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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역영애
악역영애

(백업) 악역 영애는 단죄 END를 반복한다 完

06/04/2026, 13:57:33
소설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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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회차! 꼴 좋다 히로인! 저는 고급 창녀로 살아가겠어요!

 

 

“앗♥ 앗♥ 앗♥”

삐걱삐걱, 싸구려 침대가 삐걱거린다.

어두컴컴하고, 침대밖에 없는 방. 섹스하는 것만 떠오를 것 같은 방에서, 붉은 머리의 나긋나긋한 여자가 강인한 남자에게 덮쳐져 범해지고 있었다.

“우오오오…….”

뷰르르릇!

“아힝♥”

남자의 사정에 맞춰 붉은 머리의 여자가 울찔 하며 절정에 이르렀다. 남자가 육봉을 뽑자 여자의 사타구니에서 백탁액이 새어나왔다.

엄청난 양이다.

단 한 명이 낼 수 있는 양이 아니었다.

“어이, 빨리 하라고. 잔뜩 밀려있단 말이야.”

방 문이 두드려졌다. 남자는 허름한 작업복을 입고 문을 열었다. 방 밖 복도에는 억센 남자들이 줄지어 서 있었다. 다른 방에서는 또 다른 여자의 교성이 새어 나오고 있었다.

“망할, 우물쭈물하기는. 휴식 시간이 5분밖에 안 남았잖아.”

“넌 조루라서 5분이면 충분하잖아.”

“뭐야!”

남자 둘이서 주먹다짐을 시작했다.

주변 남자들은 싸움을 부추기거나, 나 몰라라 하고 다른 방의 순서를 기다리거나 했다.

“………….”

붉은 머리의 여자가 침대 위에서 몸을 일으켰다.

“…………질렸어요.”

그렇게 말하고 불은 머리의 여자는 침대 밑에 숨겨둔 쇠못을 꺼내 자신의 경동맥에 정확하게 찔러 넣었다. 엄청난 피가 뿜어져 나왔고, 여자는 순식간에 죽었다.

탄광 창관에 팔려온 노예 창녀가 자해하는 것은 흔한 일이라 광부들은 아까운 여자였다고 한탄하다가 어느새 붉은 여자에 대한 걸 잊었다.

← →

“――아가씨. 일어나셨나요, 아가씨?”

똑똑.

노크 소리와 부르는 목소리에 나탈리아는 천천히 눈을 떴다.

“……깨어 있어. 들어와.”

“실례합니다.”

입실을 허락하자 메이드복 차림의 초로의 여인이 들어왔다. 공작가의 메이드장인 레베카였다.

“안녕히 주무셨나요, 아가씨.”

“……그래, 좋은 아침, 레베카.”

나탈리아는 차분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감정이 느껴지지 않는 주인에게, 늙은 메이드는 고개를 갸우뚱했다.

“……오늘은 주인님의 애인과 사생아가 오는데, 어떻게 하실 건가요?”

“그렇네…….”

나탈리아는 팔짱을 끼고 머리를 굴리다가 좋은 생각이 떠올랐다는 듯이 손뼉을 쳤다.

“그래. 가끔은 공격적으로 나가보자.”

“네? 아가씨?”

칼을 들고 공작가에 들어온 길고양이를 구제하려 했지만, 가신들에게 막혀 오른쪽 눈을 빼앗는 것밖에 할 수 없었다. 유감.

저택의 한 방에 감금된 후, 슬슬이라고 예상했는데 47회차…… 아니, 48회차였나? 어쨌든 지난 번과 마찬가지로 수프에 들어있던 독으로 죽었다. 왕비를 죽인 것과 같은 독이다. 고통 없이 죽을 수 있었으니, 그런대로 당첨이었던 회차였다.

← →

77회차는 흔한 패턴이었다. 창녀로 이국에 팔려가는 흐름이었다.

이 패턴도 당첨인 부류였다. 어쨌든 나탈리아는 음란녀의 재능이 있다. 테크닉도 있어서 창녀라고는 해도 그럭저럭 쾌적한 환경을 쟁취하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최악은 항상 왕자에게 포획되는 패턴이다. 자의식을 잃는 것은 그래도 나은 편이다. 사지를 잘려서 단순한 오나홀로 전락했을 때는 최악이었다. 자력으로 죽지도 못해서 ‘재시작’하기까지 20년 가까이 걸렸다.

여느 때처럼 남자를 기쁘게 하는 솜씨를 부려 나름대로 높은 지위에 있는 남자에게 팔렸다. 여기까지는 흔한 일이었지만, 이번 구매자는 꽤나 특이한 사람이었다.

