금 전과는 다른 의미가 담겨 있었다. 매달리는 것이 아니라, 갈망하고 있는 것이다.

“좋아♡ 좋아……♡♡♡”

골반이 움직이고 있었다. 리제의 손에 밀어붙이듯이, 스스로. 사정해 버릴 것 같아서, 작게, 얕게.

내 자지를 쥐어주고 있는 손바닥 안에서, 스스로 골반을 흔들고 있다. 리제를 기분 좋게 해주기 위해서.

“아하하하 ㅋㅋㅋ”

미라의 웃음소리가 왼쪽에서 들려왔다.

“이 녀석 진짜 바보네 ㅋㅋ”

진짜 바보, 그 말대로였다. 만난 지 수십 분밖에 안 된 상대에게 좋아한다고 말하고 있다. 자지를 쥐여진 채로.

“리제는 유키한테 관심 없어~ ㅋㅋ 유키의 정액만 원하는 거지……”

미라의 목소리가 머리 왼쪽 반을 꿰뚫는다. 차가운 정론이었다. 하지만 받아들일 수 없다.

――왜냐면, 왜냐면 이렇게나♡ 이렇게나 자지를 기분 좋게 만들어 주니까♡♡ 그녀야♡ 내, 여자친구야♡♡ 그렇지 않으면, 설명이 안 되니까♡♡♡

“인간이 소를 좋아할 리가 있어? 그럴 리 없잖아 ㅋㅋ”

소. 가축. 정액을 짜내는 대상. 그것이 음마가 보는 인간의 남자다.

“자지로만 생각하니까 이렇게 되는 거야, 이러니까 남자는…… ㅋㅋ”

반박할 수 없다. 지금 이 순간에도 바로 자지로 생각하고 있다. 자지가 기분 좋아서 좋아하게 되었다. 자지의 감각이 감정을 지배해 간다. 모든 게 미라가 말한 대로 되어 간다.

오른쪽 귀에 입술이 닿았다.

“좋아해……♡”

리제의 한 마디가, 왼쪽 귀로 들어온 미라의 말을 전부 덮어버렸다.

“나도 좋아……♡ 정말 좋아♡”

거짓말이다. 미라가 옳다. 알고 있다. 알고 있는데도 오른쪽 귀가 믿어버린다. 리제의 목소리는 힘이 실려 있어, 말이 의미보다 먼저 쾌감으로 뇌에 닿는다. 좋아해. 정말 좋아해. 그 소리의 진동이 척수를 달콤하게 저리게 만든다.

자지가 오해를 한다. ‘아, 역시♡ 역시 이 아이는 나를 좋아해♡♡ 섹스♡ 섹스하고 있어…♡♡♡’라며, 기쁨에 겨워 계속 떨고만 있다.

“미라의 말에는 귀를 기울이면 안 돼……♡♡♡”

뇌가 제멋대로 왼쪽 귀와의 연결을 끊은 듯한 감각. 미라의 정론이 아프니까. 리제의 목소리만 듣고 싶으니까.

“오른쪽 귀에만 집중해……♡ 그치?♡”

자지를 쥔 손이 꽉, 부드럽게 조여졌다. 보상이라도 주듯이. 오른쪽 귀에만 집중했으니 기분 좋게 해줄게. 그런 말을 듣는 것 같았다.

“있잖아…, 사귀어 볼까……♡♡♡”

심장이 펄쩍 뛰었다. 자지가 아니라. 심장이. 내 진짜 연심이 뛰는 거야. 착각하게 만들어 버리는구나.

“나랑 연인이 되어 줘……,”

연인. 리제와. 이 손으로 내 자지를 만져줄 거야. 남자친구로서, 이 달콤한 목소리를 매일 들을 수 있어. 나만 독차지할 수 있어.

“매일 자지를 쓰다듬어 줄게♡ 자위 따위는 안 해도 돼♡ 왜냐하면, 이 자지는 내가 더 잘 다룰 수 있으니까♡ 자지가 뜨거워지면, 내 손으로 자위해 줄게.……알겠지?♡♡”

고개를 끄덕이고 또 끄덕인다. 목이 아플 정도로 몇 번이고 몇 번이고 고개를 끄덕인다.

“아침, 점심, 저녁은 무조건…♡ 그래도 욕정이 치밀어 오르면 그 이상이라도……♡♡”

아침도, 점심도, 저녁도. 리제의 손으로, 이 가느다란 손가락으로. 그런 거, 미쳐버릴 거야. 공부는 손도 대지 못하게 될 거야. 먹는 것도, 자는 것도 잊고, 계속 리제의 손 안에서 자지를 덜덜 떨게만 하는 생활이 될 거야.

