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 알미오시온의 의술사 약간 긴 후기
플레이타임 36.5시간 + @
시퀄 시리즈 이후로는 이렇게까지 한 건 아마 처음인 것 같음
개인적으로 분위기만 잘 내준다면 맵은 복잡하면 복잡할수록 오히려 좋다는 생각이어서 더 즐길 수 있었던 듯
선저라든가 혈액병원이라든가 분위기 굉장히 잘 살린 거 같음
특히 혈액병원에 흑고래 돌아다니는 거 보고 식겁한 거 떠올리면 제작자는 천재가 맞다
스토리도 원래 소설이 원작이어서 그런지 배경설정같은 게 탄탄하게 짜여있어서 굉장히 좋았음
특히 회차를 돌면 진가가 드러나는 게, 그냥 보면 뭔 떡밥인갑다 하고 넘길만한 대사도 주인공 정체라든가 알고 보면 뒷목잡을 것들이 꽤 많았다는 게 세세한 곳까지 신경썼다는 게 느껴짐
유적같은 곳 돌아다니다 보면 주인공보고 "너 사람 아님"을 박는다는가 하는 부분부터 쎄한 게 느껴졌는데
꿈의 잔해 뚫고 나니 렉시스가 원래 원본이 있고 지금 렉시스는 복제라는 걸 눈치챌 수 있고
EX 엔딩을 보니 알고보니까 주인공이 한 번 죽었다가 흑진흙으로 다시 부활한 개체라는 사실을 확인시켜 주는 구조도 훌륭했다고 생각
인도자한테서 패스 받을 때 초회차에서는 이게 무슨 소리지 하다가 2회차부터는 아 이래서 하는 반응이 나오게 되는 것도 맛있었음
그리고 전투 시스템
사실 클리어하려면 장기 박살내는 거랑 신경절단 말고 몰라도 되긴 하는데 의학적 지식을 이용한 전투 시스템은 꽤 신선했음
결국 마지막에는 EX 엔딩으로 얻을 수 있는 개사기 스킬 하나랑 구조분석 - 자해 - 화약 - 용갑옷 극딜로 수렴하게 되는 부분은 아쉬웠지만
아무리 강해보이는 적이라도 맥독으로 회피 올리고 똥꼬쇼로 버티면서 장기만 파괴시키면 이길 수 있다는 점에서는 주인공이 엄청 강해지기 전에도 전투가 재미있어진 부분
그리고 일단 명색이 야겜인만큼 히로인도 빠질 수 없지
세 히로인 중 유일한 빵인 파트리체아
주인공보다 5살 연상인 걸 생각하면 성인으로 보임
일단 본작의 메인 히로인이라 보기는 애매한데 시리즈로 확장될 걸 전제하면 시리즈 전체의 메인 히로인으로는 걸맞다고 생각
처음부터 주인공한테 수유대딸 시켜주는 거 보고 벌써 그렇고 그런 사이인가 싶었는데 스토리 보다보면 아직 거기까지는 또 아니었고
그래도 주인공이 가장 신뢰하고, 또 주인공을 가장 신뢰하는 사이
평소에는 "당신이 잘못하면 베어야 할 의무가 있다"고 했으면서 B엔딩을 보면 다 빈말이고 사실은 주인공을 지키는 거 외에는 아무 목적이 없다는 게 최고였음
B엔딩 자체는 키노미가 승리하는 엔딩이기는 한데 누구를 위한 엔딩이냐고 하면 파트리체아를 위한 엔딩이라고 보아도 좋을 정도
결국에는 자신과 이루어지지 못할지라도 렉시스만큼은 살아가기를 원한다는 점에서 이것이 진정한 순애보가 아닌가
그리고 게임을 진행함에 따라 그렇게 호감도를 쌓으면서 신뢰가 사랑으로 뒤바뀌게 되고
스토리 상 가장 먼저 고백하는 히로인이 되기에 이르지
사실 다른 히로인들과 다르게 맵 어디를 가도 설정상 파트리체아만큼은 함께 다닌다는 걸 생각하면 그것만으로 주인공의 옆에 설 자격이 충분하다고 생각함
