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업) 악역 영애는 단죄 END를 반복한다 3화
3회차! 직접 파혼했더니 분노한 왕세자에게 감금〇〇〇당해 END
“――아가씨. 일어나셨나요, 아가씨?”
똑똑.
노크 소리와 부르는 소리에 나탈리아는 ‘헉’ 하고 각성했다.
벌떡 일어난다.
침대 위였다.
어두운 숲도 아니고, 흙냄새 나는 구덩이의 바닥도 아니었다.
이름 모를 이국의 비위생적인 뒷골목도 아니었다.
깨끗한 시트가 깔린, 자신이 잘 아는 코르티자노 공작가의 자기 방 침대다.
“……일어났어. 들어와.”
“실례합니다.”
입실을 허락하자 메이드복 차림의 초로의 여성이 들어왔다. 공작가의 메이드장인 레베카였다.
“안녕히 주무셨나요, 아가씨.”
“………….”
나탈리아는 말없이 레베카를 바라보았다.
평상시와 다른 주인의 반응에 나탈리아가 고개를 갸웃거린다.
“아가씨? 무슨 일 있으신가요?”
“……아니요. 목이 말라요. 옷 갈아입기 전에 차가운 물을 가져다 줄래요?”
“……알겠습니다. 식은땀을 흘리셨으니 적신 수건도 준비하겠습니다.”
레베카는 공손하게 고개를 숙이고 방을 나갔다.
혼자 남은 자신의 방에서 나탈리아는 “윽” 하고 입을 꾹 다물었다.
머리가 아프다. 기억이 격렬하게 소용돌이쳐서 터질 것 같다.
플래시백 되는 추잡한 광경. 무수한 남자들에게 범해지고, 어느새 순응하고, 스스로 정액을 조르는 것처럼 되버린 나날들.
“하아, 하아, 하아……!”
진정해. 진정해야 한다.
하체에 손을 대고 속옷을 제치고 대음순을 갈라 조심스럽게 손가락을 집어넣었다. 조심조심 손가락을 넣으려 하자 무언가에 걸렸다. 아직 막이 있다. 아직 자신은 처녀다.
손가락을 되돌리고 속옷을 정돈한 후 심호흡을 했다.
나는 괜찮다. 아직 괜찮다.
저건 나 였지만 내가 아니다. 저건 ‘2회차’의 나탈리아다.
“…………후으.”
진정되었다. 두통은 있지만 적어도 메스꺼움은 가라앉았다.
아무래도 자신은 3회차…… 아직 ‘재시작’을 하고 있는 중이다. 회고의 여신의 축복은 ‘재시작’을 완수할 때까지 유효한 것 같았다.
“……끔찍한 최후였어요…….”
‘1회차’도 끔찍했지만 ‘2회차’의 최후는 한술 더 뜬 끔찍함이었다. 폐가 아파 호흡도 제대로 못하며 이름도 모르는 이국의 골목에서 고통에 시달리다 죽다니.
나탈리아는 살아남기 위한 결의를 새롭게 다졌다. 지옥 같은 최후를 피하기 위해 필사적으로 머리를 굴린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 같은 건 무리였어요.”
눈에 띄는 행동을 하지 않으면 단죄를 받지 않을 거라 생각했지만, 너무 안일한 생각이었다고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아무래도 빌렘 제1왕자는 어떻게든 나탈리아와 파혼하고 싶었던 모양이다. 그러기 위해서라면 있지도 않은 죄를 지어내는 것도 마다하지 않는 것일까.
“……그렇게 안나를 왕비로 삼고 싶은 걸까요……?”
아무리 생각해도 안나가 왕비라는 막중한 임무를 감당할 수 있을 것 같지 않았다. 귀족 영애로서의 예의범절조차 제대로 못하면서 왕족으로서의 행동거지를 할 수 있을 리가 없다. 반드시 문제가 생길 것이다. 자명한 이치. 조금만 이성적으로 생각하면 알 수 있는 일이다.
……그래, 이성적으로 생각해보면 알 수 있을 것이다.
빌렘 왕자는 이성의 목소리를 무시할 정도로 안나를 사랑한다는 것인가?
그 때문에 나탈리아에게 죄를 뒤집어씌워 추방추방할 정도로?
“…… 끔찍한 이야기예요…….”
사랑을 위해서라지만 무고한 사람에게 죄를 뒤집어씌운다니.
왕세자 책봉도 내정된 미래의 국왕, 왕국의 법과 질서의 수호자가 되어야 할 인간이라고 생각되지 않는 제멋대로였다.
“…………이제 질렸어요…….”
약혼자로서, 왕세자비 후보로서. 빌렘의 치세에 도움이 되고자 나탈리아는 지금까지 노력해왔다. 애초부터 정략결혼이고 사랑은 없었지만, 그래도 큰 책임을 함께 나누는 전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도…….
“……그렇게 안나를 왕비로 삼고 싶다면 마음대로 하라고 하죠.”
더는 어울려 줄 수 없어.
나탈리아는 마음속에서 악담을 퍼부었다.
왕족에 헌신하는 귀족의 일원인 나탈리아였지만, 역시 두 번이나 억울한 누명을 쓰게 되면 정나미가 떨어져도 어쩔 수 없다.
지위도 책임도 있는 인간으로서 실격이라고 생각했지만, 나탈리아는 더 이상 공작 영애의 자긍심 같은 건 참작하지 않았다. 개나 주라지, 라고까지 생각하고 있었다.
이미 자긍심은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산산조각이 났다.
하물며 하수구의 쥐에게 병시중을 받는 것 같은 최후가 기다리고 있었다.
그런 최악의 죽음을 경험하게 되면, 귀족으로서의 책임이나 자긍심 따위는 바보 같아서 못해 먹겠다.
“――아가씨. 물을 가져왔습니다.”
레베카가 돌아왔다.
찬물로 목을 축인 나탈리아는 옷을 갈아입고 저택에 온 안나를 말없이 맞이하고, 얼른 자기 방으로 돌아와 혼자 생각에 잠겼다.
“…………그렇게 원하신다면, 이쪽에서 해 드리도록 할게요.”
나탈리아는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고 토해냈다.
“……혼약을 파기하고 싶다……?”
“네, 왕비 폐하.”
왕립학원에 입학하고 얼마 후. 지난 회차와 마찬가지로 빌렘 왕자와 안나의 거리가 가까워져 화제가 된 무렵을 노려 나탈리아는 왕비에게 탄원했다.
“……당신의 이복 여동생에 대한 이야기는 들었어요. 빌렘의 행동은 약혼자가 있는 남성로서는 최악이지만…… 나 역시 타이르고 있으니 생각을 바꾸지 않으련?”
“………….”
나탈리아는 말이 없었다.
철가면처럼 흔들림 없는 무표정에서 의지의 굳건함을 짐작했을 것이다. 왕비가 깊은 한숨을 쉬었다.
“……빌렘의 행동에 문제가 있더라도 당신이 먼저 말을 꺼낸 이상 파혼은 당신의 책임이에요. 그래도 좋은거네……?”
“이미 배상금 준비도 해두었어요.”
나탈리아의 왕족 교육에는 왕가도 공작가도 나름의 시간과 수고를 들였다. 파혼으로 인해 그것이 헛수고가 되었다면, 귀책이 있는 쪽이 이를 배상하는 것은 당연했다.
문제는 없다. 나탈리아는 어머니로부터 물려받은 자산이 있다. 원래 나탈리아의 결혼 후 나탈리아의 아이가 코르티자노 공작가를 이어받을 때 물려줄 재산이었다.
하지만 지금 사용해도 상관없었다. 파혼이 성립되면 코르티자노 공작가의 후계자는 나탈리아다. 언젠가 어머니가 그랬던 것처럼 일족의 적당한 남자를 찾아 데릴사위로 들일 것이다. 당주는 나탈리아가 될 것이니 사용하는 데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알았어요.”