구매자인 남자는 어느 나라의 남작으로 나탈리아를 입양했다. 그리고 그 나라의 귀족들이 모이는 학원에 입학시키고,

“제1왕자와 그 측근을 농락해 왕가에서 추방당할 만한 사건을 일으켜라.”

라고 명령했다. 아무래도 제2왕자를 왕으로 만들기 위해 제1왕자를 모함하는 말로서 나탈리아를 구입한 것 같았다.

나탈리아는 명령대로 그 나라의 제1왕자와 그 측근에게 접근해 간단히 농락했다. 나탈리아의 명기와 테크닉을 이용하면 비교적 쉬운 일이었다.

나탈리아에게 푹 빠진 제1왕자는 터무니없게도 약혼녀와 파혼을 저질렀다. 별다른 증거도 없이 약혼녀를 비난하자 관계 곳곳에서 불만이 터져 나왔다. 제1왕자는 왕가에서 추방되고 왕세자는 제2왕자에게 굴러들어갔다.

임무를 완수한 후 나탈리아는 구매자인 남자에게 살해당했다. 배신당하는 형태였지만, 도중부터 어찌되었든 예상하고 있었기 때문에 화는 나지 않았다. 불합리하다고는 생각했지만.

그보다 그는 나탈리아를 계몽 해주었다. 남자를 농락해 정치를 조종하는 수법과 그 실례를 보여주었다.

드디어 해야 할 일이 명확해진 기분이었다.

나탈리아는 배 위에서 바다 한가운데로 던져져 심해로 가라앉으면서 78번째 계획을 세우고 있었다,

← →

“앗♥ 앗♥ 파파♥ 기분 좋나요, 파파♥”

“오오…… 기분 좋다, 미샤…….”

“기뻐♥”

뚱뚱한 노인 위에서 허리를 흔들며 나탈리아는 코에 걸린 어리광 섞인 목소리로 헐떡였다.

노인은 빅팀 왕국의 전 재상이다. 은거한 몸이지만, 은연한 권력을 가지고 있었다. 꼭 협력자가 되었으면 하는 인물이었다.

“아앙♥ 파파, 파파…… 파파 부탁이야, 머리 쓰다듬어줘……♥”

“오오, 미샤는 어리광쟁이구나.”

노인이 머리를 쓰다듬어 주자 나탈리아는 “에헤헤♥” 하고 웃었다.

나탈리아는 현재 다소 유행에 뒤쳐진 드레스를 입고 검은 가발을 쓰고 노인의 성기를 문지르고 있었다. 이 드레스는 어디론가 도망친 노인의 딸이 입었던 드레스였다.

노인은 딸을 무척이나 사랑했던 모양이었다. 애정이라기보다는 편애라고 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그는 늘 친딸을 범하고 싶고 범하고 싶어서 어쩔 줄 몰랐다고 한다. 딸의 도망도 어디선가 아버지에게 불온한 것을 느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뭐, 나탈리아에게는 딸의 기분 따위는 상관없었다.

중요한 것은 흉내 플레이로 노인의 잠자고 있던 욕구를 이루어 주는 것이었다. 혐오스런 남자가 생각할 법한 무구한 언행 정도는 얼마든지 연기해 보인다.

“아앗!? 파파의 고추가 부풀어 올라…… 파파의 고추, 미샤를 임신시키고 싶어서 떨고 있어……♥”

미샤는 그 딸의 이름이다.

“앗♥ 앗앗앗♥ 안 돼, 파파…… 미샤의 보지에서 파파의 고추 빼줘…… 이러다가 미샤, 아빠의 자지즙으로 임신해버려♥”

“안 된다! 미샤는 파파의 아이를 임신하는 거다. 분명 미샤를 빼닮은 예쁜 딸이 태어날 거다.”

끈적끈적한 목소리였다. 그만큼 딸을 임신시키고 싶은 모양이었다.

하지만 여기서 “제발 임신시켜줘.” 하는 것은 악수다. 전회의 실패를 거울삼아…….

“싫어♥ 안 돼, 안 돼애♥ 미사의 자궁에 파파즙 안 돼애애♥”

“우오오오오오오! 임신해하, 임신해라 미샤…… 임신해라아아아!”

도퓨우우우우우우우!

노인이라고는 믿기지 않는 기세의 사정. 그만큼 이 플레이에 흥분한 모양이었다.

“아아앙♥ 파파 자지즙 나와버렸어어어…… 안 돼 안 돼…… 미샤, 마마가 되기 싫은데……♥”

“호오? 미샤는 왜 마마가 되고 싶지 않은 거지?”

“그치만…… 그치만 마마가 되면, 파파와 섹스를 할 수 없게 되니까…… 미샤, 파파와 더 기분 좋은 거 하고 싶어……“

“아아, 미샤…… 괜찮다, 미샤…… 아이를 가져도 섹스할 수 있으니까. 겁먹지 말고 파파의 아기를 가져줘…….”