근데 EX엔딩에서만큼은 좀 봐 줬으면 좋았을텐데 십련아
너 때문에 내가 몇 번을 죽었는지 아니
농농하지만 그나마 연상인 키노미
주인공보다 연하라고는 하는데 큰 차이는 아니고 많아봐야 두 살 정도 차이로 보이기는 함
솔직히 처음에는 영혼이 구원받지 못한다 ㅇㅈㄹ해서 주인공에 이입한 나머지 이 새끼 뭐 하는 새끼지 싶기는 했음
그래도 주인공에게 사람이 살아가는 의미는 무엇인가, 고통을 받더라도 살아가는 의미는 무엇인가를 가르쳐준 인물
초반만 해도 주인공이 사람 살리는 걸 순수 의무감이라기보다는 뭔가에 떠밀려서 하는 것도 같고 환자를 보는 것도 내 말이 무조건 맞는데 멍청하게 왜 그러냐 식으로 나왔는데
키노미와 위에 나온 살아가는 의미에 대한 문답을 하고 나서 해금되는 진료 파트에서 환자에게 다가가려 하는 모습이 보여서 주인공에게 준 영향이 실감났음
그러다가 나온 재는 재로 에피소드의 조난 파트
주인공이 겉으로는 뭔가 목적이 있어서 사람들을 구하는 것처럼 말해왔지만 결국에는 구하고 싶으니까 구한다를 인정하면서
반대로 키노미도 처음에는 껄끄러운 사이였다가 렉시스를 구하고 싶다는 염원에 그냥 고통을 없앤다는 무지성 치유술에서 벗어나 의술을 받아들이는 부분이 꽤 감명깊었음
심폐소생술 파트에서 명치 골랐다가 렉시스 뒤졌을 때는 씨발 뭐야 싶기는 했는데 아무튼
병소 에피소드는 온전히 파트리체아를 위한 것이라고 하기 힘들었지만 재는 재로 에피소드는 오직 키노미만을 위한 에피소드였으니 좀 더 뭐라고 해야 하나 플레이어 입장에서 히로인에게 더 이입할 수 있게 되었다고 생각함
문제가 있다면 H씬이 독보적으로 형편없다는 것
기본 일러스트가 너무나도 수려해서 그거랑 비교하자면 파트리체아나 티사도 그렇게 잘 뽑혔다고 보기에는 힘들기는 한데
키노미는 진짜 독보적으로 못그려졌다고 생각함
내가 농빵 가리지 않고 먹어서 파트리체아랑 티사 둘 다로도 빼봤는데 키노미로는 도저히 뺄 수가 없더라
그냥 죽어버림...
거기에 한 층 더 키노미에게 안타까운 점은 파트리체아는 세계의 진상까지 어느정도 알고 있는 시리즈 핵심 인물이고 티사는 그냥 본작에서 대놓고 밀어주는 히로인이지만
키노미는 그런 게 없음
키노미가 최종적으로 승리하는 B엔딩이 있기는 하지만 오히려 주인공과 이어지는 건 정사가 아니니까 이렇게라도 IF를 내 준 느낌밖에 안 듬
동료라기엔 생사를 같이 넘어온 파트리체아가 있고
농농이라는 점은 키노미보다 더 어린 티사가 있고
유일한 위안점은 그나마 티사보다는 바로 다음 작품에 출연할 가능성이 확실히 높다는 점
여러모로 패배 히로인이라는 느낌이 강하게 드네
농농농농한 본작의 타이틀 히로인 티사
사실 비중 자체는 세 히로인 중 가장 낮기는 함
계속 병상에 누워있고, 호감도 이벤트도 스토리 진행해야 겨우 하나씩 열리는데다가, 공략 자체가 메인스토리 클리어 전까지 막혀있음
하지만 본작의 내용 전체가 결국은 티사의 병을 치료하는 것이 목표인데다 그냥 작품 전체에서 밀어주는 걸 보면 본작의 메인 히로인이라고 생각
보너스 아이템인 사진 아이템 두 개도 티사 단독 사진과 티사가 자기 엄마랑 둘이 찍은 IF 사진이니까