왕비는 힘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여전히 20대 못지않은 젊음을 지닌 위엄 있는 미인이었지만, 지금은 삶에 지친 노인 같은 나약했다.
“파혼을 인정할게요…… 당신은 어떻게 할 건가요?”
“당분간은 영지에서 지낼 생각이에요. 1년 정도 휴학한 후 복학할까 합니다.”
왕비는 얼굴을 찡그렸다.
왕립학원에 다니는 것은 귀족 자녀의 의무다. 휴학은 결코 칭찬받을 일이 아니었다. 나름의 흠결이 되어 나탈리아의 앞날에 그림자를 드리우는 것은 피할 수 없다고 생각되었다.
왕비는 손수 키워온 절친의 딸을 몰아붙인 것이 다름 아닌 자신의 아들이라는 사실에 가슴이 아팠다.
“……빌렘의 약혼자 자리가 비게 될 텐데, 무슨 의견이 이라도?”
“아무것도 없어요. 전하의 새 약혼자는 왕가의 판단에 맡겨야 할 사항으로 알고 있어요.”
애둘러서 ‘안나의 처분은 왕가에 맡깁니다.’ 하고 의도를 내비치자 왕비는 알았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코르티자노 공작가의 소관이라고 하나, 왕비에게 안나는 아들을 유혹한 도둑고양이에 불과하다. 나탈리아가 상관없다고 결정하면 분명 그에 상응하는 엄중한 조치를 내릴 것이다.
나탈리아도 안나에 대해서는 특별히 언급하지 않았다. 더 이상 관여하고 싶지 않다는 것이 솔직한 심정이었다. 자신의 인생에 연관되지 않는다면 성공하든 파멸하든 상관없었다.
“며칠 후, 알현 중에 정식으로 통달하게 될 것이에요…… 유감이야, 나탈리아. 당신이 며느리가 되기를 기대했었는데…….”
“……황송한 말씀이십니다, 왕비 폐하.”
희미한 후회를 느꼈지만, 나탈리아는 그녀에게 배운 대로 우아하게 예를 표했다.
“……부디 신변에 유의하시길 바랍니다. 폐하의 옥체는 왕국의 보물입니다.”
“고마워요. 나도 당신이 건강하게 지낼 수 있도록 기도할게.”
“네…… 그동안 감사했습니다.”
나탈리아는 작별 인사를 하고 왕비 앞에서 물러났다. ‘2회차’의 암살 사건이 궁금했지만, 나탈리아도 자세한 상황을 알지 못했다. 조심하시라는 말이 고작이었다.
(……송구한 마음은 있지만, 제가 할 수 있는 것이 없어요…….)
나탈리아는 발걸음을 재촉하며 복도를 나아갔다. 어쨌든 빨리 돌아가고 싶었다. 예전에는 이 곳에서 활약하는 것이 자신의 본연의 모습이라고 생각했지만, 이제는 아무 미련이 없었다.
영광따위 바라지 않는다. 가명이 상처입었다 해도 상관없다. 살아남는 것에 비하면 모두 사소한 일이다.
나탈리아는 도망치듯 왕성을 떠났다,
그리고 며칠 후.
왕도에서 영지로 갈 채비를 하며 기다리던 중 왕성에서 연락이 왔다. 왕궁에 도착하자마자 알현실로 가서, 국왕이 직접 나탈리아가 요청한 파혼을 인정했음을 알렸다.
참석한 귀족들이 술렁거렸다. 갑작스러운 이야기에 당황한 사람도 있을 것이고, 적령기의 딸을 둔 사람은 기회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갖가지 생각이 난무하는 알현실을 나탈리아는 묘하게 식은 눈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마음대로 해. 그렇게 생각했다.
정쟁이든 뭐든, 왕도에서 알아서 하면 된다.
이제 자신은 영지에서 조용히 지낼 수 있는 것만으로도 만족하니까.
“………….”
술렁이는 알현실에서 빌렘 왕자는 그 수려한 얼굴을 무표정하게 하고 침묵하고 있었다.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잘 알 수 없었다. 방해되는 약혼자가 사라졌으니 들림없이 기뻐할 거라 생각했는데.
“나탈리아 양은 왕립학원에 다녀야 할 의무가 있지만, 영지에서 요양하는 것을 특별히 허락한다.”
“감사합니다, 폐하.”
국왕에게 직접 영지에서의 은거를 허락 받은 나탈리아는 끓어오르는 감정을 억누르며 알현실을 빠져나갔다. 영지로 돌아가면 무엇을 할까 생각했다. 당분간은 영내의 통치에 익숙해지고, 안정되면 취미 생활에 몰두할 생각이었다.
“……생각해보니 저에게는 저만의 시간이라는 것이 없었어요.”
본격적으로 드레스나 장신구를 디자인해볼까, 아니면 정원 가꾸기에 빠져볼까. 하고 싶은데 미루고 있던 것들은 많았다.
나탈리아는 공작저로 돌아와 공작의 대리인인 아버지에게 앞으로의 일을 이야기했다.
“왕도의 저택은 아버님께 맡기겠어요. 마음대로 하세요. 단, 안나를 영지로 데려오는 일은 없도록 해주세요.”
“……알았다.”
왕도의 책임자에게 맡기기 때문에 영지에는 간섭하지 않는다. 세세한 결정은 그 밖에도 있었지만 큰 틀에서는 그렇게 되었다.
“그럼 잘 부탁드려요.”
이미 준비를 마쳤기 때문에 나탈리아는 곧바로 짐을 마차에 실었다. 레베카를 비롯한 믿을 만한 가신들을 데리고 나탈리아는 왕도에서 영지로 의기양양하게 출발했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가장 화창한 기분의 여행길이었다.
이틀 후.
마차는 누군가에게 습격당했다.
나탈리아는 피바다에 가라앉은 레베카와 다른 이들을 바라보며 어디론가 끌려갔다.
“…………으, 응……!?”
어딘지 알 수 없는 장소에서 나탈리아는 눈을 떴다.
“……이건 무슨 일인가요…….”
돌로 만들어진 작은 방이었다. 눅눅한 공기가 지하실임을 느끼게 했다.
방에 문이 없었다. 대신 견고해 보이는 쇠창살이 정면에 끼워져 있다.
지하 감옥.
그렇다, 여기는 지하 감옥이었다.
쇠창살 너머 복도에는 촛불이 켜져 있었고, 미덥지 못한 불빛으로 자신의 현재 상태를 확인할 수 있었다.
나탈리아의 사지는 튼튼한 철제 족쇄로 묶여 있었다. 쇠사슬에 연결되어 있어 움직임이 상당히 제한되었다.
마치 흉악한 죄수를 대하는 것과 같은 처사였다.
“………….”
복장은 여행용 간소한 드레스 그대로였다. 마차를 습격당했을 때와 같은 복장이다.
“……레베카…… 모두…….”
정체불명의 집단에게 습격당했다. 도적이나 불량 모험가 같은 무법자가 아니었다. 나탈리아의 호위들이 첫 기습으로 절반 이상이 배제되었고, 혼란이 채 가라앉기도 전에 순식간에 목숨을 잃었다. 그 군더더기 없는 솜씨는 단련된 군인을 연상케 했다.
사정을 봐주지 않는 것도 이를 뒷받침했다.
습격자들은 나탈리아가 데리고 있던 메이드들도 무자비하게 목숨을 앗아갔다. 여자의 비명에도 아무 동요도 없이, 칼로 목을 차례차례 베었다.
“으, 으으…….”
그때 데리고 있던 하녀들은 나탈리아가 어린 시절부터 함께 한 믿을 수 있는 가신들이었다. 특히 레베카는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 공작가에서 가장 신뢰하던 여성이었다.
