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로 사키코 누드 짤을 사용하는 패러디
[제목]
도쿄 액션 배우로 환생하다 (重生东京动作戏演员)
[작가]
가면라이더가 되고 싶어 (想要成为假面骑士)
[태그]
다수 히로인(하렘) / 걸즈 밴드 / 종합 애니(크로스오버 2차 창작) / MyGO!!!!! / 봇치 더 록!
[작품 소개]
"저는 미카미 선생님, 모모노기 선생님, 이치노세 선생님, 이시하라 선생님 등과 함께 작업한 적이 있습니다." "잠깐, 업계 출연 경력을 물어본 거지, 당신 개인의 영상물 취향을 물어본 게 아닙니다만." "여기 액션 배우 구하는 곳 아니었나요?" "여긴 젠장맞을 '무술 액션'이라고! 무술을 하는 그 액션 배우를 모집하는 거라고요!"
[아주 진지한 이야기입니다, 아마도]
💡 번역 참고 사항 (작품의 유머 코드):
액션 배우(动作戏演员): 중국어 '动作戏(동작희)'는 말 그대로 '움직임(액션)이 있는 연기'를 뜻합니다. 면접관은 '무술 액션 배우(武打戏)'를 뽑고 있었지만, 주인공은 이를 성인 비디오(AV)의 '육체적 액션'으로 착각하여 일본의 유명 성인 배우들(미카미 유아, 모모노기 카나, 이치노세 스즈, 이시하라 노조미 등)을 '선생님'이라 부르며 능청스럽게 드립을 치는 장면입니다.
종합 애니(综漫): 여러 일본 애니메이션의 세계관이나 캐릭터들이 한 곳에 섞여서 등장하는 중국 2차 창작 웹소설의 대표적인 장르(태그)입니다. 태그를 보아 《BanG Dream! It's MyGO!!!!!》와 《봇치 더 록!》의 캐릭터들이 주요 히로인으로 등장할 것으로 보입니다.
제0장: 남 좋은 일 시키느니 내가 취하겠다
유즈키 코우는 종종 생각하곤 했다. 어쩌다 일이 이 지경이 된 걸까?
아마 몇 년 뒤, 액션신 촬영 현장에서 감독의 재촉에 못 이겨 짙은 화장을 한 여배우의 몸에 억지로 손을 얹으면서, 오늘을 떠올리게 될지도 모른다.
엄청나게 예쁜 몰락 영애와 사귀면서 그 자그마하고 동그란 얼굴을 그토록 좋아했고, 비좁은 셋방에서 함께 맥주를 마시며 미래를 안주 삼아 떠들곤 했건만. 이제는 그가 먼저 이별을 고해야만 했다.
어쩔 수 없다. 그녀는 철없이 굴어도 되지만, 그마저 철없이 굴 수는 없는 노릇이니까.
아가씨의 가문에서도 그에게 경고를 보내왔다. 이제 그만 손을 떼라고.
그녀가 있어야 할 곳은 따뜻하고 안락한 마이바흐의 조수석이지, 그의 낡은 자전거 뒷자리가 아니었다.
스카이트리에 부는 바람은 제법 쌀쌀했다. 빙의한 지 2년 반, 이렇다 할 성공도 이름도 없는 평범한 남자로 살아남는 데 성공한 그가 높은 곳에 서서 이 도시의 모든 것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윙윙거리는 바람 소리 너머, 다른 전망대 쪽에선 연인들이 떠들썩하게 웃고 있었다. 손을 꼭 잡은 채 미소 짓는 얼굴이 마치 처음의 그들 같았다.
한참을 기다린 끝에, 마침내 콜센터에서 퇴근한 그녀가 나타났다.
참으로 아이러니했다. 고개를 들고 활짝 웃으며 "내가 콜센터 직원 해서 너 먹여 살릴게!"라고 말하던, 무슨 일이 있어도 지켜주겠다고 맹세했던 그 소녀에게 이제 자신의 손으로 상처를 줘야 하다니.
뒤늦게 도착한 소녀의 얼굴에는 기대감이 가득했다.
"코우 군?"
필시 이 오랜만의 데이트를 잔뜩 기대하고 있었으리라. 하지만 그는 돈도 빽도 없는 빈털터리일 뿐, 아가씨의 앞길을 감히 가로막을 수는 없었다.
그러니, 그가 먼저 입을 떼야만 했다. 오직 그가 총대를 메야만 했다.
그는 이를 악물고 고통을 참아내며, 세상에서 제일 좋아하는 그녀를 바라보곤 처연한 미소를 지었다.
"토요카와 사키코, 우리 헤어지자."
"어?"
"너한테는 이제 질렸어. 지금은 마이 선배 쪽이 더 끌리거든."
"왜, 왜 그런 심술궂은 말을 하는 거야?"
"그야……."
순간 말문이 막혔지만, 그는 되는대로 아무 말이나 내뱉기 시작했다.
"그야, 비교해 보자면 난 섹시한 마이 선배의 검은 스타킹이 더 좋단 말이지."
"거, 거짓말이지?"
크나큰 충격을 받은 듯, 소녀의 얼굴에 정성스레 피어나던 미소가 금이 가듯 바스라졌다.
그녀가 온전히 환하게 웃는 걸 본 지가 얼마나 지났던가. 늘 저런 억지웃음을 지었다. 돈이 없어서, 그가 걱정할까 봐, 이미 충분히 만족한다는 듯 연기를 해왔다.
이제…… 충분하다.
"나 바람피웠어."
"누구랑? 카스미가오카 우타하? 에리리? 사쿠라지마 마이? 아니면 유키노시타 자매?"
이 녀석, 대체 날 얼마나 못 믿는 거야……. 무슨 식당 메뉴판 읊어? 문맥을 좀 파악하라고. 네 마음속에서 내 이미지는 수시로 바람피울 상인 거냐?
속으로 투덜거리면서도, 그는 지금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할지 똑똑히 알고 있었다.
"마이 선배야. 나 마이 선배랑 바람났어."
"코우 군, 그런 짓은 나중에 나랑 결혼하고 나서야 하겠다고 하지 않았어?"
"정신적 외도야."
"나, 난 상관없어. 시간은 많으니까 코우 군이 다시 날 좋아하게 만들면 돼."
"그럼 육체적 외도로 할게."
"분명 누구한테 협박당해서 그런 재미없는 거짓말을 하는 거겠지. 우리 같이 해결하자. 혼자 짊어질 필요 없어. 나와 코우 군이 함께 이겨내면 돼."
이 순간까지도 그녀는 여전히 미소 짓고 있었다. 그를 굳게 믿고 있었다.
결국, 대화만 꺼내면 매번 싸움으로 번졌던 그 화제를 꺼낼 수밖에 없었다.
"……꼭 대놓고 말해야 알아듣겠어? 난 더 이상 너 먹여 살리기 싫어. 넌 네가 왔던 그 시궁창으로 얌전히 돌아가라고."
소녀의 눈빛이 다급해졌다.
"내가 콜센터에서 번 돈 다박다박 코우 군한테 잘 줬잖아. 왜 네가 날 먹여 살렸다고 하는 건데? 코우 군이 취직 못해서 매일같이 맥주만 마셔댈 때를 생각하면, 오히려 내가 널 먹여 살린 거 아니야?"