――그래도, 괜찮아. 그게, 좋아……♡♡

슉……♡♡♡

정액도 섞인 전정액이 튀어 흩어진다. 그것마저 리제의 손 안에서 엉망진창이 되어, 새로운 쾌감을 만들어낸다.

자지가 크게 튕겨 올랐다. 상상만으로도. 리제와의 매일을 상상만으로도.

“아침, 점심, 저녁이라니 ㅋㅋ”

미라가 어이없다는 듯이 웃었다.

“그거 그냥 식사잖아 ㅋㅋ”

아침, 점심, 저녁. 리제에게 있어 세 끼 식사는, 내 자지에서 짜내는 정액이다. 연인이 아니다. 식량 창고다. 전속 정액 공급원. 매일 자지를 쓰다듬어 주는 건 애정이 아니라, 냉장고를 여는 동작과 다를 바 없다.

미라의 한 마디가 리제의 말의 정체를 폭로했다.

그런데도.

“……그렇게 해줘……♡”

목소리가 새어 나왔다.

“내 여자친구가 되어 줘……♡ 아아아우…, 으윽♡♡♡ 리, 리제야, 리제와 사귀는 거야…♡♡ 리제와……”

자지가 답을 내렸다. 의식을 자지가 이끌고, 뒤이어 머리도 리제를 좋아하게 된다. 이 손을 매일 느끼고 싶다. 쭈욱쭈욱, 매일 자지를 만져주길 바라고. 리제에게 다른 남자의 정액을 먹이고 싶지 않아서.

“이거 큰일… ㅋㅋ 이 녀석 진짜로 말하는 거네 ㅋㅋ”

미라가 웃음을 참지 못하는 표정으로.

그래도 리제는. 리제는——미소를 지었다. 자지를 꽉 쥔 채, 귀에 대고.

“고마워……♡ 그럼, 여자친구로서의 임무……♡ 제대로 다할게……? ♡♡”

손가락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지금까지와는 다른 움직임. 위아래로, 천천히. 짜내듯이.

미라가 후우 하고 숨을 내쉬었다.

“아——……ㅋㅋ 이제 모르겠네 ㅋㅋ”

어이없어하면서도 어딘가 만족스러운 목소리.

“난 정액만 받을 수 있으면 그걸로 됐어 ㅋㅋ”

한 손으로 젖꼭지를 계속 긁적거리며, 빈 손이 교복 치마 주머니로 뻗었다. 꺼낸 것은 작은 우유병 같은 유리 용기였다. 투명하고, 입구가 넓으며, 눈금이 새겨져 있다. 정액 채취용. 그 때문에 항상 가지고 다니는 것이다. 처음부터 이렇게 될 줄 알고 있었으니까.

미라가 리제에게 건넸다. 리제가 한 손으로 받아냈다. 자지를 쥐고 있지 않은 손으로.

병 입구가 귀두 바로 앞에 위치했다. 이제 몇 센티미터 남았다. 사정하면 전부 이 안에 쏟아질 것이다. 한 방울도 놓치지 않도록.

“사랑해♡”

리제의 목소리가 귀가에 울려 퍼졌다. 손이 자지를 비비기 시작했다. 천천히, 하지만 확실하게. 짜내듯이.

느츄…♡ 느츄…♡

니츄코♡ 니츄코♡ 

“유키 군, 정말 좋아해……♡ 정말 좋아해……♡♡ 자, 이거 좋지?♡ 이렇게 하면 참을 수가 없어지겠지……♡ 정액을 불러내는 이 움직임……♡ 남자아이들이 다 아기처럼 되어버리는 이 손으로 하는 자위……♡”

니윽…♡ 니윽…♡

손가락이 귀두 밑부분을 쓰다듬는다. 움푹 패인 곳에 손톱 끝이 파고들어, 부드럽게 긁어준다.

“유키 군을… 정말 좋아해…♡ 사실은 마조인데 겉으로는 콧대 높게 굴어 버리는 그 모습……♡」

바보 취급당해서 흥분했던 내 모습을 떠올린다. 미라에게 ‘바보’라고 들었을 때, 참지 못하고 정액이 뿜어져 나왔던 내 모습을.