마취약에 의식을 잃기 직전에 보았던 메이드나 호위들의 죽은 얼굴이 떠올랐다.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도 이해하지 못한 채 경악과 공포로 굳은 표정을…….
“일어났나.”
남자의 목소리가 들렸다.
고개를 든 나탈리아는 쇠창살 너머로 자신을 내려다보는 인물을 보고 깜짝 놀랐다.
서 있던 사람은 빌렘 제1왕자였다.
금발 벽안의 단정한 용모. 훤칠한 장신. 변함없이 왕자라는 이미지를 그대로 구현한 듯한 미청년의 모습이다.
“어, 어째서…… 빌렘 전하, 가……?”
“당연하지 않나? 네가 나를 모욕했기 때문이다.”
빌렘이 웃었다. 입이 찢어진 것처럼 보이는 초승달 모양의 홍소. 나탈리아가 처음 보는 제1왕자의 흉악한 모습이었다.
“파혼이라니……. 네년 같은 여자가 나를 버렸다고? 엄청난 굴욕이다. 내가 네년를 버릴 수 있어도 그 반대는 있을 수 없다.”
“무, 무슨 말씀을 하시는 건가요……?”
나탈리아는 혼란스러웠다.
약혼자인 자신을 업신여긴 것은 빌렘이 먼저였다. 요컨대 빌렘이 나탈리아를 버린 것이다. 그런데도 나탈리아가 같은 짓을 하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니…….
“그런…… 그런 이유로 이런 일을 하신 건가요!?”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 그런 하찮은 이유로 자신을 납치한 것인가. 그런 하찮은 이유로 레베카와 다른 이들이 죽임을 당한 것인가.
상대가 왕족이라는 것도 잊고 나탈리아는 목소리를 높였다.
“잘못 생각했어요! 안나는 사랑에 미쳤다고 납득 할 수 있었지만…… 지금 확실히 이해했습니다! 당신은 쓰레기예요! 오만하고 제멋대로인 쓰레기야! 부끄러운 줄 하세요!”
예전의 나탈리아라면 결코 나오지 않았을 욕설이었다. ‘2회차’에서 수없이 들었던 부도덕한 어휘가 몸에 배어있었던 모양이다.
“………….”
빌렘이 오른손을 흔들자 쇠창살문이 저절로 열렸다. 왕자의 오른손에는 여러 개의 반지가 끼워져 있었고, 그 중 하나가 희미하게 빛나고 있었다. 어떤 마법적인 기구가 작동하고 있는 것 같다.
감옥에 들어온 빌렘은 가타부타 나탈리아의 뺨을 때렸다.
여성에 대한 일말의 주저없는 일격에 나탈리아는 돌바닥에 얻어맞듯이 쓰러졌다.
“으윽……!?”
“……또 나를 쓰레기라고 욕해봐라. 네 얼굴을 두 번 다시 볼 수 없을 정도로 엉망으로 만들어 주마.”
아무래도 빌렘 제1왕자에게 있어서, 여성에게 바보 취급을 당하는 것은 결코 용납할 수 없는 일인 것 같았다. 오만함도 있겠지만, 여성에 대한 멸시가 말끝마다 묻어난다. 여성 증오적 성향이 다분히 느껴졌다.
――설마 전하께 이런 숨겨진 일면이 있었을 줄이야…….
아무래도 빌렘 제1왕자는 나탈리아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영리했던 모양이다. 이런 이면을 지금까지 겉으로 드러내지 않고 숨겨왔다니.
“……이런 짓을 하고도 그냥 넘어갈 거라 생각하시나요.”
철제 족쇄의 불편함과 돌바닥의 차가움, 그리고 따끔거리는 뺨의 통증. 나탈리아는 빌렘에게 자신에게 밀려오는 불쾌함을 토해냈다. 공교롭게도 공작 영애가, 그것도 공작의 직위를 보유한 유일한 직계를 납치한 것이다. 문제되지 않을 수 없다.
아무리 제1왕자라도 이런 큰 사건을 일으키고 숨길 수 있을 리…….
“너를 도와줄 사람은 아무도 없다.”
제1왕자가 단정한 얼굴에 악의로 덧칠한 미소를 띄웠다.
“애초에 이렇게 용의주도한 기습을 당하고도 내부 협력자에게 생각이 미치지 못하나?”
“무슨…….”
나탈리아는 얼굴이 창백해졌다.
신뢰하는 부하들의 죽음과 왕자의 급격한 변화에는 의식하고 있었지만, 확실히 그 습격은 이상했다. 습격자들은 대단한 솜씨였지만, 본래 기습이란 섬세한 작전이다. 나탈리아 일행의 호위 규모와 선택 경로를 자세히 알지 못하면 그처럼 매끄럽고 효과적인 매복은 성립 불가능했다.
(그렇다는 것은…… 설마…… 아버님이……?)
“네 아버지는 지금쯤 속이 후련하겠지. 오랜 세월 자신의 머리를 짓누르던 공작가의 여자들이 사라져 주었으니. 코르티자노 공작가가 움직일 일은 없을 것이다.”
“………….”
나탈리아는 얼굴이 창백해졌다.
아버지는 코르티자노 가문의 일족이긴 하지만 데릴사위였다. 본래의 남성 당주에 비하면 그 지위나 권력이 제한적이라고 하지만…… 설마 친딸을 배제할 정도로 마음에 두고 있었다니.
나탈리아나 나탈리아의 어머니가 당연하게 여겼던 입장도 아버지로서는 굴욕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을 것이다.
“어머님도 어쩌지 못하실 것이다. 며칠만 지나면 천국으로 떠나실 테니까.”
“……설, 마…….”
나탈리아는 악령이라도 보는 듯한 표정으로 빌렘을 올려다보았다.
“설마, 왕비 폐하를 암살하려고…….”
“호오? 그 어머님이 마음에 들어한 융통성 없는 재미없는 계집인 줄 알았는데 의외로 총명한 면도 있지 않나.”
제1왕자는 몸을 젖히며 웃음을 터뜨렸다. 마치 땅속에서 울리는 듯한 음울하고 사악한 웃음소리가 지하 감옥에 울려 퍼졌다.
……빌렘이 증오하는 것은 여성이 아니라 자신의 어머니일지도 모른다. ‘2회차’의 왕비 암살도 빌렘의 소행일 것이다. 이 왕자는 어머니의 목숨을 앗아갈 계획을 가슴에 품고 살아온 것이다.
장래가 기대되는 왕세자 후보가 설마 이토록 악의에 찬 인물일 줄은…….
“……저를, 어쩌시려는 건가요……?”
고립무원의 처지를 깨달은 나탈리아가 굳은 표정으로 묻자, 고개를 젖히고 흉소를 짓던 왕자가 얼굴을 되돌린다. 빙긋 웃고 있었지만, 그 두 눈은 섬뜩할 정도로 잔혹한 빛을 띠고 있었다.
지금까지의 남자들도 가학적인 눈동자로 나탈리아의 여체를 유린했다. 하지만 빌렘의 자신을 향한 시선은 지금까지 느껴왔던 육욕에 가득 찬 눈과 비슷하면서도 달랐다. 이 눈은 마치…….
딱.
왕자가 손가락을 튕겼다. 복도 안쪽에서 발소리가 들리더니 젊은 남자 몇 명이 모습을 드러냈다. 빌렘의 측근인 고위 귀족의 자제들이었다.
그들은 뭔가 묘한 도구가 담긴 상자를 들고 있었다. 승마 채찍처럼 익숙한 것도 있고, 나탈리아가 본 적도 없고 용도를 상상할 수 없는 막대기 같은 것, 관 같은 것이 가득 들어있었다.
“눌러라.”
“”옙.””