“……알았어. 미샤, 열심히 할게…….”

“아아, 미샤…….”

플레이가 끝나자 바로 서둘러 옷을 입고 옷새무매를 다듬는다.

여기는 왕성이다. 제대로 방을 빌렸고, 위병의 순찰 시간도 억누르고 있지만, 불필요한 의심을 살 가능성은 최대한 배제해야 한다.

“음. 오늘 밤도 훌륭했다, 나탈리아 양.”

“영광입니다, 각하.”

“꿀단지도 좋지만, 마치 나의 숨은 소망을 읽는 것 같은…… 나잇값도 못 할 정도로 흥분했다. ……후후, 정말 나탈리아 양을 임신시켜, 임산부 딸 플레이 섹스를 하고 싶구나.”

“………….”

이건 빠른 시일 내에 미샤의 행방을 알려주는 것이 좋을 듯 하다. 이웃나라의 수도에서 인기 있는 빵집을 운영하고 있지만, 이쪽이 피해를 보지 않으려면 어쩔 수 없다.

“그럼, 각하.”

“음, 드디어 내일이구나.”

“네. 잘 부탁드려요.”

나탈리아는 깊이 절을 하고 방을 나와서 발걸음을 재촉해 저택으로 서둘러 돌아갔다. 내일의 단죄에 만전을 기하기 위해서라도 충분한 수면을 취하지 않으면.

← →

알현실에는 많은 귀족들로 북적거렸다.

제1왕자에 대해 중요한 이야기가 있다고 국왕 폐하가 국내 귀족들에게 하달한 것이다.

아마도 왕세자 책봉에 관한 것일 것이다. 식은 추후에 하기로 하고, 책봉 결정을 알리는 것으로 보였다.

왕세자에게 축하의 말을 하는 데 늦으면 안 되는 일이라, 갑작스러운 부름에도 국내의 유력 귀족들은 거의 다 모여 있었다.

나탈리아도 나란히 있었다. 아직 주인이 없는 옥좌의 가장 가까운 곳에 서 있다. 여러모로 복잡한 입장이지만, 역시 국내 필두 귀족. ‘모시는 자’, 코르티자노의 이름은 결코 허세가 아니라고 모두가 감탄하고 있었다.

“국왕 폐하! 왕비 폐하! 두 분 폐하께서 납십니다!

귀족들이 일제히 고개를 숙였다. 느린 발소리 후, 앉는 소리.

“얼굴을 들어라.”

국왕의 목소리가 들리자 귀족들은 다시 직립 자세로 돌아갔다.

빅팀 왕국의 최고 책임자는 50대 초반. 머리카락에 흰 것이 흩뿌려져 있는데, 역시 빌렘 제1왕자 왕자의 아버지. 콧수염이 잘 어울리는 나이스 미들이었다.

“갑작스러운 부름에 불구하고 이렇게 많은 신하들이 모여주어 감사하다.”

깊고 차분한 목소리다. 귀에 남는다. 시각적으로도 청각적으로도 정치가에 잘 어울리는 남자였다.

“오늘은 짐의 장남 빌렘의 거취에 대해 모두에게 해둘 말이 있어 불러내었다. 중요한 이야기이니 조용히, 차분하게 들어주길 바란다.”

국왕이 손을 들자, 알현실의 문지기가 손잡이에 손을 얹고, 시종들이 목소리를 높인다.

“빌렘 제1왕자 전하, 입실하십니다!”

문이 열리고 문 앞에서 준비하고 있던 빌렘이 들어왔다. 망토를 휘날리는 자신감에 찬 발걸음이었다.

빌렘은 옥좌에서 10보 앞에서 멈춰 섰다. 이것은 신하의 거리다. 왕세자가 되는 것이 확실해지면 5보 더 나아가게 된다.

“빌렘이여. 그대에게 전할 말이 있다. 듣도록 하라.”

“경청하겠습니다.”

한쪽 무릎을 꿇고 가슴에 손을 얹고 아버지의 말을 기다리는 빌렘.

몇 초간의 침묵이 흐른 후, 왕이 말했다.

“그대를 왕가에서 제적한다. 또한, 알프완 성으로 옮길 것을 명한다.”

“…………뭣?”

예상치 못한 말에 빌렘이 불경스럽게도 되묻는 듯한 소리를 내고 만다. 물론, 귀족들도 웅성웅성 혼란스러워 하고 있으니 그의 반응도 무리는 아니었다. 그만큼 상궤를 벗어난 통보였다.