"지금 그게 중요해?!"
…… …
말다툼은 셋방으로 돌아올 때까지 이어졌다.
처음처럼 너덜너덜하지 않은 집에는 두 사람이 함께 남긴 흔적과 손때가 무수히 묻어 있었다.
저 좌식 식탁은 두 사람이 중고 매장에서 낑낑대며 들고 온 것이었고, 다리 하나가 안 맞아 전단지를 몇 번 접어 괴어 놓았다.
책상 위 스탠드는 사키코가 마트 경품 행사에서 뽑은 위로상이었다. 전등갓에 가느다란 금이 가 있었지만 쓰는 데는 지장이 없었고, 그 옆에는 풀다 만 문제집이 놓여 있었다. 소녀는 자격증 시험을 준비 중이었다. 자격증을 따서 월급을 조금이라도 더 주는 곳으로 이직하면, 매일 진상 고객들에게 욕먹을 일도 없고 우리 미래를 위해 돈도 더 모을 수 있다면서.
이런 흔적들.
집 안 구석구석 누군가의 손길이 닿은 곳에 또 다른 손길이 포개지고, 시간의 흐름 속에 반질반질하게 다듬어져 있었다.
하지만 오늘로 각자의 길을 가야만 한다.
잔뜩 화가 난 소녀는 물건을 챙기기 시작했다.
유즈키 코우는 아예 집을 싹 비워버릴 기세인 그녀를 보며 슬쩍 말리고 싶어졌다. 적어도, 밥솥만은 뺏어가면 안 되잖아.
"뭘 그렇게까지 챙겨. 최소한 밥솥은 두고 가라 좀."
"이혼할 거면 확실히 해야지. 이 방에서 가장 소중한 보물이 나랑 안 가겠다는데, 다른 거라도 전부 가져가야 할 거 아니야."
"저기, 우정으로 충고 하나 하자면 말이야, 토요카와 양. 우리는 결혼한 적이 없어서 재산 분할할 권리도 없으시거든요?"
"내 마음속에선 이미 했어."
"그게 마음속으로 혼자 상상한다고 카운트가 되는 거냐?"
유즈키 코우는 어이가 없었다.
하지만 그녀는 씩씩거리며 짐을 다 싸더니, 혼자서 밖으로 짐을 나르기 시작했다.
그는 가만히 앉아 그녀를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마지막으로 한 번만 더 눈에 담자.
아마 홧김에 나갔다가 슬그머니 돌아오면 그만이라고 생각하겠지만, 다시 돌아와도 그는 없을 것이다. 아무리 그래도 그 역시 도쿄만 바닥에 콘크리트가 쳐져 수장당하고 싶진 않았으니까.
"짐 다 쌌어?"
"대충 다 쌌어."
"그럼 가봐."
소녀가 고개를 저었다.
"마지막으로 물어볼 게 있어."
"?"
"내가 떠나면, 코우 군은 뭘로 먹고살 생각이야? 밖에서 만났다는 그 마이 선배한테 빌붙을 거야, 아니면 불쌍한 척하면서 여고생한테 밥 구걸이라도 할 거야? 제대로 일할 생각은 없는 거지?"
"그거라면……."
그는 잠시 생각하다가, 한 번 더 그녀의 속을 뒤집어 놓을 농담을 던졌다.
"아마 예전 직업으로 돌아가지 않을까."
"그 말은, 또 그딴 영상이나 찍으러 가겠다고?"
"뭐, 비슷해."
어찌 된 영문인지, 그녀의 눈빛이 차갑게 식어 내렸다.
"알았어. 그럼 하시는 일 팍팍 번창하시길 바랄게. 사키코는 이만 방 빼드릴 테니까, 짐을 집 밖으로 옮기는 것만 좀 도와줄래? 나중에 사람 보내서 가져갈게."
"어, 알았어."
그는 자리에서 일어나 현관으로 향했고, 그녀가 싸둔 짐을 들기 위해 허리를 숙였다.
그 순간, 등 뒤에서 발소리가 들렸다.
무척 빨랐다. 미처 뒤를 돌아볼 새도 없을 만큼.
묵직한 주먹 하나가 그의 옆구리와 복부 사이를 정확히 강타했다.
그는 새우처럼 허리를 둥글게 말고 고꾸라졌다.
등이 다다미에 부딪히며 둔탁한 소리가 났고, 머리 위의 형광등이 한 차례 흔들리며 시야 속에서 눈부신 하얀 선으로 흩어졌다.
그리고 묵직한 무게감이 그의 위를 짓눌렀다.
사키코가 그의 몸 위에 올라타, 자신의 체중을 실어 그를 꼼짝 못 하게 억눌렀다.
계속 눈길을 피하려 애쓰며 꾹 참았던 그는 그제야 눈치챘다. 오늘 그녀가 입고 있는 게 다름 아닌 사쿠라지마 선배와 똑같은 검은 스타킹이라는 것을.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하다더니, 알고 보니 이런 걸 사러 갔던 모양이다.
하지만 이제 와서 딴생각을 한들 무슨 소용이랴.
한 대로는 그를 제압하기 부족하다고 생각했는지, 그녀가 다시 한번 주먹을 날렸기 때문이다.
"나도 알아. 영상 속의 코우 군은 그런 모습일지 몰라도, 내가 좋아하게 된 코우 군은 그런 거 찍어본 적 없을 거란 걸. 전단지를 돌리고, 이삿짐센터에서 일하고, 마트 캐셔를 하면서 그토록 뼈 빠지게 고생했으면서도, 몸을 팔아 돈을 벌 생각 따위는 추호도 안 하는 사람이라는 걸."
그녀가 눈물을 뚝뚝 흘리며 그를 바닥으로 짓눌렀다.
"그런 코우 군이야말로, 나 사키코의 영웅인걸."
"콜록, 쿨럭…… 사키코, 잠깐만……."
"하지만 그 뒤로 코우 군은 점점 바람둥이가 되어갔고, 밖에서 만나는 여자애들도 늘어났어. 마음이 변한 건 아닐 거야, 그저 몹쓸 바람기가 좀 도진 거겠지. 이번 일도 분명 어떤 나쁜 년이 꼬드겼을 거야. '이렇게 하는 게 사키코를 위한 길이다', '그녀를 놔줘라' 어쩌고저쩌고 입을 털었겠지……."
그녀가 그의 몸을 짓누른 채로 윗옷을 벗기 시작했다.
세상에서 제일 좋아하는 그녀. 동그랗고 앙증맞은 얼굴을 한 그녀가 몸을 숙이더니, 이마와 이마를 맞대고 코끝을 부비며 다가왔다.
"어차피 코우 군의 지능으로는 앞으로도 그 나쁜 년들한테 속아 넘어가서 침대까지 끌려가게 뻔해. 그럴 바에는 차라리……."
소녀의 턱 끝에 맺혀 있던 눈물방울이 얼굴 위로 툭 떨어지며, 그녀의 따스한 체온과 함께 스며들었다.
그녀가 그의 귓가에 밀착해, 마지막 남은 뒷말을 귓바퀴 안으로 나지막이 속삭였다.