왕자의 명령에 따라 그의 부하들이 나탈리아에게 몰려들어 사지를 잡고 눌렀다.
“하, 하지 마세요!?”
치마가 걷어올려지고 두 다리가 벌려진다. 왕자에게 M자로 다리를 벌리면서 팬티가 드러난 나탈리아는 굴욕에 얼굴을 붉혔다. ‘2회차’에서 많은 남자들에게 육체를 유린당한 나탈리아였지만, 자신과 같은 귀족 자제들에게 추잡한 몸짓을 강요당하는 것은 또 다른 수치스러움이 있었다.
다리를 닫으려 했지만, 왕자의 호위도 겸해 몸을 단련하고 있는 청년들이다. 나탈리아가 아무리 발버둥을 쳐도 벌어진 다리는 붙잡힌 채 꼼짝도 하지 않는다.
“큭큭큭…… 너는 어떤 비명을 지를까?”
“윽…….”
빌렘은 부하들이 가져온 도구함에서 가위를 꺼냈다. 찰캉찰캉 보란 듯이 가위를 개폐시키며 나탈리아의 사타구니에 가까이 가져간다.
“으윽…….”
쫙, 쫙, 나탈리아의 사타구니를 덮고 있던 흰 천이 찢겨진다. 팬티의 크로치 부분이 잘려나가고, 부드러운 음순이 드러난다. 어찌 보면 팬티가 벗겨지는 것보다 더 부끄러운 모습이라 나탈리아는 얼굴을 돌린다.
“? 하하하하! 어이 어이, 뭐야? 벌써 젖었잖아!”
“~~~~~윽.”
나탈리아는 입술을 깨물었다. 그녀의 여자의 부분은 균열에서 끈적한 애액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으으, 저, 전회의 기억 때문에……!?)
남자들에게 계속하여 난폭하게 안겼던 ‘2회차’에서 남자의 손길만 닿아도 나탈리아의 육체는 성교 준비를 시작했었다. 반복된 음행에 의한 조건반사였다.
‘재시작’으로 육체가 리셋되어도 기억은 남는다. 지우려 해도 지울 수 없는 추잡한 기억이 순결한 처녀육에 원치 않는 영향을 끼치고 있었다.
“하하하! 이 정도면 적실 필요도 없겠군. 이대로 가볼까?”
(또…… 또 저는 더럽혀지고 마는군요…….)
어딘가에서 이렇게 되 버리는 것에 체념이 있었는지. 나탈리아는 의외로 냉정했다. 경애하는 왕비 폐하를 해치려는 증오스러운 남자를 기쁘게 하는 것이 불쾌하긴 하지만, 이제와서 범해지는 것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다…….
그렇게 나탈리아는 생각했지만, 빌렘은 사타구니의 일물을 꺼낼 기색이 없었다. 그는 도구함에 손을 집어넣고 기묘한 모양의 도구를 집어 들었다.
“……뭔가요, 그건…….”
왕자가 집어든 것은 기묘한 금속봉이었다. 손잡이 부분에는 보호재 같은 것이 감겨 있었지만, 그 외에는 묘하게 울퉁불퉁하다. 금속제의 막자, 라고 하는 것이 가장 가까운 표현일까.
“이건 마크가 만든 특제 마도구다. 그렇지, 마크.”
“네, 전하.”
이름이 불리자 공손하게 대답한 것은 나탈리아의 왼쪽 다리를 붙잡고 있는 청년이었다. 그는 궁정 마술사의 적자인 루크 베스퍼 백작 영식이었다. 그 자신도 뛰어난 마술사로 이름난 청년이었다.
“루크에게 여러 가지 장난감을 만들어 달라고 했었지만, 이 녀석은 제법 잘 만들어졌지. 지금까지 많은 여자의 처녀막을 찢었다.”
“서, 설마……??”
저 금속봉을 여자의 은밀한 곳에 꽂아 넣는다는 것인가!?
범해질 것을 각오하고 있던 나탈리아였지만, 저런 도구를 쓰게 되는 것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빌렘이 금속봉 끝을 나탈리아의 비열에 갖다 댔다. 금속의 차가움에 공포로 허리가 덜덜 떨렸다.
“그럼, 처녀와 작별 인사나 해라.”
“하, 하지――.”
푸욱.
“싫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엇!?”
무자비하게 찔러온 금속봉이 처녀막을 쉽게 뚫었다. 지금까지와는 다른 무기질적인 감촉에 나탈리아의 질 주름은 당황한 듯이 경직됐다.
“큭큭…… 금속봉으로 처녀를 잃은 느낌은 어때?”
“으아…… 으, 으으으……!?”
나탈리아는 이를 악물고 분함의 눈물을 흘렸다.
육욕의 덩어리로 소녀에서 여자가 되었을 때는 귀족 영애로서의 자긍심이 더럽혀져 가슴이 아팠지만, 이번엔 더 깊은 곳까지 균열이 생긴 것 같았다. 아무런 열도 없는 금속봉 같은 것에 처녀를 잃는다. 작업과 같은 무기질은 마치 여자로서의 자신마저도 폄하된 것 같은 기분을 느끼게 했다.
여자조차 아닌 것…… 장난감으로 취급받는 굴욕에 슬픔보다 분노가 먼저 치밀어 올랐다.
“이게 끝이 아니다.”
소리 죽여 우는 나탈리아에게 빌렘은 빙긋이 웃었다.
“이 녀석은 말이지. 마력을 넣으면――.”
“힉!?”
꽂혀 있는 금속봉이 신음하는 듯한 소리를 내며 진동하기 시작했다. 질 주름에 느껴지는 미지의 감각에 나탈리아는 경련하며 소리를 냈다.
“히, 히, 히이이…… 뭐, 뭐야 이거…… 뭔가요 이거어어어어언!?”
치골과 꼬리뼈가 떨려서 반강제로 허리가 움찔움찔 튕겼다.
“큭, 으으으으윽!?”
나탈리아는 몸도 마음도 혼란의 한가운데에 있었다. 마치 억지로 절정을 재현 시키는 것 같았다. 쾌감을 높이는 과정을 건너뛰고 절정 때처럼 질 주름을 떨게 하자 아무 준비가 안된 육체가 무의식적으로 경련했다.
“아하하하하하하! 엄청난 반응이군! 처음부터 이렇게 몸을 튕기는 여자는 처음이다!”
“앗, 앗…… 아아아아아앗!?”
나탈리아가 영문도 모른 채 괴로워하는 모습을 보며 빌렘 왕자는 기분 좋게 웃었다. 진동하는 금속봉을 들고 있지 않았다면 박수라도 치며 기뻐할 것 같은 미소였다.
(아앗!? 아아…… 이 사람은…… 이 사람의 눈은……!?)
빌렘이 나탈리아를 보는 눈은 채집통 속의 곤충이나 우리 안의 짐승을 보는 것과 같았다. 새로운 장난감으로 즐길 수 있을까 아닐까…… 같은 인간을 보는 눈이 아니었다.
“큭큭큭…… 이 녀석은 예상 밖이다. 이렇게 재밌는 반응을 보일 줄 알았으면 진작에 이렇게 했을 텐데.”
“윽, 윽…… 으으으으…… 윽!?”
“좋아, 더…… 더 나를 즐겁게 해봐라!”
“응기이이이잇!?”
쯔걱! 쯔걱! 쯔거어억!
왕자의 손이 금속봉을 피스톤시킨다.
격렬하게 진동하는 금속봉으로 질 주름을 문질러대자 나탈리아는 몸을 비틀듯이 등을 젖혔다.
“응깃!? 응깃…… 응기이이이이이잇!?”
위험해 위험해 위험해.
망가져 망가져 망가져.