“가슴을 옆눈으로 슬쩍슬쩍 쳐다보는 모습……♡”

보고 말았다. 두 사람이 다가왔을 때. 블라우스 위로도 알 수 있는 굴곡을, 못 본 척하며 훔쳐보고 있었다.

“젖꼭지를 긁히면 발정해 버리는 곳……♡”

미라의 손톱이, 지금 이 순간 젖꼭지를 긁고 있다. 긁, 긁, 하고. 정확하게. 집요하게. 그에 맞춰 허리가 흔들린다. 참지 못한 액체가 넘쳐흐른다. 고환 깊은 곳에서 정액이 꽉꽉 끓어오른다.

“자지를 만지는 게 서툰 곳……♡”

수년 동안 자위를 해왔는데도, 리제가 쥐어주기만 해도 모든 게 바뀌어 버린다. 내 자지인데도, 리제의 것이 되어 버린다. 이제 두 번 다시, 스스로 자지를 만질 수 없게 된다. 자위를 할 수 없게 된다.

“그리고는 말이야………”

리제의 목소리가 한 단계 낮아졌다. 귀 옆에서 숨을 들이마시는 소리가 들렸다. 작고, 조용하게. 뭔가 중요한 말을 하기 전의 한 숨.

「……쉽게 여자에게 속아 빠져버리는, 바보 같은 점…… ㅋㅋ」

속아서.

그 한 마디가 뇌리에 닿는 순간, 모든 것이 터져버렸다.

뿅뿅뿅♡♡♡

첫 사정이 병 안으로 툭 쏟아졌다. 유리 내벽에 하얗게 탁한 액체가 튀는 소리가 유난히 선명하게 들려왔다.

“아, 아아아아아아♡♡♡”

슉슉……♡

슉슉, 슉슉슉~~♡♡♡

멈출 줄을 모른다. 정액이 요도를 뚫고 쏟아져 나온다. 전립선이 경련을 일으키며, 고환 깊숙이 쌓여 있던 모든 것이 밀려나온다. 아까 그 절정 직전까지 참았던 분량. 젖꼭지를 계속 만지작거려진 분량. 리제의 목소리에 녹아내렸던 분량. 전부. 전부 한꺼번에.

뚝♡ 뚝♡ 뚝…♡

뚝…♡, 뚝♡………♡

정액이 막힌다. 너무 많고, 너무 끈적거려서 요도가 억지로 넓혀진다. 강렬한 쾌감과 함께 억지로 뿜어져 나오는 사정.

막혀 있는데도 리제가 쓱쓱 문지르니, 억지로 토해내고 만다.

병 바닥에 하얀 액체가 고여 간다. 두근두근두근……♡, 맥박에 맞춰. 한 번, 두 번, 세 번. 끊어지지 않는다. 끊어질 기미가 없다.

슉, 슉……♡

“그, 멈춰…♡ 멈추질 않아…♡ 리, 리제♡♡♡ 멈춰줘♡ 이러면 죽을 것 같아♡ 죽어버릴 것 같아…♡♡♡ 나오면 안 되는데 나오고 있어♡♡ 사랑해♡ 사랑하니까…♡♡ 사랑하니까 멈춰줘어어♡♡♡”

내 목소리가 멀게 들린다. 머리가 윙윙거리고,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들리지도 않는다. 그저, 숨이 막힐 정도로 기분 좋다.

사정이 멈추지 않는다. 몸이 제멋대로 짜내고 있다. 허리가 벌벌 떨리며 경련을 일으키고, 리제의 손 안에서 자지가 날뛰고 있다. 몸의 가장 깊은 곳에 있는, 뭔가 소중한 것까지 토해내고 있는 것 같았다.

“멈추지 마♡”

리제가 속삭였다. 절망적일 정도로 부드럽고, 달콤하게.

“사정 멈추면 안 돼……♡♡ 괜찮아, 안 죽을 거야… 너무 과장했네……♡ 지금까지 그렇게 말하고 죽어버린 남자애 본 적 없단 말야♡ 멈추면 싫어♡♡♡ 많이 쏟아내♡♡♡”

다른 남자의 모습이 스쳐 지나간다. 질투심이 싹튼다. 그 감정도 전부 자지를 향해 쏠리며, 고환을 위로 밀어 올리는 원동력이 된다.

손가락이 꽉 조여졌다. 짜내듯이. 요도에 남은 정액을, 마지막 한 방울까지 밀어내듯이.