"——딴 년들 좋은 일 시키느니, 내가 가지는 게 낫겠어."
제1장: 빙의자는 돌아갈 집이 없다
【 반년 전 】
…… …
도쿄는 욕망으로 가득 찬 도시다. 이곳은 밤이 되어도 결코 어두워지지 않으며, 고개를 들면 언제나 네온사인이 일렁인다. 이 도시는 국가의 거의 모든 자원을 블랙홀처럼 빨아들인다. 부(富)든 인력이든 무엇이든 간에. 그렇기에 젊은이들은 기회를 찾기 위해, 저출산으로 학교가 줄지어 폐교되는 절망적인 고향을 떠나 기회가 가장 많은 이곳으로 모여든다. 그 한 가닥 남은 출세의 동아줄을 붙잡기 위해서.
하지만 도박판의 끝에서 승자는 대개 한 명뿐이다. 바로 '판돈을 쥔 물주'다. 주머니를 두둑하게 채우며 당장의 승리를 거머쥐든, 전 재산을 날리고 미래까지 저당 잡히든, 그 누구도 진정한 승리자가 될 순 없다. 젊은이들은 희망을 품고 도쿄로 오지만, 결국 이곳에 남는 건 극소수뿐. 대다수는 하얗게 불태운 뒤 패잔병처럼 비참한 몰골로 고향에 돌아가야만 한다. 어쩔 수 없다. 사람은 결국 집으로 돌아가야 하니까. 잘 풀렸든 못 풀렸든, 금의환향을 하든 못 하든 말이다.
그러나 유즈키 코우는 이곳에서 자리를 잡든 못 잡든 간에, 영원히 그들 중 하나가 될 수 없었다. 왜냐하면 그에게는 이미 돌아갈 '집'이 없었기 때문이다. 어째서 돌아갈 집도, 돌아갈 곳도 없냐고? 그는 '빙의자'니까.
유즈키 코우는 신주쿠 동쪽 출구의 인파 속에 서서, 컬러로 인쇄된 전단지 뭉치를 쥐고 있었다. 10월의 밤바람은 제법 쌀쌀해서 뼛속까지 스며들었다. 그는 기계적으로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전단지를 내밀었다. 입가에는 몇 달을 연습해서 겨우 구색을 맞춘 '일본식 영업용 미소'가 걸려 있었다. 스스로도 이런 웃는 방식이 멍청하다고 생각했지만, 배울 수밖에 없었다.
"한번 보고 가세요."
전단지를 받아줄 확률은 대략 10분의 1. 그걸 진지하게 읽어볼 확률은 20분의 1도 채 되지 않았다. 나머지 9할은 열 걸음도 떼기 전에 전단지를 구겨 쓰레기통에 처박거나, 아예 그의 곁을 지나칠 때 스마트폰이나 하늘 따위를 보며 그를 투명 인간 취급했다. 지나가는 행인이 자신감 넘치는 젊은 여성이라면 이 확률은 2분의 1까지 올라가지만, 여전히 전단지를 보는 사람은 없었다. 인센티브를 받을 수도 없을뿐더러, 오히려 헌팅인 줄 알고 착각해 말을 걸어오는 걸 대충 넘기느라 전단지 돌릴 시간만 낭비될 뿐이었다. 간혹 대담한 갸루들이 지나가면서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자기들이랑 같이 놀러 가지 않겠냐며, 자기네 집에 재밌고 기분 좋은 것들이 있다고 묻기도 했다.
이제 와서 유즈키 코우는 그런 일로 곤란해하지 않았다. 그가 갓 빙의했을 때, 이 세계에서 '자신'을 대체한 몸의 원래 주인이 하던 일에 비하면, 전단지 알바 정도는 충분히 감지덕지였다. 적어도 옷은 벗지 않아도 되니까.
빙의라는 사건 때문에, 그는 고향도 미래도 잃어버렸다. 더 어처구니없는 건 그가 몸뚱어리째로 이 세계에 던져졌다는 거다. 가진 지식이나 기술이라곤 오직 '자신'의 것뿐이었다. 그래서 처음엔 일본어도 할 줄 몰라 바닥을 구르며 간신히 배웠다. 무호적자 문제는 그가 빙의하면서 덮어쓴 이 시공간의 '유즈키 코우', 즉 '평행세계의 동위원소' 덕분에 어떻게든 해결되었다. 사실 두 사람은 외모만 좀 닮았을 뿐 이름마저 '코우(抗)'로 똑같지는 않았지만, 그냥 '평행세계의 동위원소'라고 쳐두자.
만약 선택권이 있었다면, 유즈키 코우는 차라리 무호적자로 시작하는 편을 택했을 것이다. 왜냐하면 이 세계의 그가 하던 직업은, 약간…… 체면이 서지 않는 일이었으니까.
이 세계의 '유즈키 코우'에게 어떤 사연이 있었는지는 모른다. 하지만 빙의자인 유즈키 코우는 매우 보수적인 사람이었다. 시대가 아무리 진보주의를 표방한다 해도 그는 고지식하게 굴었다. '그런 일'은 결혼한 뒤 서로 사랑하는 사람끼리만 해야 한다고 생각했고, 노동에는 귀천이 없으며 제 두 손으로 먹고살아야 당당할 수 있다고 믿었다. 이런 평범한 가치관이 어쩌다 지금에 와서 보수적이고 꽉 막힌 생각이라며 스스로를 조롱하게 되었는지는, 이 시대에 물어봐야 할 일이다. 어쨌든 감정 소모를 싫어하는 유즈키 코우는 굳이 문제를 파고들지 않았다. 그렇게 꽉 막히고 제 손으로 돈 버는 게 최고라고 생각하는 그조차 떳떳하지 못하다고 여길 직업이라면, 자연히 정말로 '조금 많이' 체면이 서지 않는 일일 터. 공교롭게도 이 세계의 '유즈키 코우'는 개인의 피나는 노력과 '두 손'이 아닌 '다른 부위'를 적극적으로 활용한 덕에, 이 업계에서 제법 잘나가는 수준까지 올라가 있었다.
유즈키 코우가 처음 빙의했을 때 겪은 심적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었고, 그조차 다시는 떠올리고 싶지 않았다. 어쨌든, 그는 도망쳤다. 일본 사회의 기준으로 보면 우습겠지만, 그는 동정이었다. 그런 일(성인 비디오 촬영)은 도저히 할 수 없었다. 그것은 이 세계에서 온전히 물려받을 수 있었던 모든 기반을 내버린다는 뜻이었고, 말 그대로 맨바닥부터 다시 시작한다는 의미였다. 거기다 그를 알아볼 만한 사람들을 피해 다녀야 했기에, 결국 지금처럼 길거리에서 전단지나 돌리는 신세가 된 것이다. 아무리 꽤 짭짤한 예금이 통장에 있다 한들 까먹기만 할 수는 없었다. 돌아갈 집은 없어도, 혼자 살아가는 건 아니니까.
이 정도면 훌륭했다. 적어도 옷은 입고 하는 일이고, 노동으로 정당한 대가를 받는 일이며, 카메라 앞에 서지 않아도 되는 일이니까. 서둘러야 한다.