나탈리아는 극심한 위기감을 느꼈다. 지금까지와는 달랐다. 여자가 되는 것이 아닌 다른 것으로 변해가는 것 같은 공포가 밀려왔다.
(이, 이대로라면 저는…… 저는…….)
쯔거어어어억!!
“오호오오오오오옷!?”
금속봉의 끄트머리가 질 깊숙이 꽂혔다. 가장 깊은 쾌락을 가져다준다는 포르치오를 직접 떨리게 하자 나탈리아는 눈을 크게 뜨고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아극!? 아극!? 아그으으으으으으윽!?”
자궁과 뇌가 직접 연결된 것 같았다. 찌릿찌릿한 진동이 그대로 뇌까지 도달해 의식을 흔들어 놓는다.
“아극!? 아히이이잇!? 안 돼, 안 돼, 안 돼애애애애!? 이런 건 안 돼!? 이런 거 몰라!? 못쓰게 돼…… 제 뇌가 못쓰게 돼……!”
몸이 덜덜 떨렸다. 마치 절정에 이른 것 같았다. 인공적인 경련이 뇌를 강제로 오르가즘으로 이끌어갔다.
“응그으으으…… 안 돼, 안 돼, 안 돼…… 가요, 가요, 가요오오오오오♥♥♥”
절벽에서 떠밀린 듯이 나탈리아는 억지로 절정으로 치닫고 있었다.
자궁구에 꽂히는 금속봉의 진동에 부응하듯 질이 떨리고 심지어는 격렬하게 조수를 뿜었다.
푸슛, 푸슛, 푸슈슈우우…….
“우왓!?”
너무 세찬 조수에 왕자는 무심코 금속봉에서 손을 놓아버린다.
진동이 멈춘 금속봉을 나탈리아의 질이 꽉 조인다.
“아힉♥ 아히잉……♥”
숱한 절정을 경험한 나탈리아지만, 지금의 절정은 지금까지의 그 어느때보다 뒤지지 않았다. 관능을 높이는 과정이 생략된 만큼 단번에 쾌락이 폭발한 것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아아…… 너무해, 너무해…… 저런 도구로, 강제로 가게하다니…….)
“이런…… 시작부터 이렇게 화려하게 조수까지 뿜을 줄이야.”
소매까지 흠뻑 젖은 자신의 손을 바라보며 빌렘은 어이없다는 듯이 말했다.
“하지만 이렇게 쉽게 느낀다면, 다음 공정도 즐길 수 있겠구나.”
(……다음? 또 이런 끔찍한 짓를……?)
겁에 질린 나탈리아는 아랑곳하지 않고 왕자는 새로운 도구를 꺼냈다. 금속 부품에 튼튼한 자물쇠가 달린 꽤나 튼튼해 보이는 정조대였다.
찰칵.
금속봉을 뽑아내고, 힘이 빠진 나탈리아의 허리에 제멋대로 정조대를 채운다.
곧바로 다시 여성기를 괴롭힐 줄 알았던 나탈리아는 오히려 행위를 방해하는 정조대가 채워져서 곤혹스러웠다.
“궁금한가? 이유는 금방 알게 될 거다.”
그렇게 말하고 빌렘은 어떤 액체를 분무기로 나탈리아에게 뿌렸다.
“…………?”
무미무취한 액체였다. 물일까 햇지만, 굳이 물을 뿌릴 이유는 없었을 것이다.
나탈리아의 몸을 붙잡고 있던 청년들이 일어섰다.
왕자 일당은 감옥 안에 수상쩍은 도구함을 두고 복도로 나와 쇠창살을 잠갔다.
“그럼, 어떻게 될까?”
왕자 일당은 복도 벽에 등을 기대고 히죽거리며 감옥 안의 나탈리아를 지켜보기 시작했다.
“무슨 짓인가요, 도대체……?”
흠칫, 하고 아랫배에 위화감이 느껴졌다.
“으응…… 응응…….”
위화감이 느껴진 것은 자궁이었다. 달아오르기 시작한 자궁의 열이 좀이 쑤시는 듯한 욱신거림을 발생시키고 있었다.
“으응, 응응…… 으응, 크응……!?”
욱신거림은 점점 강해졌고, 자궁에 이끌리듯이 질도 꾸욱꾸욱 꿈틀거리기 시작했다.
“크, 으응…… 하, 아앗!?”
하체만이 아니었다. 심장도 쿵쾅쿵쾅 고동을 빨리 했고, 거칠어진 호흡에 맞춰 오르내리는 가슴 꼭대기도 욱신거렸다.
“응…… 앗!? 아앗……♥”
땀이 송글송글 배어나왔다. 암컷의 냄새가 피어오르는 것을 스스로도 알 수 있었다.
(아아♥ 제 몸, 발정해버린 건가요……??)
“아, 아아……♥”
욱신거린다.
질이 욱신거린다.
자궁이 정액을 원하고 있다. 아기씨즙을 원한다고 울부짖고 있다.
“앗…… 아앗…….”
갑자기 타오르는 격렬한 관능의 불길에 저항하지도 못하고 나탈리아는 사타구니에 손을 뻗어 스스로를 위로하려 했다.
“윽!? 앗, 아앗!?”
긁적긁적. 긁적긁적긁적.
나탈리아의 손가락은 정조대에 막혔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손톱으로 긁어대지만, 금속제 정조대는 꼼짝도 하지 않는다.
“후으 ――♥ 후으 ――♥ 후으으으윽……♥”
하다못해 클리토리스라도 만지작거릴려고 피부와 정조대 사이로 손가락을 집어넣으려 하지만, 어찌된 일인지 정조대는 용접된 것처럼 하체에 달라붙어 손톱 하나 넣을 틈이 없었다.
“안 돼 안 돼. 그것도 루크의 특제품이다. ‘조정’의 마법이 부여되어 있지.”
“하아♥ 하아♥”
“착용하는 즉시, 그 정조대는 오직 네 전용이 된다. 머리카락 한 올이 들어갈 틈도 없어.”
“하아, 하아…… 아아아아아아아아!?”
가고 싶어!
가고 싶어 가고 싶어 가고 싶어!!
뇌수를 강타하는 폭력적인 성적 욕구에 나탈리아는 감옥 바닥에 쓰러져 몸부림쳤다. 차갑고 딱딱한 돌바닥의 감촉을 신경 쓸 겨를도 없었다. 드레스 위로 자신의 가슴을 움켜쥐고 젖꼭지를 굴려 조금이라도 쾌락을 얻으려 했다.
“응♥ 응응♥”
젖꼭지를 꼬집을 때마다 눅진하게 달콤한 법열이 생겨 어깨가 떨렸다.
(아아♥ 젖꼭지♥ 젖꼭지 꼬집는 거 기분 좋아…… 가슴 주무르는 거 기분 좋아요……♥♥♥)
가슴을 물컹물컹 주물럭거려 쾌감을 탐닉하지만, 금새 부족해져 버린다. 옷 위로는 답답하다. 드러난 가슴을 직접 만지고, 젖꼭지 끝을 손톱으로 깔짝깔짝 긁고 싶다.
“하아♥ 하, 아아…….”
쇠창살 너머를 보았다. 감옥 바닥에서 도마 위의 잉어처럼 몸을 비틀고 있는 나탈리아를 빌렘 일행이 큭큭거리며 보고 있었다.
“왜 그래? 우리는 신경 쓰지 말고 마음대로 느껴도 괜찮아.”
“하아, 하아♥ 으, 으으…… 대, 대체 뭘 한 건가요…… 좀 전의 액체는 대체 뭔가요!?”
뭔가 당했다.
뭔가를 당한 것이 틀림없다.
아까 맞은 그 액체. 그것 때문이다. 아마 최음약의 일종임이 틀림없다…….
“아, 그거? 그건…… 거참, 뭐였더라, 루크.”
“인큐버스의 마향, 입니다.”