“자♡ 상상해 봐……?♡ 아름다운 정원이 보이는 침실에서, 같은 침대에서 자는 거야…♡♡ 크기는 싱글 침대로도 괜찮지…♡ 그게 더 서로 껴안을 수 있잖아?♡ 밤에는 유키 군이 잠들 때까지 부드럽게 자지를 어루만져 줄게…♡ 내 무릎에 머리를 기대고, 가슴을 빨면서 아기처럼…♡♡♡ 자지를 달래주고 젖을 먹여주는 건, 여자친구로서 당연한 거잖아…?♡」

“리제♡♡♡ 리제……♡♡♡”

쭈르르쭈르르쭈르르……♡♡♡

“후후, 늘었네…♡ 우리 밥……♡♡♡”

그 리제의 말이 절정의 한가운데서 뇌리를 꿰뚫었다. 미라가 말했던 대로, 식사. 그저 식사일 뿐. 좋아한다고 말했었는데. 사귀자고 말했었는데. 전부, 이 순간을 위한 절차였어.

그런데도 사정은 멈추지 않았다.

쭈욱♡ 뚝뚝……♡♡

쭈욱구우우우……♡♡♡

‘밥’이라고 불리고, 식량이라는 사실을 직면하고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밥이면 돼♡ 이렇게 기분 좋게 해준다면 밥이면 돼♡♡』라고, 자지가 기뻐하고 있다.

“자…♡ 내뱉어♡ 내뱉어……♡ 고환 속에 숨겨둔 정액 전부 다 쏟아내자……♡ 이렇게 기분 좋은 건, 분명 이게 마지막일 거야…?♡ 이제 이 자지는 평범한 자위로는 만족할 수 없어♡ 아니♡ 여자랑 하는 섹스라도 무리야♡ 내 손바닥 말고는 만족할 수 없어……♡♡ 사정할 수 있다 해도, 꾸물꾸물…♡ 하고 새어 나올 뿐인 약한 사정♡ 자, 인생 마지막 진심 어린 사정이 되어버릴 거야…♡♡ 그러니까, 알겠지?♡ 후회가 남지 않도록♡ 남은 인생 동안 사정할 수 없게 되더라도 후회하지 않도록♡♡♡ 진심으로 정액을 뿜어내는 게 좋아…♡」

슉♡ 슉슉……♡

병 속이 하얗게 흐려진다. 투명했던 유리 너머가 보이지 않을 정도로. 쿵쿵……♡ 하고 계속 쏟아져 들어온다. 리제의 손이, 한 방울도 흘리지 않도록 병 입구를 귀두에 꽉 눌러대고 있다.

슉슉슉……♡

마지막 파도가 밀려왔다. 몸의 가장 깊은 곳에서 짜내어지는 듯한, 무겁고 뜨거운 덩어리. 그것이 요도를 지나 병 속으로 떨어졌다.

뚝…….

자지가, 마지막으로 살짝 떨리더니——멈췄다.

차 안이 조용해졌다.

거친 숨소리만이 차 안에 남아 있다. 온몸의 힘이 빠져 있었다. 손발에 감각이 없다. 시야가 흐릿하다. 눈물인지 땀인지, 아마 둘 다일 것이다. 얼굴이 젖어 있다.

리제가 병을 눈높이로 들어 올렸다. 창문 너머 햇빛에 비추는 듯이, 내용물을 확인한다. 빛이 유리를 통과해, 하얗게 탁한 액체를 비춘다.

“……가득 차 있네.”

황홀한 목소리였다.

미라가 몸을 내밀어 병 속을 들여다보았다.

“와, 진짜 양이 미친데…… ㅋㅋ 소 한 마리 분량이네 ㅋㅋ 리제 역시 대단해……”

두 사람의 시선이 병에 쏠려 있다. 나에게가 아니라. 내용물에. 밥에.

리제의 손이 천천히 펼쳐진다. 아쉬워하는 듯 자지가 떨렸다.

하지만 리제의 손가락 끝은 아무런 망설임 없이 자지에서 떨어진다.

“고마워, 유키 군……♡”

리제가 병을 양손으로 감싸 안듯이 들고 있었다. 뺨이 붉게 달아올라 있고, 입술이 살짝 벌어져 있으며, 눈동자의 초점은 완전히 병 속 내용물에만 맞춰져 있었다.

나에 대해서는, 더 이상 바라보지 않았다.

방금 전까지 내 귀가에 속삭여 주던 입술. 좋아한다고 말해 주던 목소리. 내 자지를 감싸주던 손가락. 그 모든 관심은 지금 병 속에 쏠려 있다.

용도가 다했다. 끝난 것이다. 모든 것이.