마트에 도착했을 때, 할인 코너 앞에는 이미 사람들이 둥그렇게 진을 치고 있었다. 이 시간에 오는 사람들은 다들 낯익은 얼굴들이었다. 정장 차림의 직장인, 에코백을 든 주부, 그리고 누가 봐도 그처럼 도쿄의 밑바닥에서 발버둥 치는 젊은이들 몇몇. 모두가 침묵 속에 서서, 매대 위에 놓인 도시락 상자에 곧 붙을 '반액(半額)' 스티커만을 뚫어지게 응시하고 있었다. 분위기는 마치 어떤 엄숙한 의식이나, 혹은 전쟁을 치르는 듯 긴장감이 감돌았다. 점원이 카트를 끌고 나타났다. 군중이 미세하게 술렁였다.
점원이 '반값' 스티커를 다 붙였다는 건, 곧 전쟁의 시작을 의미했다. 생존이 걸린, 그리고 존엄성이 걸린. 그 누구도 한 달 30일 내내 콩나물찜, 콩나물볶음, 콩나물무침 등등 온갖 콩나물 요리만 먹고 싶진 않을 테니까. 나중 가면 인간이 원래 콩나물만 먹고도 살 수 있는 생물인지 의심하게 되는 데다, 그와 함께하는 '다른 한 사람'에게 너무 미안해질 테니.
유즈키 코우는 심호흡을 크게 한 번 하고는, 몸을 비틀어 인파 속으로 파고들며 재빠르게 손을 뻗었다— 낚아챘다. 두 개. 가라아게(닭튀김) 도시락 두 개. 정가 580엔짜리가 반값이 되어 단돈 290엔. 그는 전리품이나 다름없는 도시락 상자를 소중히 품에 안았고, 입가에는 저도 모르게 한 차례 미소가 번졌다. 옆에서 경쟁에 밀린 안면 있는 아저씨가 한숨을 쉬며 마지막 남은 낫토 김밥으로 고개를 돌렸다. 유즈키 코우는 그를 향해 인사를 대신해 살짝 고개를 끄덕이곤 종종걸음으로 계산대를 향했다.
계산대에서 결제를 기다리며 머릿속으로 빠르게 계산기를 두드렸다. 오늘 번 돈에 그동안 모아둔 잔돈을 합치면 다음 주 공과금은 딱 맞게 낼 수 있고, 도시락은 반값이니까 합쳐서 600엔이 안 된다. 좋아. 계산을 마치고 나오자, 밖은 바람이 조금 더 거세져 있었다. 그는 도시락 두 개를 품에 꼭 안았다. 마치 행여라도 차가워질까 두려운 소중한 것을 품듯. 사실 이미 다 식어서 어차피 집에 가서 데워 먹어야 했지만, 그래도 왠지 그렇게 안고 싶었다.
집으로 가는 길엔 전철을 한 번 갈아타야 했다. 퇴근 시간대의 피크가 지나 차 안은 제법 한산했다. 유즈키 코우는 구석 자리를 찾아 앉아 무릎 위에 도시락을 올려두었다. 차창 밖으로 보이는 도시의 불빛들이 흐르는 금빛 선처럼 이어졌다. 그의 자리에서 바라본 도쿄 전체가 마치 따뜻한 빛의 바다에 잠겨 있는 듯했다. 하지만 저 따스함은 가짜라는 걸, 유즈키 코우는 잘 알고 있었다. 이 도시의 빛과 열기는 모두 돈을 지불해야만 얻을 수 있는 것들이니까. 전철은 흔들흔들 앞으로 나아가며 역마다 멈춰 섰다. 타는 사람은 점점 줄고, 내리는 사람은 점점 많아졌다. 그가 내려야 할 역이 되었을 때, 객차 안에는 고개를 숙인 채 스마트폰만 보며 서로에게 무관심한 승객 몇 명만이 덩그러니 남아 있었다.
역에서 나와 한참을 걸어야 했다. 그가 사는 곳은 3층짜리 낡은 목조 아파트였다. 외벽의 페인트는 큼지막하게 벗겨져 나가 그 밑의 칙칙한 시멘트와 뼈대인 목재 구조물이 훤히 드러나 있었다. 복도의 센서등은 켜질 때도 있고 안 켜질 때도 있었다. 계단을 오르며 발을 두 번 쾅쾅 구르자, 그제야 전구가 마지못해 켜지며 희미하고 누런빛을 토해냈다.
3층, 복도 끝의 그 방. 유즈키 코우는 열쇠를 꺼내 자물쇠를 돌리고 문을 밀었다.
아주 옅은 술 냄새가 섞인 공기가 훅 끼쳐왔다. 방은 작았다. 한눈에 끝에서 끝이 다 보일 만큼 비좁았다. 현관에는 삐걱거리는 신발장 하나가 놓여 있었고, 그 위엔 자그마한 여성용 구두 한 켤레와 그가 신는 낡은 운동화 한 켤레가 나란히 놓여 있었다. 안으로 두 걸음 걸어 들어가면 이른바 '거실'이 나오는데, 실상은 방석 두 개를 간신히 깔 만한 빈 공간에 불과했다. 구석엔 낡은 책 몇 무더기가 쌓여 있고, 중고 마켓에서 건져온 좌식 식탁이 한가운데를 차지하고 있었다.
가장 눈에 띄는 건 벽 구석에 쌓인 빈 술병들이었다. 그는 애써 찾은 두 번째 아르바이트에서 잘렸을 때, 홧김에 저 술병들을 그녀에게 던진 적이 있었다. 지금 생각하면 눈뜨고 볼 수 없을 만큼 쓰레기 같은 짓이었다. 다행히도, 그녀는 그를 용서해주었다. 유즈키 코우 역시 이번 생에는 두 번 다시 그녀의 손을 놓지 않겠다고 맹세했다. 저 술병들도 고물상에 팔면 돈이 되기 때문에, 그들은 폐지와 함께 모아두었다가 한꺼번에 팔기로 했다. 그래서 이 방에는 과거의 흔적들이 여전히 남아 있었다.
"다녀왔어." 그가 신발을 벗으며 말했다. 목소리는 크지 않았고 피곤한 기색이 묻어났지만, 끝음은 살짝 올라가 있었다. 최대한 지쳐 보이지 않으려 애쓴 흔적이었다. 방 안에는 따스한 노란빛의 작은 스탠드가 켜져 있었고, 그의 목소리를 들은 식탁 앞의 그림자가 흠칫하더니 자리에서 일어나 뒤를 돌아보았다.
"어서 와, 코우."
머리 위의 하늘과 같은 색깔의 옅은 하늘색 머리카락. 약간 둥그스름해서 예쁜 작은 얼굴. 그리고 무엇보다 보는 이를 빠져들게 만드는 호박색이 감도는 금빛 눈동자. 토요카와 사키코. 그를 바라볼 때, 그녀의 눈빛이 반짝였다. 날아갈 듯이 기뻐하는 반짝임은 아니었다. 마치 어두운 방 안에서 갑자기 성냥개비 하나를 그어 올린 듯한, 그저 손바닥만 한 공간을 밝힐 뿐이지만 그걸로 충분히 따스해지는 미세한 변화였다. 소녀는 따뜻한 노란 불빛 속에 서 있었다. 그녀가 입고 있는 건 그의 낡은 후드티였다. 소매가 너무 길어 손등을 반이나 덮고 있었다. 머리카락은 대충 아래로 묶어 포니테일로 늘어뜨렸고, 뺨 양옆으로 흘러내린 잔머리 몇 가닥이 그녀의 얼굴을 더욱 작아 보이게 했다.