왕가에서의 제적은 물론이고, 알프완 성으로 옮기는 것은 엄청난 일이었다. 알프완 성은 가장 가까운 육지까지 수 킬로미터, 마을도 없이 성만 있는 절해의 외딴섬이자 감금용 성이다. 속되게는 감옥섬의 감옥성 등으로 불리기도 하는 곳이었다.

“……나를 폐적한다, 라고?”

“그렇게 말했다.”

“납득할 수 없습니다!”

일어서서 반박하는 빌렘에게 국왕은 얼굴을 찌푸렸다.

“모르는가? 이미 다 들통 난 것이다?”

“무엇을 말입니까?”

“이런 것이다.”

왕이 손을 흔들자 알현실 문이 열렸다. 근위 기사에게 붙잡혀 걸어나오고 있는 것은 부부로 보이는 남녀와 그 딸로 보이는 옅은 분홍색 머리의 소녀 한 명.

“……안나?”

“빌렘…… 무슨 일이야?”

양손이 뒤로 묶여 있는 안나였지만, 기죽지 않고 당당하게 정면을 바라보고 있었다. 겁에 질린 남녀―― 아버지와 어머니와는 확연한 차이였다.

“아버님! 왜 안나에게 저런 짓을!?”

“어리석은. 왕비 암살의 건, 짐이 모를 줄 알았나.”

“윽…….”

빌렘의 얼굴에서 표정이 사라진다. 천천히 옥좌 옆의 배우자석으로 고개를 돌리자 슬픈 표정의 왕비가 앉아 있다.

“……빌렘. 어째서, 어째서지?”

“어째서, 라고?”

빌렘은 싸늘한 얼굴로 왕비를 노려보았다.

“당연하다! 잔소리가 심한 어머니 따위는 방해만 될 뿐이다. 나는 자유롭게 하고 싶었을 뿐이다. 누구도 방해받지 않는다.”

다음으로 빌렘은 왕을 노려보았다.

“당신도다, 아버지. 당신은 범인이다. 범인이 내 위에 서 있다니 견딜 수 없다. 오히려 지금까지 잘 버텨 왔다.”

“……과연.”

국왕은 한숨을 쉬었다. 물리적 무게감까지 느껴지는 묵직한 한숨이었다.

“오만함…… 가장 왕에 어울리지 않는 자를 왕세자로 생각하고 있었다니…….”

“오만한 것이 뭐가 나쁜가.”

“그것을 모른다면, 그대에게 왕이 될 자격이 없다…… 뭐, 이제부터라도 자신을 돌아볼 시간은 얼마든지 있을 것이다. 잘 생각해보도록 하라.”

“유감스럽지만.”

빌렘은 오만 그 자체인 미소를 지으며 콧대를 울렸다.

“나는 죄인 취급을 받지 않겠다. 그런 굴욕을 받을 바에야 차라리 죽음을 택하겠다.”

말하자마자 빌렘은 허리에 차고 있던 검을 뽑았다. 반쯤 장식된 그것을 목덜미에 대고 단숨에 그었다.

피가 뿜어져 나오고, 알현실에 붉은 비가 내린다.

귀족들이 허둥대는 모습을 바라보며 빌렘은 웃음을 머금은 채 쓰러졌다.

호위 기사가 조심스럽게 다가가 빌렘의 손에 쥐어진 검을 걷어차고 몸을 숙여 맥을 짚었다. 곧바로 일어서서 안쪽을 향해 고개를 저었다.

“오만하구나…… 범죄자의 신분이 되는 것을 참을 수 없었나.”

마지막까지 소란스러운 녀석이라며 국왕은 고개를 저었다.

“뭐, 나중에 측근들도 보내주겠다. 외롭진 않을 것이다.”

코를 울리며 시체를 치우라고 지시한 국왕은 다음으로 안나에게 시선을 돌ㄹㅆ다.

“그럼…… 독을 준비한 건 너라는 것도 판명되었다. 안나 코르티자노…… 아니, 안나 멜니니.”

깜짝 놀란 것은 안나가 아니라 안나의 어머니였다.

“설마 전전대의 왕세자 암살에 연루된 일족에 생존자가 있었을 줄이야…… 무미무취인데다, 조합하는 것으로 독이 되는 약…… 기미를 빠져나가는 무시무시한 약효다. 사용되었다면 막을 수 없었을 게지.”

“………….”

“코르티자노 공작 부인의 죽음도 그대들이 연루되어 있지 않은가? 데릴사위로 우울해하던 코르티자노 공작과 결부된 것도 그것이 계기가 되었을터?”

나탈리아의 아버지가 흠칫 떨었다.

“왕국 상층부를 혼란에 빠뜨린 죄는 용서하기 어렵다. 너희 세 사람은 국가 반역죄를 적용한다. 재판을 생략하고 사형을 집행하라.”