안경 브릿지를 가운데 손가락으로 밀어 올리며 루크가 말했다.
“인큐버스의 체액에는 여성의 발정을 촉진하는 페로몬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본래는 ‘매료’의 보조가 주목적이지만…… 저는 이 페로몬만 선택적으로 추출해 수백 배 농축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감옥에서 몸부림치는 나탈리아를 바라보는 루크의 눈동자는 빌렘과는 또 다른 잔혹함이 있었다. 마치 실험용 쥐를 관찰하는 듯한 눈빛이었다.
“무…….”
나탈리아는 말문이 막혔다.
인큐버스는 혼돈의 신이 창조한 마물 중에서도 지혜를 가진 상급종―― 마인이라 불리는 종족이다. 여성을 발정시켜 자신의 아이를 다른 종족의 여성에게 잉태시킨다. 마음에 드는 여성에게 계속 집착하는 특성이 없었다면 이 세계의 저울은 크게 혼돈으로 기울었을 것이다.
“윽, 으으…… 으응응~~♥”
뜨겁다.
온몸이 뜨겁게 달아올랐다. 자궁에서 생긴 몸부림치는 듯한 욱신거림이 온몸으로 퍼지면서 음탕한 욕망이 커져갔다. 민감해진 성감대를 만지고 싶어서 견딜 수 없었다. 여자의 희열을 탐닉하고 싶어서 견딜 수 없었다.
(크, 으으윽♥ 안 돼, 안 돼…… 이런 거…… 이런 걸 견딜 수 있을리 없어!)
청렴한 성녀나 고결한 천사조차도 추잡한 성노예로 전락하게 한다는 인큐버스의 독. 그런 것에 평범한 여자가 저항할 수 있을 리 없다.
더군다나 육열의 끝자락을 알고 있다면…….
“윽…… 으아아아아악!?”
더 이상 참을 수 없다.
나탈리아는 왕자 일당에게 전부 보이는 것도 아랑곳하지 않고 앞가슴을 벌려 두 언덕을 드러냈다. 풍요로운 산봉우리 정상에는 분홍빛 젖꼭지가 이미 터질듯이 부풀어 올라 있었다.
“으응, 응응♥ 아아…… 젖꼭지♥ 젖꼭지 좋아…… 젖꼭지 문질문질 기분 좋아♥”
자신의 손으로 가슴을 일그러뜨리고 끄트머리를 검지로 깨작깨작 긁어댄다. 무서울 정도로 달콤한 감각이 솟구치고 나탈리아는 감격에 겨운 신음소리를 낸다.
“아앗♥ 젖꼭지…… 젖꼭지 더……♥”
긁고, 꼬집고, 짓누른다. 스스로 자신의 젖꼭지를 괴롭힐 때마다 나탈리아는 히익히익 하며 몸을 뒤로 젖혔다.
“하하하! 이 얼마나 모습인가.”
“천박한 여자다. 귀족의 수치로군.”
“어머님도 헛고생을 하셨구나. 이런 어쩔 도리가 없는 음란녀라는 걸 아셨다면 필시 후회하시겠지.”
영식들이 비참하게 자위에 빠져든 나탈리아를 조소했다.
죽고 싶을 정도로 분했지만 손을 멈출 수 없었다. 육체가 호소하는 음탕한 욕구는 생명의 위협을 느낄 정도였다. 괴물에게 쫓기는 듯한 마음으로 나탈리아는 계속 손을 움직였다.
기분 좋아.
기분 좋아.
아아, 그런데…… 그런데도.
“아아…… 더…… 더어…….”
아직 부족하다.
발정난 육체는 더 큰 자극을 원했다.
“으…… 으으으……?”
부드러운 살에 손톱을 찔러 자국이 남을 정도로 꽉 움켜쥔다. 젖꼭지가 빨갛게 충혈될 정도로 짓이긴다.
“응긋♥ 응아아…….”
통증을 유발하는 자극으로 조금이지만 욱신거림이 가라앉았다.
하지만 곧 새로운 욱신거림이 찾아온다.
난폭한 손놀림으로 욱신거림에 대응해도 새로운 욱신거림이 끊임없이 솟구친다. 솟구치는 것과 함께 욱신거림은 점점 커져만 갔다. 아무리 쾌락으로 위로해도 육체는 더 많은 쾌락을 찾아 울부짖고 있었다.
“으, 으윽…… 더…… 더…….”
더 이상 욱신거리는 수준이 아니었다. 음란한 욕구는 이미 심각한 굶주림이 되어 나탈리아를 괴롭히고 있었다.
자신의 손만으로는 부족했다. 사막의 모래를 식히려고 컵으로 물을 뿌리는 것과 같았다.
더 강한, 더 강한 자극을.
“하아, 하아, 하아아아아……!? 미칠…… 미칠 것 같아.”
가위눌리듯이 몸을 비틀고 있는데, 발끝이 무언가를 툭 건드렸다.
“하아…… 하아…… 하아…….”
조금 전의 마도구였다. 진동을 발생시키는 금속봉이다.
꿀꺽, 하고 침을 삼켰다.
쇠창살 너머에서 영식들이 큭큭 웃으며 지켜보고 있다. 나탈리아가 얼마나 비참한 모습을 드러낼지 기대하고 있었다.
“후으, 후으…… 후, 으으……??”
상관없다.
자긍심 따위는 개나 줘버려라.
아무리 비참해도 미치는 것보다는 나을 터였다.
금속봉을 잡고 끝을 젖꼭지에 대고 누른다. 조심스럽게, 조심스럽게 마력을 쏟아 붓는다.
위이이이이이이잉!
“히이이이이이이이잉♥♥♥”
마음이 급한 나머지 한꺼번에 마력을 쏟아 부어 버렸다. 금속봉이 파리 날갯짓 같은 소리를 흩뿌리며 격렬하게 진동했다.
가슴 전체가 떨렸다. 폭심지인 젖꼭지에 찢어발기는 듯한 충격이 일어났다.
“아힛♥ 히잉♥ 히아아…… 히이이이이이이잉♥♥♥”
나탈리아는 눈을 까뒤집고 혀를 내밀었다. 자신의 손으로는 결코 만들어낼 수 없는 강렬한 자극으로 절정에 이르렀다.
“아힉…… 아힉……♥”
진동봉의 자극은 대단했다. 폭력적인 자극이 젖가슴을 꿰뚫고 척추를 떨리게 했다. 머리가 바보가 될 것 같은 관능이 신경을 맴돌았다.
“아, 하아…… 하아, 하아…… 하, 아아아……?”
하지만 행복한 기분은 오래가지 않았다.
절정으로 잠시 가라앉았던 굶주림이 다시 나탈리아의 육체를 괴롭히기 시작했다.
“윽, 아앗♥ 아아, 굉장해…… 이 장난감 굉장해♥ 그런데도, 그런데도 또……!?”
다시 금속봉을 진동시켜 젖꼭지에 갖다댄다. 척추가 떨리고 뇌수를 후려치는 쾌감이 찾아오면서 절정에 이른다. 하지만 아까보다 약하다. 아니, 육체가 내성을 얻은 것인가. 같은 걸로는 더는 만족할 수 없었다.
“으아아아♥ 더, 더 강한 것을…… 더 강한 자극을……!?”
나탈리아는 도구함에 손을 뻗었다. 상자 안에는 자지를 본뜬 딜도부터 굵은 밧줄까지, 성행위에 사용할 수 있는 다양한 도구들이 빼곡히 들어있었다. 나탈리아는 그 중에서 지금 손에 들고 있는 것과 같은 금속봉을 꺼내들었다.
“으, 으으, 으, 히이이이이이이이익♥♥♥”
위이이이이이이이잉!!