"오늘 평소보다 조금 늦었네." 그녀가 자연스럽게 다가와 그의 손에 들린 비닐봉지를 받아 들곤 안을 슥 들여다보았다. "도시락 샀어?" "응, 가라아게." 유즈키 코우가 대답하며 외투를 벗어 문 뒤의 고리에 걸었다. 그의 말투엔 자그마한 우쭐함이 묻어났다. "두 개 다 가라아게야. 오늘 운이 좋았거든. 아줌마 두 명이 동시에 손을 뻗었는데, 둘이서 서로 째려보는 틈을 타서 내가 밑에서 쏙 빼왔지." "와, 대단해." 소녀는 장단을 맞추며 손뼉을 두 번 치더니, 도시락을 식탁 위에 올려놓고 뚜껑을 열어보다가 또 한 번 눈을 반짝였다. "감자 샐러드도 들어있어." "반값에 샀지." "그럼 더 대단한걸."
유즈키 코우가 식탁 앞에 앉자, 사키코는 알아서 젓가락 두 벌을 찾아오고 아침에 남은 보리차를 두 잔 따라서 내왔다. 그녀는 그의 맞은편에 앉아 젓가락을 건넨 뒤, 두 손을 모았다. "잘 먹겠습니다." "잘 먹겠습니다."
도시락은 한 번 데웠는데도 금세 식어 있었다. 밥알은 뻣뻣했고, 가라아게의 튀김옷은 진작에 수분에 눅눅해져 바삭한 식감이라곤 전혀 없었다. 하지만 유즈키 코우는 진지하게 밥을 입에 밀어 넣고, 가라아게를 씹어 천천히 삼켰다. 눈앞의 소녀도 마치 한 입 한 입의 맛을 소중히 간직하려는 듯 천천히 음식을 먹었다.
몇 입 먹던 그가 무언가 생각난 듯 젓가락을 내려놓고는, 주머니를 뒤적여 오늘 전단지를 돌리다 지나친 드럭스토어에서 산 핫팩을 꺼내 그녀 앞으로 내밀었다. "이거 네 거. 밤에 잘 때 매번 발 시리다고 했잖아. 이불 안에 붙여두면 좀 나을 거야." "그냥 나한테 붙어 자면 안 돼? 우리 같이 자면, 이불도 하나 아낄 수 있고……." "바보 같은 소리 마." "혹시 못 참을까 봐 그래?" 유즈키 코우가 어이없다는 듯 그녀의 머리를 쥐어박으려 손을 들자, 그녀는 피하기는커녕 눈을 질끈 감고 스스로 머리를 들이밀었다. "사키코를 어떻게 하고 싶다면, 얼마든지 와도 좋아." 그 반응에 도리어 부끄러워진 건 코우 쪽이었다. 그는 멋쩍게 손을 거둬들일 수밖에 없었다.
가벼운 장난이 끝나고, 그녀는 핫팩을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멈칫하곤 손을 뻗어 그것을 집어 들었다. 그러고는 이리저리 두어 번 뒤집어보더니 조그만 목소리로 말했다. "이거, 꽤 비쌌을 텐데." "할인하더라고." 유즈키 코우는 안색 하나 안 변하고 거짓말을 했다. 물론 할인은커녕 제값 다 주고 샀다. 그녀는 더 이상 아무 말 없이 핫팩을 무릎 위에 올려두고는 고개를 숙인 채 다시 밥을 먹기 시작했다. 잠시 후, 식탁 위에 도시락에서 튄 국물이라기엔 너무 맑은 물방울 두 방울이 툭, 툭 떨어졌다. 그는 못 본 척 고개를 푹 숙이고 밥을 크게 한 입 떠먹었다.
방 안에는 잠시 정적이 감돌았다. 오직 두 사람이 음식을 오물거리는 미세한 소리만이 울렸다. 스탠드 불빛이 두 사람의 그림자를 벽에 투영했고, 그림자는 무척이나 가깝게 붙어 있어 마치 하나로 포개진 것처럼 보였다.
"코우." "응?" 밥을 다 먹은 그녀가 자리에서 일어나 그의 앞으로 다가오더니, 발뒤꿈치를 들고 그의 허리를 가볍게 끌어안았다. 유즈키 코우는 흠칫 굳어버렸다.
"내가 더럽다고 느껴져?" "몇 번이나 말했잖아. 난 코우가 그런 영상을 찍을 사람이라고 안 믿어." "만약 진짜로 찍었다면?" "아무리 더러워진 코우라도, 코우는 코우인걸." 소녀가 그의 가슴팍에 얼굴을 파묻으며 웅얼거리듯 말했다. "오늘도 일하느라 수고했어."
그가 고개를 숙여 그녀를 바라보았다. 얇은 옷가지를 뚫고 전해지는 체온. 그 따뜻하고 분명히 존재하는 온기에, 남자는 목이 메는 것을 느꼈다. 몇 초가 지나서야 그는 천천히 손을 들어 그녀의 등을 토닥였다. "……수고는 무슨. 그냥 전단지 돌린 게 단데." 사키코는 대답 대신, 주인이 돌아오기만을 기다렸던 고양이처럼 그의 품에 얼굴을 한 번 더 부비적거렸다.
그러고는 그를 안았던 팔을 풀고 한 걸음 뒤로 물러섰다. 얼굴의 표정은 이미 평소의 그 약간 새침하고 콧대 높은 아가씨의 모습으로 돌아와 있었다. 그녀가 방 한구석 벽 쪽에 놓인 자그마한 더미를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참, 저것 좀 봐봐."
유즈키 코우가 그녀의 손가락을 따라 시선을 옮겼다. 구석에는 나무판자 몇 개와 나뭇가지들이 가지런히 쌓여 있었다. 절단면이 꽤 매끄러운 걸 보니, 누군가 인테리어 공사를 하고 남은 자투리 같았다. 그 옆에는 못이 든 작은 봉투와 사포 한 롤이 놓여 있었다. "이게 다 뭐야?" "옆집 302호 스즈키 씨네가 바닥 공사를 새로 하느라 남은 것들이야. 내가 가서 받아왔어. 원래는 버리려던 건데, 우리가 쓰고 싶다고 하니까 그냥 주셨어." 그녀가 칭찬을 기다리는 새끼 동물처럼 똘망똘망한 눈으로 그를 올려다보았다. "이거면 우리 집을 좀 꾸밀 수 있을 거 같아."
원래 저 나뭇조각 더미에 전혀 흥미가 없던 유즈키 코우는 마저 밥을 먹으려다, 그 말을 듣고 바보처럼 실실 웃음을 흘렸다. 그는 그 단어를 속으로 곱씹었다. 그 글자들을 곱씹었다. 그녀의 입에서 너무나도 자연스럽고 당당하게 흘러나온, '우리 집'이라는 단어를.