전철이 긴 감속 구간에 들어섰다. 차창 밖 풍경이 서서히 선명해진다. 낯선 역의 승강장이 보이기 시작한다. 종점. 익숙하지 않은 역명이 차장의 목소리로 불려진다.

“자, 유키 군 ㅋㅋ”

미라의 목소리가 들린다. 왠지 모르게, 오랜만에 듣는 것 같은 기분까지 들었다.

“허리가 풀려버린 거야……?”

유키는 좌석에 주저앉은 채 움직일 수 없었다. 허리 아래의 감각이 흐릿하다. 허벅지가 차갑다. 전정액의 잔여물로 인해 속옷도 바지도 엉망진창이다. 바싹 말라붙은 곳도 있다.

자지가 시들어서, 포피를 뒤집어쓴 한심한 모습 그대로 드러나 있었다.

“어쩔 수 없네……”

미라가 쓴웃음을 섞어 말했다. 그러고는 무릎을 꿇고, 발치에 쪼그려 앉았다.

손이 뻗어왔다. 방금 전까지 젖꼭지를 긁어대던 손. ‘바보’라고 비웃던 입. ‘너무 얄팍해’라며 얕잡아보던 눈. 그 손이 엉망이 된 자지에 닿았다.

거칠지는 않았다.

속옷 천으로 살며시 감싸듯이. 속옷을 올려 입고, 고무줄을 허리에 맞췄다. 그리고 양손으로 바지를 들어 올려, 한쪽 다리씩 빼내 주었다.

“자, 허리 좀 들어.”

말하는 대로, 간신히 허리를 들어 올렸다. 미라가 바지를 올려 입고, 지퍼를 올렸다. 벨트 버클까지 찰칵 하고 채워 주었다. 손이 익숙한 솜씨다. 짜낸 뒤의 뒷정리.

“자, 끝났어.”

미라가 내 무릎을 톡톡 두드렸다.

지나치게 다정하지도, 차갑지도 않았다. 담담한, 일로서 보여주는 배려. 끝나고 보니, 그렇게나 비웃었던 미라가 마지막에 옷을 입혀 주고 있었다.

그토록 다정했던 리제는 병에서 눈을 떼지 않는다.

전철이 승강장에 미끄러지듯 들어왔다. 종점. 문이 열렸다. 갇혀 있던 열기가 밖으로 밀려나가고, 대신 시원한 공기가 흘러들어왔다. 시골 특유의 풀과 진흙 냄새.

미라가 일어섰다. 치마의 주름을 손으로 펴고, 가방을 어깨에 메었다.

“리제, 가자.”

“……응”

리제가 드디어 고개를 들었다. 병을 소중히 여기는 듯 가방에 넣으면서. 그러고는 힐끔——정말 찰나만큼만, 나를 바라보았다.

“……또 봐”

그게 전부였다. 손도 흔들지 않았다. 발걸음을 멈추지도 않았다. 리제는 미라 옆에 나란히 서서, 둘이서 문을 향해 걸어갔다. 로퍼의 발소리가 텅 빈 차내에 두 개 분량으로 울렸다.

승강장에 내려선 미라가 뒤를 돌아보았다.

“아, 맞다. 전철 요금.”

툭 하고, 지폐 몇 장이 던져졌다. 펄럭이며 돌다가 내 발밑에 떨어졌다.

“그럼 이만 ㅋㅋ”

두 사람의 뒷모습이 개찰구 쪽으로 걸어갔다. 금발과 흑발이 아침 햇살 속에서 흔들리며, 인파 속에 섞여——사라졌다.

차 안에는 유키 혼자만 남았다.

발밑의 돈. 벨트 버클의 차가움. 좌석과 바닥에 남은 얼룩. 사타구니 깊숙한 곳이 무겁고, 조금 아팠다. 은은한 피로감.

그리고——오른쪽 귀에 남아 있는, 달콤한 목소리의 여운.

작업복을 입은 남자가 몸을 꿈틀거렸다. 눈을 비비며 멍하니 일어나 앉았다. 마법이 풀린 것이다.

“……음, 종점……?”

남자가 멍한 목소리를 냈다.

집을 나섰을 때보다 훨씬 높이 오른 태양의 빛이 차창을 통해 쏟아져 들어오고 있다. 모든 것이 마치 꿈이었던 것처럼 덧없다. 하지만 허벅지에 느껴지는 끈적임이, 그것이 꿈이 아니었음을 알려주고 있었다.