양손에 든 금속봉에 모든 마력을 쏟아 진동부를 가슴에 짓눌렀다. 물컹하게 변형된 두 개의 살덩어리가 부르르 격렬하게 파도쳤다.
아히이이익♥ 아핫, 아하아아아아아아앗♥♥”
양손에 든 금속봉으로 가슴을 진동시키며 쾌락을 탐하는 나탈리아. 그 비참하고 천박한 모습에 영식들은 손뼉을 치며 삿대질을 하며 낄낄거리며 웃었다.
“하하하! 엄청나군, 엄청나다 이 여자!”
“두 개를 쓰며 기뻐하는 녀석은 처음 봤어!”
“터무니없는 음란녀다!!”
“이히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
자신이 비웃어지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나탈리아에게는 행위를 수습할 여유도, 목소리를 억제할 여유조차 남아 있지 않았다. 끝도 없이 솟구치는 음탕한 굶주림을 희석시키려는 것이 고작이었다.
지하감옥에는 한동안 영식들의 비웃음과 필사적인 교성이 메아리쳤다.
………….
………………이윽고.
“아, 힉…… 힉, 히이…….”
드레스는 구겨졌고, 땀에 젖은 진홍색 머리카락은 헝클어졌고, 음봉의 진동을 계속 받은 가슴은 빨갛게 부어 있었다. 반복된 절정에 체력을 소진해 축 늘어진 나탈리아였지만 정조대를 착용한 허리만 꿈틀거리고 있었다.
“……부탁, 해요…….”
남은 힘으로 엉금엉금 기어 쇠창살 너머로 손을 뻗는다.
“제발 부탁이에요…… 자지 주세요…… 아기씨즙을 제 자궁에 부어주세요…….”
아무리 가도 음탕한 굶주림은 사라지지 않았다. 아무리 스스로 자신의 몸을 괴롭혀도 불붙은 육체는 ‘이것이 아니다’ 라고만 하며 만족하지 않았다.
나탈리아는 몸으로 깨달았다. 이해할 수밖에 없었다.
이 육욕은 절정에 이르는 것으로 진정되는 것이 아니다. 인큐버스는 여자를 임신시키기 위해 발정하게 만드는 것이다. 이 저주 같은 음탕한 욱신거림은 자궁에 정액을 맞이하지 않으면 가라앉지 않는다.
“제발…… 제발 부탁해요…….”
거지처럼 정액을 갈구하는 나탈리아. 쇠창살 사이로 손을 뻗는 타락한 공작 영애를 바라보며 제1왕자와 그 측근들은 거드름피우듯이 어깨를 으쓱했다.
“어떻게 할까? 너에게 우리의 귀중한 정자를 주는 게 무슨 이득이지?”
“귀족을 낳을 귀한 정액이다? 너 같은 닳고 닳은 여자에겐 아깝다.”
“집어 넣을 구멍은 충분이 있고 말이지.”
영식들은 큭큭거리며 웃었다. 고통스러워하는 나탈리아의 모습이 재미있고 즐거워서 어쩔 줄 모르는 웃음소리였다.
“애시당초.”
“으극!?”
웃는 측근들을 조용히 시키고 빌렘은 감옥 밖으로 뻗은 나탈리아의 손을 짓밟았다. 부츠의 뜨거운 밑창으로 소녀의 도움을 청하는 손을 짓밟으며, 왕자에 어울리는 단정한 얼굴에 왕자라는 환상을 깨뜨리는 듯한 악의에 찬 미소를 지었다.
“나는 아직 너한테서 사과의 말을 못 했다? 여자라는 나약하고 시시한 생물 주제에 제1왕자인 내 얼굴에 먹칠을 한 것에 대한 사과는?”
“윽, 으으……!?”
손을 꾹꾹 눌러 밟던 발을 물리고, 빌렘은 팔짱을 끼고 말없이 나탈리아를 내려다보았다. 무엇을 해야 할지 말하지 않아도 알고 있겠지? 그런 요구가 들릴 것 같은 오만한 태도였다.
“…………저, 저…… 저, 는…….”
나탈리아는 네 발로 기어가서 스커트를 걷어올렸다. 그녀의 하체의 정조대에는 사타구니 부분에 작은 슬릿이 있었다. 그 슬릿에서 엄청난 양의 애액이 새어 나와 그녀의 허벅지를 흠뻑 적시고 있었다.
“제, 제가 잘못했습니다…… 신분도 분간하지 못하고 빌렘 전하를 불쾌하게 해드렸습니다…… 저는…… 저는! 남자분이 자지를 쑤셔 박아주지 않으면 살아갈 수 없는 최저의 여자입니다! 보지로 자지를 조이는 것밖에 머리에 없는 닳고 닳은 여자입니다! 제발 부탁드립니다…… 자지님께 아첨하는 음란한 허접 보지에 전하의 늠름하고 존귀한 아기씨즈즙을 베풀어 주시옵소서!!”
홍수를 일으킨 정조대를 살랑살랑 흔들며 나탈리아는 애처로운 목소리로 애원했다. 그 비참함은 변두리의 창녀조차도 얼굴을 찌푸릴 정도였다.
더 이상 공작 영애로서의 자긍심 같은 건 조금도 느낄 수 없었다. 인간으로서도 끝났다. 높이 치켜든 엉덩이를 흔들며 정액을 구걸하는 그 모습은 완전히 타락한 음탕한 암캐였다.
“잘 말했다.”
자긍심을 버리고 남자에게 아첨하는 최저의 여자의 모습에 빌렘은 만족스러운 듯 고개를 끄덕였다.
쇠창살문을 열고 감옥 안으로 들어가며 부하에게 명령해 정조대를 벗기게 한다.
“크응……♥”
정조대에서 해방된 나탈리아의 사타구니에서 음탕한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른다. 감옥 안에 가득했던 달콤쌉싸름한 암컷 냄새도 유난히 짙게 풍긴다.
“기뻐해라. 나는 자비롭다. 너와 같은 최저의 여자에게도 성은을 베풀어 주마.”
빌렘은 바지를 끌어내리고 사타구니의 솟아오른 것을 끄집어 냈다. 젊어서인지 비좁은 바지 속에서 자유로워진 남근은 하늘을 찌를 듯이 가파른 각도로 휘어져 있었다. 매우 길어서 어떤 여자의 자궁에도 쉽게 도달할 수 있을 것 같은 장대한 육말뚝이었다.
“자, 스스로 물어봐라.”
빌렘은 벌렁 드러누웠다. 허리를 흔드는 것도 여자에게 시킬 작정이다. 그에게 여자란 자신에게 봉사하는 것이 당연한 생물이라는 것이다.
“하아……♥ 하아……♥”
나탈리아는 침을 꿀꺽 삼키며 왕자의 일물을 응시했다. 마침내 자유로워진 그녀의 음열에서 새 애액이 왈칵 쏟아져 나왔다.
“하아…… 하아…… 그, 그럼 황송하지만 전하의 자지님에게 봉사해드리겠습니다……♥”
나탈리아는 게다리를 하고 빌렘의 허리에 걸터앉았다. 달아올라 녹아내릴 것 같은 음순이 끄트머리에 닿기만 해도 그녀의 목구멍에서 “크응♥” 하고 애교부리는 개 같은 목소리가 새어나왔다.
“하아, 하아…… 하, 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기다리고 기다리던 빳빳한 육창을 나탈리아는 단숨에 질 깊숙이 삼켰다. 길쭉한 육창의 끝이 자궁구를 밀어 올리자, 그 일격에 그녀는 단숨에 절정에 올랐다.
“가요! 가요! 가요오오옷♥」
꾸우욱, 하고 나탈리아의 주름살이 고귀한 보검을 조였다. 부드러우면서도 강렬한 질압에 오만한 미소를 짓고 있던 빌렘이 “오오!?” 하고 놀라움을 나타냈다.