그는 젓가락을 내려놓고 그 나뭇조각들을 찬찬히 살펴보았다. 조립형 판재 몇 개. 간이 책장이나 선반을 조립할 때 쓰는 부품 같았다. 나무판자 모서리엔 미처 다 떼지 못한 상표 스티커가 붙어 있었고, 나사못들은 비닐봉지 안에서 달그락거렸다. 물건이 많지는 않았지만 아주 가지런히 정리되어 있었다. 사키코가 꽤 신경 써서 갈무리해 둔 모양이었다.
"이것 봐봐." 그녀가 부품 더미 옆에 쭈그려 앉아 나무판자들을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이걸 이렇게 조립해서 저쪽 구석에 두면, 나중에 위에다가 물건을 올려둘 수 있어. 저쪽 벽도 계속 비어 있었잖아. 이걸 저기에 못 박아 달면 옷도 걸 수 있고, 매번 식탁 위에 옷을 허물 벗듯 쌓아두지 않아도 되고……." 그녀는 이것저것 만들 수 있는 것들을 말하더니, 그가 믿지 않을까 봐 걱정이라도 되는 듯 점점 말이 빨라지며 손짓 발짓 섞어가며 위치까지 설명했다.
유즈키 코우는 조용히 듣고만 있었다. 바닥에 쭈그려 앉아 나무 부품들을 이리저리 만지작거리는 소녀를 바라보면서. 그녀는 헐렁한 낡은 후드티를 입고 있었다. 소매가 너무 길어 손을 다 덮는 바람에 가느다란 손가락 몇 개만 삐죽 나와 있었다. 옅은 하늘색 긴 머리카락이 흘러내려 얼굴 반쪽을 가렸지만, 입가에 걸린 미소마저 가리지는 못했다.
그녀는 너무 많이 야위어 있었다. 원래도 살짝 있던 젖살이 쏙 빠져버려 동그랗던 얼굴은 온데간데없고, 처음 만났을 때보다 뼈마디가 훨씬 앙상해졌다. 손목의 뼈는 툭 불거졌고 쇄골은 골짜기처럼 깊게 팼으며, 볼살이 살짝 움푹 패는 바람에 그 예쁘장한 이목구비가 오히려 더 날카로워 보였다. 예전엔 틀림없이 손에 물 한 방울 안 묻히고 온실 속 화초처럼 곱게 자란 아가씨였을 것이다. 고운 피부, 머릿결, 일거수일투족에 남아 있는 약간의 우아함이 그 모든 걸 증명하고 있었다. 하지만 지금, 그녀는 남들이 버린 폐목재 더미 앞에 쭈그려 앉아 그걸 마치 보물이라도 되는 양 소중히 어루만지고 있었다.
"나 완전 대단하지?" 그녀가 고개를 갸웃거리며 물었다. 유즈키 코우는 손을 뻗어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동작은 무척 부드러웠다. 연한 하늘색 머리칼 사이를 손가락이 파고들자, 옅은 샴푸 향이 났다. 마트에서 파는 싸구려 샴푸 향이었지만, 그녀 본연의 체향과 섞여 꽤 기분 좋은 냄새가 났다. "응, 대단해."
사키코는 만족스러운 듯 고개를 끄덕이곤 나무판자들을 옆으로 밀어둔 뒤, 다시 식탁으로 돌아와 젓가락을 들었다. 그러더니 자신이 먹던 도시락에 남은 마지막 가라아게 한 조각을 그의 도시락통으로 쏙 옮겨 주었다. 유즈키 코우는 자신의 도시락통에 굴러들어 온 가라아게를 2초간 빤히 바라보았다. 이내 그걸 반으로 갈라 한쪽은 자기 입에 쏙 넣고, 남은 반쪽을 사키코의 입가로 가져갔다. 사키코는 잠시 멍하니 있다가 입을 벌려 그것을 받아먹었다.
"아 맞다, 나 국 끓였어." "오, 그럼 기대 좀 해봐도 되려나?" "싼 재료로만 끓인 거라 기대하면 안 돼."
창밖의 도시는 대낮처럼 환했다. 도시는 화려한 네온사인으로 치장된 거대한 아가리를 벌려 수많은 이들의 청춘과 꿈을 씹어 삼키고 있었다. 하지만 창문 안쪽의 소녀는 마술이라도 부리듯 아주아주 평범한 국 한 그릇을 꺼내놓았다. 정말 지극히 평범한 국물이었지만, 그는 이 아무런 치트 능력도 쥐여주지 않은 똥망 스타팅의 빙의 생활이 썩 나쁘지만은 않다고 생각했다.
"맛있어?" "맛있네." 사키코가 고개를 들었다. 입가에 밥풀 하나가 붙어 있었다. "진짜?" "진짜." 그녀가 웃었다. 아주 옅은 미소였다. 호박색 눈동자가 얕은 초승달처럼 휘어졌다. 화려하지도, 눈부시지도 않았지만, 보고 있으면 한없이 기분 좋아지는 예쁜 웃음이었다.
식탁 아래에서 그녀의 발이 무심코 그의 발등에 스쳤다. 어쩌면 고의였을지도 모른다. 발은 차가웠다. 그는 피하지 않고 오히려 자신의 발등으로 그녀의 발을 폭 감싸주었다. 그 알량한 온기나마 조금 덜어주려는 듯이. 사키코는 발을 빼지 않았다. 그녀는 고개를 숙인 채 계속 국을 떠먹었다. 귓바퀴가 아주 살짝 붉게 달아올라 있었다.
작게 웅얼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진작 이랬으면 좋았잖아.'
제2장: 마트 뒷문에서 카드 게임을 하는 두 사람
다음 날, 수요일.
수요일은 평일이니 유즈키 코우도 알바를 가야 한다는 뜻이다. 물론 휴일에도 알바를 해야 하지만 말이다. 정규 직장이 없는 그는 전단지 배포, 편의점 카운터, 라이브하우스 짐 운반, 레스토랑 웨이터, 중국어 과외 등 온갖 일당치기 알바를 전전하고 있었다.
본래라면 2개 국어에 능통하니 제법 잘 나가야 정상이었건만, 어학 과외 페이는 고향(중국)에서 온 유학생들에게 치여 한없이 깎여나간 상태였다. 편의점 정직원이 될 기회도 있었지만, 그마저도 남아시아 노동자들에게 빼앗기고 말았다.
오늘로 그가 이 세계에 빙의한 지 딱 2년째 되는 날이었다. 앞으로 반년만 더 지나면 빙의자 연습생 기간인 '2년 반'을 꽉 채우게 되지만, 그는 여전히 돈에 쪼들리는 신세였다.
원래라면 이 세계의 '자신(원래 몸의 주인)' 명의로 남겨진 적잖은 돈이 있어야 했으나, 그걸 찾기란 여간 까다로운 일이 아니었다. 밟아야 할 절차와 서류 작업도 많았고, 무엇보다 그가 예전 '지인'들과 엮이기 싫어 신원 보증이나 도움을 받을 사람이 없으니 더 골치 아팠다.