아버지와 어머니가 비명을 질렀다. 귀에 거슬리는 자기변호를 늘어놓자 왕의 명령을 받은 근위 기사에게 이끌려 알현실에서 퇴장한다.

남겨진 안나는 입을 다물고 가만히 서 있었다.

“무슨 할 말이 남아 있나? 이것이 마지막 기회이니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하도록 하라.”

“……멍청한 놈들이 아무리 모여도 나와 빌렘의 정체가 들통날 리 없어.”

알현실에 모인 귀족들을 둘러보며 안나가 말했다.

“도대체 누구의 짓이지?”

“그건 이 자에게 물어보는 것이 빠를 것이다.”

왕의 부름에 따라 나탈리아가 걸어나왔다.

참고로, 알현실 앞쪽에 있던 귀족들은 빌렘이 자살할 때 피가 쏟아져 난처해 했지만, 나탈리아의 드레스는 완전히 깨끗한 상태였다. 3회차 정도만 돌면 피가 튀는 것은 피할 수 있을 정도로 간단했다.

“……하필이면, 너야?”

안나가 이해할 수 없다는 듯이 얼굴을 찡그렸다.

“속편한 귀족들 중에서도 유난히 느긋한 너가? 대체 무슨 수를 쓴 거야?”

“이야기만 했을 뿐이야.”

“………….”

안나가 노려보지만 나탈리아는 부채로 팔랑팔랑 얼굴을 부채질하고 있었다. 더 이상 이복 여동생에게 관심이 없어 보였다.

사실 지금의 나탈리아는 안나에게 관심이 없었다. 안나의 파멸은 이미 2회차 전에 확정되었다. 이번 회차는 이미 준비된 경기인 것이다.

“……당신은, 이 세상이 파이 쟁탈전이라고 말했었지?”

그래도, 뭐.

모든 것이 잘 마무리 된다면, 이것이 그녀와 얼굴을 마주하는 것은 마지막이 될 것이다. 주관적 시간으로는 반세기에 가까운 사이가 되는 이복 여동생에게 마지막 말을 건넸다.

“……그런 말을 했었나? 하지만 맞아, 그 말대로야. 나는 파이를 빼앗으려다 손목을 잘린 불쌍한 도둑, 이라는 걸까?”

“나에게, 파이 같은 건 아무래도 좋아. 파이가 없으면 타르트라도 좋은 거야. 원한다면 달라고 먼저 말하지 그랬어.”

“……달라고 하면 준다는 거야.”

“그래요. 살아남는 것에 비하면 파이 같은 건 얼마든지 버릴 수 있는 거죠.”

“………………그렇구나.”

나탈리아의 머리 꼭대기부터 발끝까지를 뚫어지게 관찰한 안나는 어딘가 자조하는 듯 표정을 일그러뜨렸다.

“살아남기 위해서라면 뭐든지 한다…… 공작가의 긍지 따위 같은 개밥도 안 되는 것을 평생 소중히 여기는 멍청이라고 들었는데, 정말이지…….”

기가 막힌 듯 탄식하고, 안나는 지금까지 보여준 적 없는 동정 어린 표정을 나탈리아에게 향했다.

“하지만 어떨까…… 너 같은 인간이 그렇게 사는 게 정말 행복한 걸까…… 너가 하는 건 파이의 속을 바꾸는 거나 마찬가지라고?”

“그래도 목숨을 잃는 것보다는 나아.”

“……뭐, 됐어. 어차피 죽을 몸이니까. 깊게는 묻지 않을게.”

안나는 어깨를 으쓱하고,

“안녕, 언니. 그러다가 나한테 죽는 게 더 나았다고 하지 않도록 힘내봐.”

그것이 나탈리아가 들은 안나의 마지막 말이었다.

“다녀오셨나요, 나탈리아 아가씨.”

“다녀왔어, 레베카.”

코르티자노 공작저로 돌아온 나탈리아는 예의에 어긋나게 드레스를 입은 채 침대에 몸을 눕혔다. 예의범절이 엄격한 레베카가 얼굴을 찌푸렸지만, 이번만큼은 특별하다고 잔소리를 삼켰다.

“……그래서 어떻게 되셨나요?”

“코르티자노 공작가는 이번 소동에 대한 책임을 지고 백작으로 강등. 나는 내일부터 코르티자노 백작 부인이야.”

별다른 감회 없이 나탈리아는 말했다.

“영지도 3분의 2쯤 될까? 뭐, 백작가치고는 넓은 편이네. 이런 소란의 한복판에 있었던 것 치고는 상처가 얕은 편이 아닐까?”