3
0 comments
[블아]연인인 척하며 나츠메 이로하와 단둘이 온천 여행을 떠난 결과 진짜 신랑이자 연인으로 빠져버리는 이야기
소설
hvdb45
07/29 16762 1
[블아]텐진야마 오토기와의 단둘이 있는 비밀 기지에서 유혹당해 결국 사위가 되어버린 동정 선생님의 이야기
소설
hvdb45
07/29 14409 1
[블아]여름 해변에서 우연히 수영복을 입은 나츠메 이로하를 마주치고 새 수영복을 흠뻑 더럽혀 버린 마조 선생님 이야기
소설
hvdb45
07/29 11212 1
전철 안에서 갸루 음마와 다우너 음마에게 정액을 뜯겨버리는 이야기
소설
hvdb45
07/29 15684 3
사귀기 시작한 지 얼마 안 된 여자친구가 있는데, 샌드백 후배 양에게 유혹당해 파이즈리로 나쁜 성습관이 들어버려서, 결국 최악의 운명을 맞이하고 마는 이야기.
소설
hvdb45
07/28 20987 4
[블아]수영복 차림의 루미에게 새신랑으로 타락해버린 선생님 이야기
소설
hvdb45
06/27 21119 6
얹혀사는 게으른 사촌 누나를 일하게 하려다 육덕진 허벅지 코키로 밤에 습격당해 영구 취직시켜 버린 이야기
소설
hvdb45
06/20 23688 7
소꿉친구인 동급생과 공부 모임을 하는 이야기
소설
hvdb45
06/20 18754 2
[블아]이즈미 모토에이미의 체조복 안에서 115cm N컵의 큰 가슴에 끼어 정액을 짜내는 선생님의 이야기
소설
hvdb45
06/17 22778 2
담당 우마무스메(갸루)의 허벅지가 너무 야해서 이성이 붕괴하는 이야기
소설
hvdb45
06/17 18499 1
세 마리 서큐버스의 성적 고문으로 굴복해버린 영웅 용사
소설
hvdb45
05/30 16806 5
[블아]루미에게 아내로 전락해버린 저신장 동정 선생님의 이야기
소설
hvdb45
05/25 8512 3
[블아]말랑말랑한 파이즈리 봉사를 받아 카호의 가슴에 신랑처럼 빠져버리는 저자세 선생님의 이야기.
소설
hvdb45
05/25 7908 5
[블아]카쿠다테 카린이 선생님에게 공부를 배우고 있었지만, 가슴 오나홀로 자지를 잔뜩 비벼주는 이야기
소설
hvdb45
05/08 5834 3
[블아]이치노세 아스나가 업무로 녹초가 된 선생님을 기분 좋게 사정시켜 주는 이야기
소설
hvdb45
05/08 6697 5
장래가 촉망되는 소년 닌자가 폭유 쿠노이치의 가슴에 의해 하인으로 타락해버리는 이야기
소설
hvdb45
04/29 4009 5
허벅지음마에게 타락하는 퇴마사
소설
hvdb45
04/29 5240 8
쌍둥이 메이드 서큐버스의 ‘좋아좋아’ 참 보이스 속삭임 세뇌
소설
hvdb45
04/29 3980 5
쾌락고문 안드로이드: 타냐에 의한 세뇌
소설
hvdb45
04/29 4159 2
이불 속 공주의 달콤한 유혹
소설
hvdb45
04/29 4114 4
데카파이 압박 면접에서 채용 전부터 성희롱을 잔뜩 당하는 이야기
소설
hvdb45
03/11 13336 3
복구) 약혼자가 있는 지휘관을 벨파스트와 다이호가 파이즈리로 유혹해서 역NTR
소설
까다로운취향
02/28 7922 5
거유 여학원제 #5
소설
hvdb45
01/27 9244 2
거유 여학원제 #4
소설
hvdb45
01/27 8093 3
[블아]노아에게 검은 스타킹의 육감적인 미각(美脚)으로 몇 번이고 짜이고, 달콤한 말의 고문으로 정신을 못 차리게 되는 이야기
소설
hvdb45
01/27 9494 7
거유 여학원제 #3
소설
hvdb45
01/26 8475 1
거유 여학원제 #1
소설
hvdb45
01/26 9568 5
유마가 사는 학원 #16
소설
hvdb45
12/07/25 12190 2
유마가 사는 학원 #15
소설
hvdb45
12/07/25 12638 3
유마가 사는 학원 #14
소설
hvdb45
12/07/25 9744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