다른 장르였다면 2년이라는 시간은 이미 기를 끌어들여 수선(修真)의 대도에 올랐을 시간이다. 'XX일 출석 시 XX 세트 지급' 같은 상태창 시스템이 있었다면 더 간단하게 금단(金丹) 진인이나 원영(元婴) 대능, 화신(化神)기의 고수가 되었을 테고, 하다못해 허리에 벨트를 차거나 스파크 랜스를 치켜들며 가면라이더나 빛의 거인이 되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오늘에 이르기까지, 이 빙의자는 이미 미련을 버린 지 오래였다. 그에겐 상태창도, 어떠한 치트 능력도 없는 게 분명했다.
이 세계는 원래 그가 살던 세계와 꽤 많은 차이가 있었고, 그 탓에 경마 도박도, 표절(문장 베끼기)도, 작곡도 몽땅 실패로 돌아갔다.
자신이 빙의자라 한들 그저 평범한 일반인에 불과하다는 걸 깨달은 유즈키 코우는 그냥 얌전히 현실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이제 와선 그저 아내 맞을 돈이나 모으며, 이 세계의 가상화폐나 떡상하길 바라다가, 사키코가 가족과 화해하면 처가에 찾아가 청혼이나 할 생각이었다.
사키코가 무슨 우주 최강급 재벌가 아가씨만 아니라면야, 본인만 동의한다면 최악의 경우 사키코를 꼬드겨 집에서 몰래 도장을 훔쳐 오게 만들면 그만이다.
어쨌든 간에, 적어도 그의 삶엔 희망이 있었다. 진심으로 좋아하는 여자아이가 있으니까.
편의점 알바는 주로 물건 분류와 짐 나르기였다. 새로 들어온 잡지를 창고에서 꺼내 매대에 진열하고, 냉장고의 음료수를 채워 넣고, 오뎅 국물을 갈고, 유통기한이 임박한 삼각김밥에 할인 스티커를 붙이는 일. 중노동은 아니지만 자잘하게 손이 많이 가는 일이었다.
밤 8시, 마지막 상품 보충이 끝났다.
사키코를 빨리 보고 싶은 마음에 빈 카트를 끌고 창고로 가던 유즈키 코우는, 직원 휴게실 문이 반쯤 열려 있는 것을 발견했다. 안에서 부스럭거리는 소리와 함께 한껏 흥분한 목소리들이 낮게 흘러나왔다.
문틈으로 슬쩍 들여다보니, 동료 몇 명이 휴게실 구석에 옹기종기 모여 다 깨진 다나카의 낡은 스마트폰 화면을 뚫어져라 보며 무언가를 감상하고 있었다.
유즈키 코우는 문을 밀고 들어가 헛기침을 했다. "어이, 지금 근무 시간이잖아."
"유즈키, 꼰대처럼 굴지 말고 빨리 와봐. 다나카가 새롭게 유출된 노모자이크 액션(AV) 대작을 구해왔다고. 이거 돈 주고 사려면 몇천 엔은 깨질걸." 친한 동료 하나가 손을 비비며 그를 불렀다.
유즈키 코우는 막 엄숙한 얼굴로 이들의 일탈을 꾸짖으려다, 슬쩍 화면을 보고는 생각했다. 영상이 꽤나 화끈하네. 꾸짖는 건 이따가 해도 되겠지. 그는 빈 카트를 벽에 세워두고 그들 틈에 끼어들었다.
여배우의 화장이 좀 짙었다. 클로즈업될 때 눈화장이 좀 번들거렸고, 남배우의 동작도 약간 뻣뻣한 게 신인의 첫 촬영이라 리듬감을 제대로 잡지 못한 것 같았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제작 수준은 나름 괜찮았다.
가장 중요한 건 여배우가 꽤 예쁘다는 거다. 액션 연기야 뭐, 여배우가 시원시원하게 빼지 않고 연기하면 어지간해선 보기 좋기 마련이다. 주변 동료들은 완전히 몰입해서 보고 있었고, 간혹 감탄사를 터뜨렸다. 영상을 제공한 다나카의 얼굴엔 '어때, 나 꽤 의리 있지?' 하는 뿌듯함이 가득했다.
동료들의 반응을 보며 유즈키 코우는 고개를 저었다. ‘하, 동정 녀석들.’
아, 나도 동정이지. 그럼 상관없나.
무리가 여배우 감상을 끝낸 후, 누군가 남배우가 쏟아내는 액체 분출량에 주목했다. "대박, 현실에서 진짜 저렇게 많이 쏟아낼 수 있는 거냐?" "무슨 애니메이션에 나오는 분량 같네."
유즈키 코우가 툭 내뱉었다. "저거 다 가짜야." "하지만... 엄청 진짜 같은데..." "바나나 주스, 차, 윤활제, 계란에다가 색소를 좀 섞으면 진짜랑 똑같이 생긴 특수 소품(가짜 체액)을 만들 수 있어. 냄새가 고약해서 그렇지." "유즈키, 넌 그걸 왜 그렇게 잘 알아?" "예전에 비슷한 인터뷰를 봤거든."
아무도 그가 갑자기 뽐낸 풍부한 지식량에 신경 쓰지 않은 채, 다들 계속해서 감상에 빠져들었다.
"부럽다, 남배우." "나도 저런 거 한두 번만 찍어봤으면..." "저 업계도 엄청 빡세." "그래도 저렇게 예쁜 여배우랑 연기할 수 있다면 아무리 고생해도 남는 장사라고 생각해." "...사실은 메이크업이랑 후반 편집 빨이 크지만." "내 아름다운 환상을 깨부수지 마, 유즈키 이 자식아!"
무리가 여기서 영상을 끝까지 다 보고 일하러 갈 리는 없었다. 각자 다나카에게 파일 하나씩 공유받기로 약속한 뒤 제자리로 흩어졌다. 알바 중에 농땡이를 피우는 것도 한도가 있다. 어쩌다 한 번이면 몰라도, 여기 점장님은 꽤 좋은 분이라 굳이 곤란하게 만들 필요가 없었다.
아까 그를 불렀던 동료가 그의 어깨를 두드리며 실실 웃는 얼굴로 감상평을 물었다. 유즈키 코우는 고개를 저으며 짐짓 심오한 체했다. "저 남배우는 기술이 좀 부족하네." "어째서?" "긴 생머리 여배우랑 할 때는 머리카락이 얼굴을 가리기 쉽거든. 그럴 때 남배우가 센스 있게 여배우의 머리카락을 귀 뒤로 넘겨줘야 얼굴이 카메라에 잘 잡히지... 저 남배우는 전혀 프로답지가 않아. 딱 봐도 감독이 지적하고 나서야 부랴부랴 넘겨주잖아." "그래그래, 아는 척하고 싶은 건 알겠는데, 굳이 이런 이상한 데서 아는 척할 필요는 없잖아."
친한 편의점 동료는 그의 어깨를 툭 치고 자기 할 일을 하러 갔다. 유즈키 코우 역시 제 일을 하러 갔다.
삶이란 이런 것이다. 입에 풀칠하기 위해 뛰어다녀야 하고, 의식주에 전기세, 수도세까지 전부 돈이 든다. 자신이 빙의자라 앞으로의 대세를 안다고 한들, 관련 분야를 파고드는 전문가가 아닌 이상 일반인이 '어느 시점에 뭘 해야 좋은지' 정확히 기억해 내기란 쉽지 않았다.