‘3회차’쯤의 자신이었다면 작위의 강등이나 영지의 몰수 같은 것은 절대 받아들일 수 없었겠지만, 지금은 마음속 깊이 아무래도 상관없었다. 뭐하면 자작이라도 상관없었다.

살아남았으니까.

이보다 더 좋은 승리가 있을까?

“그 사람이 내일 아침이면 처형됩니다. 왕족 교육이 바빠서 그 사람에게 맡겨두었던 다른 가문과의 교류도 앞으로는 내가 열심히 해야겠지.”

“그렇군요.”

“빌렘 전하께서 돌아가셨으니 나와의 약혼도 백지화되었어. 경사스럽게도 자유의 몸이 되었네.”

“새 약혼자는 어떻게 하실건가요? 나탈리아 님이 당주가 되신다면, 일족에서 데릴사위를?”

“그래서 또 그 사람처럼 원한을 사면 참을 수 없어.”

더 이상 나탈리아는 아버지를 ‘아버님’ 이라고 부르지 않는다. 이미 20회차 전부터 그랬다. 그 남자는, 납득하고 데릴사위로 들어왔는데도 뒤에서 불평불만을 늘어놓은 쓰레기였을 뿐이다. 특별한 호칭 따위는 아깝다.

“데릴사위 같은 건 이제 지긋지긋해, 뭣하면 적당한 남자분에게 후계만 얻으면 돼.”

“아가씨! 잘못되었다 해도 다시는 그런 말을 하지 말아주세요!”

레베카가 불같이 화를 냈다.

“미혼모라는 불명예를 아가씨에게 뒤집어씌우는 일은…… 그런 일이 생기면 저승에서 주인마님께 무슨 말씀을 드려야 할지…….”

“……그렇네. 말이 헛나왔어. 조심할게.”

기특하게 행동했지만, 나탈리아는 어딘가 남의 일처럼 생각했다. 아, 그녀에게 자신은 여전히 ‘1회차의 나탈리아’ 구나, 라고. 그런 기분이었다.

(현재 진행형으로 두 손 두 발의 손가락과 발가락을 합쳐도 부족한 남성들과 ‘부적절한 교류’를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레베카는 심장마비를 일으킬지도 모르겠네…….)

뭐, 위기는 넘겼다. 몇 회차인지 모호―― 아마 200회차 정도 일 것이다―― 그러나 드디어 ‘재시작’을 끝냈다. 이제부터는 평범하게 살면 된다.

(……평범?)

“아무튼 이제부터가 코르티자노 백작가의 중요한 시기입니다. 아가씨―― 여백작님도 부디 언행에 유의해주세요.”

“……그렇네. 고마워, 레베카.”

오늘은 일찍 쉬기로 했다.

간단한 저녁을 먹고 목욕을 하고 침대에 누워…… 잠이 오지 않아 마구간지기 릭과 함께 30분 정도 짚 위에서 운동을 한 후 자기 방으로 돌아와 기분 좋은 나른함에 휩싸여 푹 잠들었다.

※ ※ ※ ※ ※ ※ ※ ※ ※ ※ ※ ※ ※ ※ ※ ※ ※ ※ ※ ※ ※ ※ ※ ※ ※

라발 왕자는 10살. 빅팀 왕국의 제1왕자다.

원래라면 제2왕자였지만, 3년 정도 전 사건으로 형이 죽었다. 당시 몸이 좋지 않았던 어머니와 함께 왕가의 별장에서 요양 중이었기 때문에 자세한 내용은 모르지만, 여러 가지로 복잡한 사건이었다고 한다. 그 후 측비 소생인 라발이 제1왕자로 양육받게 되었다고 한다.

“전하? 어학 숙제는 제대로 끝내셨나요?”

라발에는 많은 가정교사가 있었지만, 그 중 가장 좋아하는 것은 예절과 어학 교사인 나탈리아 코르티자노였다.

그녀는 20살도 채 되지 않은 젊은 여성이지만 매우 뛰어났다. 예전에는 죽은 형의 약혼녀로 왕족 교육을 받았다. 3년 전 사건으로 심신이 쇠약해진 왕비 폐하가 와병중인 지금, 이 나라에서 가장 예의범절에 능통한 여성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게다가…… 매우 아름다운 여성이다.

“네, 아주 잘하셨어요. 라발 전하께서는 아주 우수하신 분이시군요.”

나탈리아는 얼굴이 다소 딱딱한 미인이지만, 행동은 오히려 온화하고 우아하기까지 하다. 그녀의 칭찬을 받으면 라발은 마음이 따뜻해졌다.

“어머,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되었네요…… 전하께서는 배우는 것이 빨라 저도 모르게 열의를 냈어요.”