“오, 호오…… 이건 놀랍군. 정말 놀랐다. 굉장한 명기다.”
여자를 업신여기는 것을 즐기던 제1왕자가 진심으로 감탄한 듯 중얼거렸다.
“큭큭…… 뜻밖의 횡재로군. 재미없는 여자인 줄 알았는데, 속은 정말 기특하지 않은가.”
“아, 아아…… 감사합니다, 전하…….”
넋을 잃고 육봉의 감촉에 빠져있던 나탈리아가 황홀한 미소와 함께 감사를 전했다.
“그럼…… 움직이겠습니다, 전하……♥”
찔꺽, 찔꺽.
등을 젖히고 허리를 짓누르는 것처럼 나탈리아는 움직이기 시작했다. 게다리로 벌어진 두 다리가 쾌감으로 덜덜 떨리면서도 허리를 위아래로 움직였다. 삼킬 때마다 애액이 튀는 젖은 질혈은 그야말로 꿀단지 그 자체였다.
“앗, 앗, 앗♥ 전하의 자지 굉장해♥ 전하의 자지 좋아♥ 휘어지고 빳빳한 자지, 나탈리아의 까끌까끌한 천장을 쑤시고 있어요……♥”
‘2회차’에서 배운 음어를 총동원해 왕족의 패검을 찬양하는 나탈리아. 진홍색 머리카락을 헝클어뜨리고 음욕에 탐닉하는 소녀의 너무나도 요염한 모습에 여자를 장난감으로 다루는 데 익숙한 영식들도 무심코 숨을 삼킨다.
“앗♥ 앗♥ 엉덩이를 흔들게요♥ 잔뜩 흔들게요♥ 나탈리아의 아양떨고 교태 부리는 엉덩이 흔들기로 기분 좋아져 주세요……♥”
쑤컹! 쑤컹! 쑤컹!
너무 깊고 격렬한 스트로크에 안쪽과 끄트머리가 부딪히는 소리가 새어나왔다. 나탈리아의 애액이 순식간에 하얗게 탁해져 이 섹스가 얼마나 진심인지 말해줬다.
벌어진 앞가슴에서 튀어나온 가슴도 잔상을 보일 정도로 격렬하게 흔들렸다.
“응, 크으으으으으으응♥”
오싹오싹오싹, 하고 나탈리아의 등줄기가 떨렸다. 나탈리아는 이미 셀 수 없을 만큼 절정을 맛보고 있었다. 여느 때 같으면 한 번으로 만족할 것 같은 절정이었지만 인큐버스의 마향이 마치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다. 정액으로 자궁을 가득 채울 때까지 나탈리아는 계속 절정을 느끼며 그 최고의 순간을 향해 높이 높이 올라갔다.
“오오…… 주름이 끈적하게 얽히면서 조이는 구나…… 좋다, 나탈리아!”
“아하앗……♥ 감사합니다, 전하……♥”
“보상이다. 네 봉사를 봐서, 내 아기씨를 베풀어 주겠다.”
“아하앗♥ 영광입니다, 전하……♥”
질척하게 녹은 눈동자로 칠칠치 못하게 실실 웃는 나탈리아.
필사적으로 정액을 탐하며 허리를 흔드는 나탈리아를 올려다보던 빌렘이 문득 생각난 듯 피식 웃었다.
“그런데 루크…… 인큐버스 마향에 부작용이 있다고 했던가?”
“……맞습니다, 전하.”
나탈리아의 흐트러진 모습에 시선을 빼앗겼던 루크는 내려간 안경을 중지로 밀어 올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마향으로 발정한 여성가 정액을 자궁에 쏟아 부어지면, 터무니 없는 쾌락에 폐인이 되버립니다.”
“앗, 앗…… 무, 무슨…….”
“그렇지 않아도 인큐버스가 가져다주는 쾌락은 엄청난 것이니까요. 그 인큐버스의 강제 발정 페로몬을 수백 배로 농축한 겁니다. 맛보는 쾌락도 단순 계산으로 수백 배, 여성의 감각에 따라서는…… 위험일에 수정하는 것이라면 천 배, 수천 배로 더 높아지겠죠.”
“…………윽!?”
육욕에 지배받던 나탈리아의 정신에 이성이 돌아온다. 당연하다. 폐인이 될 거라는 선고를 받고 순순히 받아들일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아, 아…… 그런…… 그런 거…….”
“어이 어이, 이제와서 말인가?”
빌렘이 웃었다. 그에겐 여자의 파멸조차 단순한 오락에 불과한 것이었다.
“애시당초 지금도 허리를 흔들고 있지 않나.”
“으, 아아……?”
말을 듣고 시선을 돌리자 나탈리아의 허리는 의지와 상관없이 움직이고 있었다.
“아, 아? 아, 아냐…… 저는…… 저는…….”
찔꺽,찔꺽.
멈추지 않으면. 뽑지 않으면.
나탈리아는 자신에게 정신적으로 마무리 일격을 가하려는 흉기에서 벗어나려고 했지만 생각대로 몸은 움직이지 않는다. 오히려 남자의 사정을 바라는 듯이 요염하게 허리를 앞뒤로 흔들고 있었다.
“아앗, 안 돼! 안 돼, 안 돼♥ 안 되는데…… 싫은데, 왜 저의 보지, 전하의 자지를 놓지 않나요……!?”
숨을 헐떡이며 열에 들뜬 듯이 중얼거리는 나탈리아.
“앗, 앗, 앗♥ 싫어, 싫어엇! 정액 싫어……. 아아, 근데 자지 기분 좋아♥ 자지 단단해♥ 아아, 안 돼…… 싫어…… 좋아……♥”
찔꺽, 찔꺽, 찔꺽!
허리가 뛰어오른다. 휘어진 발기가 푹푹 질 깊은 곳을 두드린다.
벌어진 입에서 침이 떨어진다. 새어 나오는 숨소리가 거칠고 격렬해진다.
“히익♥ 힉, 아힉♥ 이젠 싫어…… 더는 모르겠어…… 저, 망가져…… 망가져버려♥”
녹아버린 눈동자가 눈물로 젖는다. 하지만 도대체 무슨 눈물일까?
모르겠다. 나탈리아 자신도 모른다.
“아앙♥ 아힝♥ 자지, 좋아♥ 빵빵한 자지♥ 사정 자지로 보지가 좋아 ♥”
그녀가 아는 것은 이젠 멈출 수 없다는 것이다.
알았다. 알아버렸다. 지금의 자신은 위험한 날이었다.
그래서 허리가 멈추지 않았다. 그래서 육체가 물러서지 않았다. 그래서 수정 준비 만반의 임신을 원하는 자궁이 나탈리아의 육체의 주도권을 빼앗고 있었다.
“으럇, 가라! 수정 절정으로 죽어라! 나탈리아!”
나탈리아의 엉덩이를 움켜쥐고 빌렘이 허리를 튕겼다.
부들부들 떨려서 느슨해진 자궁구를 걸린들린 듯이 두드려 맞자 나탈리아는 몸을 젖히고 그 순간을 만끽했다.
“가요, 가요……. 수정 절정으로 가요♥ 임신즙으로 가요――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옷♥♥♥”
뷰릇! 뷰르르르릇!!
꾸우우우욱!
“아힉♥ 아힉♥ 아, 아, 아………….”
자궁이 불타는 것 같았다. 조금이라도 더 많은 정자를 탐하며 질벽이 격렬하게 육봉을 조여댔다. 자궁으로 흘러들어오는 정액은 수정이 틀림없을 정도의 농후함이었다.
(앗♥ 앗…… 사라져요♥…… 제가 사라져…… 요…….)
수정의 희열에 온몸을 떨면서 나탈리아의 의식은 새하얀 음열 속으로 녹아들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