거기에 본작 전체에서 얻을 수 있는 하얀 그녀의 세레나데는 그냥 영주가 카에랑 어떻게 만났는지 적어놓은 책이고
티사에게만 쓰다듬어주고 키스하고 포옹하는 추가 선택지가 존재
결정적으로 제작자가 중증 로리콘임
사실 나는 초회차할 때 메인 스토리 보는 데에 집중해서 두 히로인들이 고백하는 호감도 이벤트까지는 못 봤었음
그런데 최종결전 직전에 힘내라면서 "나는 당신을 사랑합니다" 라는 대사와 함께 티사가 고백하는데
스토리에 가장 이입하고 집중하고 있는 순간에 이렇게 들어오니까 온몸에 전율이 쫙 느껴짐
일단 플레이하는 내 입장에서는 히로인의 첫 고백 대사인 것도 있었고, 그냥 분위기랑 연출 자체가 미쳤음
한 가지 안타까운 점은 주인공의 신분이 신분인만큼 스토리상 당장은 티사와 이어질 수가 없다는 건데
사실 따지고 보면 영주도 일개 귀족의 몸으로 먼 나라 공주 데려와서 결혼했으니 가능성은 열려있지 않을까
티사와 결혼하고 엔딩 보면 나중에 데리러 오라는 식으로 이야기하기도 하고
제작자부터가 나중에 성장한 티사도 게임에 내보낼 수 있으면 좋겠다고 언급한 거 보면 바로 다음 작품은 무리겠지만 다시 히로인으로 출연할 확률은 꽤 높다고 생각
추가 히로인으로 렉시스의 전 아내 갈리테아
풀네임이 갈리테아 그라만으로 나오는데 원래 이름은 갈리테아 올린시아였던 거 보면 결혼한 게 맞음
소설판에서는 그냥 아내라고 적혀있고
그리고 향년 9세(추정)
사실 저게 9세의 몸으로는 안 보이기도 하고 그 전에 렉시스와 질펀하게 조졌다는 걸 생각하면 더더욱 9세로는 안 보이지만
작중 언급으로 자기가 죽었을 때는 한 자릿수라고 언급한데다 8세에 대학 입학했다고 나오니 아마도 9세
본작의 스토리 전체를 관통하는 렉시스의 트라우마이자 어떤 히로인보다도 먼저 승리한 히로인
H씬도 한 종류 2개밖에 없어서 뭐라 말할 게 없지만 꿈의 잔해에서 계속 말걸다보니 정들어서 써 봤음
그리고 본작의 진히로인 인도자
정체가 본 시리즈의 원흉 중 하나인 대성녀 알룬테라스라는 걸 생각하면 좀 그렇긴 한데
알게 뭐람
제작자는 당장 인도자의 H씬을 만들어라
이제 단점을 말해보자면
정확한 공략법을 모르면 스펙을 쌓아서 때려잡기 전에는 그냥 져야 하는 플레이가 될 수 밖에 없다는 거 하나
그리고 맵이 넓은 건 극호이지만 그게 단점으로 작용한 것이 이벤트가 꽤 방대해서 필요한 아이템을 찾을 때까지 꽤 시간을 박아야 했던 점
추가로 스토리 중 강제 전투가 좀 좆같았던 점
뭐 그거 외에는 별로 없는 듯
이하 주관적 평가
스토리: 5/5
야: 페트리체아 3.5/5 키노미 0/5 티사 3.8/5
겜: 4.7/5
올해 들어 해 본 게임 중 최고인 듯
야가 좀 맛이 없기는 한데 키노미 빼고는 먹을 만하고 겜 자체는 GOAT급에 들 거 같음
개인적으로는 지금은 시리즈가 쌓인 시퀄보다는 아래인데 시리즈 쌓이면 모르겠고, 최종전 임팩트 원툴인 프레이 게임보다는 위로 두고 싶음
이상
4회차 하러 가야지
s/somisof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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