어느 날 늦게까지 공부하다 보니 어느새 해가 지고 있어 나탈리아에게 왕성에서 묶고 가라고 했다. 그녀 자신도 왕성은 익숙한 곳이고, 지금까지 몇 번이나 묶었던 곳이기도 했다. 라발의 필사적인 부탁에 나탈리아는 “전하의 말씀에 순순히 따르겠습니다.” 하고 부드럽게 웃으며 승낙했다.

함께 저녁을 먹고 수다를 떨고 목욕을 하고 침대에 들어가자 라발은 나탈리아에게 이야기를 졸랐다.

“그래요…… 그럼, 회고의 여신이라 불리는, 자비로우면서도 어리석은 여신의 이야기를…….”

측비인 어머니가 익숙하지 않은 왕비의 일을 대신해 바쁜터라 라발은 일주일에 몇 번밖에 만나지 못했다. 그런 라발에게 가장 가까운 여성은 나탈리아였다.

“회고의 여신 움르즈는 검은 까마귀와 흰 까마귀 악마가 섬기며, 그들은 때때로 여신의 이름으로 기적을 나누어 주기도 한답니다…….”

네글리제 위에 가운을 걸친 나탈리아는 평소의 단정한 드레스 차림과는 다른 분위기를 풍겼다. 가슴 부근에서 보이는 깊은 골짜기에 시선이 쏠리자 라발은 황급히 시선을 돌렸다. 하지만 얇은 옷을 입은 나탈리아의 가느다란 허리와 다리 라인을 보는 것만으로도 라발은 얼굴이 뜨거워지고 사타구니가 근질근질해서 진정되지 않는 기분이 들었다.

“그럼, 안녕히 주무세요, 전하.”

“……잠들 때까지 손 잡아줄래?”

어린애 같은 부탁이었을까 후회했지만, 나탈리아는 다정하게 웃으며 라발의 손을 잡아주었다. 나탈리아의 손은 매끈하고 부드러웠고, 쥐고 있는 것만으로도 안심이 되었다.

“………………전하? 주무시나요, 전하?”

조금이라도 오래 나탈리아를 만지고 싶어서 애를 썼지만, 아무래도 졸음이 몰려온다. 각성과 수면 사이에서 꾸벅꾸벅 졸던 라발의 손을 나탈리아는 슬그머니 놓았다.

“………….”

놓지 말라고 외치려 했지만, 나탈리아는 이미 문 앞까지 이동한 뒤였다. 재빨리 문을 열고 틈새로 몸을 미끄러뜨려 침실을 나갔다.

“………………나탈리아…….”

눈을 비비며 침대에서 내려온 라발은 나탈리아를 뒤쫓았다. 이미 한밤중이라 순회도 거의 없는 왕성의 주거 지역. 또각또각 힐이 바닥을 두드리는 소리가 유난히 크게 울린다.

“……나탈리아……?”

침실의 그녀는 슬리퍼를 신고 있었을 텐데…….

아무튼 소리가 나는 쪽으로 향했다.

이윽고 아무도 사용하지 않는 작은 방에서 빛이 새어나오는 것을 발견했다.

“――오늘 밤은 많이 늦었구나.”

……아버님?

그 목소리는 이 나라의 왕이기도 한 아버지의 것이었다.

“――전하가 좀처럼 잠에 들지 않아서.”

나탈리아?

이런 한밤중에 아버지와 나탈리아가 둘이서 무슨 용무가 있는 걸까. 밤에 돌아다니는 죄책감도 있어서, 라발은소리를 내지 않고 문틈으로 살짝 방 안을 들여다보았다.

“………….”

라발은 할 말을 잃었다.

방 안에는 항상 위엄 있는 모습을 보이던 아버지가 알몸으로 우뚝 서있었다.

“후후후, 여전히 멋진 몸이다.”

그런 알몸의 아버지에게 무릎을 꿇고 있는 것은 나탈리아다. 하지만 그녀의 옷차림은 라발이 본 적 없는 모습이었다.

“으음…… 낼름…… 감사합니다, 폐하…… 음, 쪼옥, 낼름낼름…….”

나탈리아는 입구 쪽으로 엉덩이를 돌리고 웅크리고 있었다. 가터벨트에 니삭스, 그리고 굽이 높은 구두. 크고 하얀 커다란 복숭아 같은 엉덩이에 입고 있는 것은 끈 같은 팬티였다. 나탈리아가 움직일 때마다 그녀의 엉덩이 구멍도…… 여성의, 부분도 보일 것 같았다.

“쪼옥…… 낼름…… 핥짝…….”

무엇을 하고 있는 것일까. 아마도 나탈리아는 아버지의 발을 핥고 있는 것 같았다. 맨발에 혀를 뻗어 발가락과 발가락 사이를 정성스럽고 정설스럽게.