퇴근 시간이 되자, 유즈키 코우는 마트 뒷문으로 나갔다. 누군가를 기다리기 위해서였다.
그는 사키코에게 거짓말을 했다. 전단지 알바나 일당치기만으로는 두 사람을 먹여 살릴 수 없었기에, 이따금씩 예전에 쌓아둔 '기술'을 이용해 썩 좋지 않은 일도 하곤 했다.
마트 뒷문은 눈앞에 있는 골목 끝에 있었다. 철제 비상계단이 3층부터 바닥까지 이어져 있고, 그 옆에는 맥주 박스가 몇 개 쌓여 있었다. 그는 이 장소에 벌써 몇 번이나 와봤다. 거래를 하기엔 최적의 장소였으니까. 은밀하고, 인적도 드물고, 머리 위 CCTV가 하필 그쪽 각도만 망가져 있어서 누구에게도 들키지 않는 사각지대가 생기기 때문이었다.
유즈키 코우는 맥주 박스 옆 벽에 기대어 품속을 뒤적거렸다. 고개를 들자, 마침 골목 반대편에서 누군가 걸어오는 것이 보였다.
여자였다. 선글라스에 마스크를 끼고, 그 위엔 크고 헐렁한 어두운색 외투를 걸친 채 머리카락마저 모자 속에 숨겼다. 한마디로 엄청 꽁꽁 싸맨 차림새였다. 하지만 그렇다 해도, 외투 아래로 드러나는 빼어난 몸매까지 감출 수는 없었다.
"오늘은 꽤 일찍 왔네. 촬영은 잘 끝났어?" "......쓸데없는 소리 말고 본론으로 들어가지." "그것도 그러네. 우리가 뭐 한가하게 수다나 떨 사이는 아니니까."
유즈키 코우가 고개를 끄덕이며 물건 몇 팩을 꺼내 던졌다. "네가 원하던 물건이야." "오늘 여기서 전부 다 써버릴 테다." "입맛도 꽤 고급이네(욕심도 많네), 너."
유즈키 코우가 눈앞의 여자를 약간 경외하는 눈빛으로 쳐다보자, 여자는 그가 던진 물건의 포장을 그 자리에서 거칠게 뜯어버렸다.
"어쩔 수 없잖아. 영화 촬영은 기본이 주 단위고, 로케이션 따라다니다 보면 달 단위도 훌쩍 넘어가는데. 오히려 네가 찍는 그 '영화'들이 부러울 지경이야. 빠르면 하루 만에 다 찍고 끝난다며?" "몇 번이나 말해. 난 그 유명한 남자 '액션 배우'랑 얼굴만 좀 닮았을 뿐이라고." "그런데 이름까지 하필 똑같다?" "내 기억이 맞다면, 그 유명한 액션 남배우는 예명만 쓴 걸로 아는데." "그래서 내가 뒷조사를 좀 해봤지." "좀 변태 같네. 한낱 '거래' 상대한테 그렇게까지 정성을 쏟다니."
유즈키 코우는 남 일이라는 듯 바닥에 게임용 플레이매트를 깔고 그 위에 물건을 올려놓았다.
"그렇게 금단증상이 심해? 영화 촬영 끝나자마자 날 찾아오게." "넌 멍청해서 제 명에 못 살 거다, 유즈키 코우."
여자가 고개를 저으며 그가 던져준 물건을 뜯었다. 얼른 뜯고 싶어 안달이 난 기색이 역력했다.
눈앞의 여자와 이 거래를 마칠 때마다 유즈키 코우는 소소한 '원조(수고비)'를 챙길 수 있었다. 하지만 이런 짓은 엄밀히 말해 불법은 아니어도 그리 떳떳한 일은 아니었다. 유즈키 코우는 오늘 한탕을 끝으로 손을 씻기로 결심했다. 앞으로는 그녀에게서 돈을 받을 생각이 없었다. 만약 금전이 오가는 관계만 아니라면, 기꺼이 그녀와 어울려줄 의향도 있었다.
"내 말 좀 들어봐. 앞으로 이런 카드팩 같은 건 웬만하면 본인이 직접 카드 매장 가서 사라고, 사쿠라지마 씨." "매니저가 내 이미지를 이런 거랑 엮어서 발전시킬 생각은 전혀 없거든." "......어머니 참 오지랖도 넓으시네."
컷 셔플. 덱 셔플. 서로의 덱 확인 후.
완전히 새로운 카드팩을 뜯은 중증 카드 게임 중독 소녀는 참지 못하고 위장용 외투마저 훌렁 벗어 던졌다.
"잔말 말고, 듀얼이나 해." "듀얼."
두 사람은 마트 뒷문에서 카드 게임을 시작했다.
뒷문 쪽 센서등이 간혹 꺼질 때면, 두 사람은 약속이라도 한 듯 일제히 손놀림을 멈췄다. 그리고 유즈키 코우가 발을 쾅 구르며 불을 다시 켜면, 그제야 카드를 다시 꺼내 들었다. 골목에 이따금 지나가던 도둑고양이가 호기심에 쓰레기통 위에 올라가 두 사람을 구경하다가, 잠시 뒤 지루해졌는지 꼬리를 흔들며 떠나가기도 했다.
사쿠라지마 마이라는 이름의 소녀는 카드 게임을 할 때 표정이 비정상적일 만큼 진지했다. 손가락을 깨물기도 하고 다급해하기도 했는데, 그토록 몰입한 모습은 대형 스크린에서 그녀가 구축한 단아한 캐릭터와는 거리가 멀어도 한참 멀었다.
반면 유즈키 코우는 무릎에 팔꿈치를 기댄 채 고개를 푹 숙이고 카드 뒷면만 노려보며 '신의 뽑기(데스티니 드로우)'만을 기대하는 등 꽤나 대충 치는 편이었다.
가끔 그녀가 고개를 들어, 그의 어깨너머를 기웃거릴 때가 있었다. "뭘 그렇게 봐?" "머리 위의 달."
💡 번역 참고 사항:
AV 관련 드립: 앞부분에서 동료들이 감탄했던 '출혈량(流血量)'은 찐득한 혈액을 묘사하는 게 아니라, AV에서 정액 등의 체액을 묘사하기 위해 바나나 즙, 차, 윤활제, 마요네즈(또는 계란) 등을 섞어 만든 가짜 소품을 뜻합니다.
착각물 개그: 뒷골목 거래 씬은 마치 '마약 거래'나 '성매매/불법 촬영물 거래'를 하는 것처럼 비장하게 묘사되지만, 사실 사쿠라지마 마이(청춘 돼지 시리즈 히로인)가 아이돌/배우 이미지 관리 때문에 직접 카드샵을 갈 수 없어 유즈키 코우를 셔틀로 써먹으며 뒷골목에서 유희왕 같은 TCG(카드 게임)를 즐기고 있는 개그 씬입니다. '물건'은 신상 카드팩이었으며, 바닥에 깐 돗자리도 카드용 플레이매트(Playmat)를 의미합니다.
‘남자 성우도 스폰 제안을 받을 줄이야 早知道男声优也会被潜’ 을 쓴 작가의 신작인가 봅니다. 아직 19화 밖에 연재 되지는 않았지만 앞부분은 기대되는 맛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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