(어, 어째서…… 어째서 나탈리아가 아버지의 발 같은 걸…….)

발은 불결한 부위다. 왜 아버지는 굳이 나탈리아에게 일부러 저런 곳을 핥게 하는 걸까.

(윽! 나탈리아!)

아주 좋아하는 나탈리아에게 더러운 곳을 핥게 하는 아버지에 대한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

하지만 동시에.

“쪼옥, 쪼옥♥ 쪼오옥, 쪽 낼름…….”

나탈리아의 물기 어린 소리가 들릴 때마다 라발은 심장이 쿵쾅쿵쾅거렸다. 사타구니의 근질거림이 더욱 근질거렸다.

――나도 나탈리아에게, 내 발가락을 핥게 하고 싶어.

그런 생각이 들어 눈앞의 광경을 뚫어져라 바라보게 된다.

“좋아, 다음이다. 언제나처럼 부탁한다.”

“네, 폐하♥”

국왕이 몸을 반 바퀴 돌리자 나탈리아는 엉거주춤한 자세로 남자의 등 뒤로 돌아섰다.

(윽…… 아버님의 고추…….)

아버지의 사타구니에 있는 것은 자신의 것과 같은 기관인지 의심스러울 정도로 크고 늠름했다.

“아아♥ 폐하의 자지, 언제 봐도 훌륭해요…….”

등 뒤에서 손을 감아 흉악한 고기덩어리를 하얀 물고기 같은 가느다란 손으로 감싸쥐며 나탈리아가 황홀한 듯이 말했다.

――라발 전하의 고추, 정말 훌륭해요.

나탈리아가 자신에게도 같은 말을 하는 것을 상상했다. 사타구니의 근질거림이 아플 정도였다. 내려다보니 자신의 파자마 바짓가랑이가 고추로 솟아 있었다.

“그럼, 폐하…… 시작하겠습니다.”

나탈리아는 연지를 바른 입술을 벌리고 혀를 내밀어 국왕의 둔부에 얼굴을 가까이 가져갔다.

(아, 아아…… 설마…… 설마…….)

“오, 오오오! 좋다, 나탈리아…… 너의 림잡은 최고다……!”

“쭈웁, 쭈웁…… 쭙쭙, 쭈우웁♥ 하아, 영광입니다, 폐하……♥”

나탈리아는 싫은 내색도 없이 국왕의 항문에 혀를 오므려 찔러넣고 침을 흘리며 핥아댔다.

(더러운데…… 더러운데, 나탈리아…….)

“쭈웁, 쭈웁…… 쭈웁, 쭈우우웁♥ 아아, 폐하의 엉덩이, 맛있어요…… 시큼한 냄새가 나서, 이 냄새를 맡는 것만으로 온몸이 불타버려요……♥”

“………….”

쭈웁, 쭈웁.

나탈리아가 얼굴을 엉덩이에 붙이고, 항문에 혀를 집어넣을 때마다 국왕의 육보검이 벌떡벌떡 떨렸다. 나탈리아는 그 가느다란 손가락으로 핏대가 솟은 위용을 슥슥 쓰다듬고 있었다.

“하아…… 하아…….”

나도 나탈리아에게 엉덩이 구멍을 핥아지면…….

상상만 해도 라발의 쇼타 자지가 움찔움찔 떨렸다.

“하아…… 하아…… 하앗!”

똑똑하고 예쁘고 상냥한 나탈리아. 만약 그녀가 아버지에게 해주는 것과 같은 일을 해준다면 얼마나 기분 좋을까.

어린 자신에게 몸을 맡기는 알몸의 나탈리아를 상상하니 라발 끄트머리에서 조금씩 물기가 배어 나왔다. 오줌인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오줌은 이런 냄새가 나지 않는다.

“아아앙♥ 폐하아…….”

“어?”

방 안으로 시선을 돌리자 아버지가 나탈리아를 벽가로 몰아넣 있었다. 나탈리아의 가느다란 손목을 움켜쥐고 번쩍 들어 올린 아버지는 나탈리아의 겨드랑이를 핥짝핥짝 핥기 시작했다.

“아앗♥ 폐하아…… 아직 엉덩이를 닦고 있는 중인데…….”

“사양하지 마라. 오늘 밤은 짐이 너를 핥아 깨끗하게 해주마.”

깨끗이 한다는 말은 어울리지 않았다. 국왕의 혀는 오히려 침을 나탈리아에게 바르는 것 같았다. 겨드랑이를 낼름낼름 혀로 애무받는 것이 부끄러운 건지, 아니면 느끼는 건지 나탈리아의 목소리가 뒤집어지기 시작한다.

“아흣…… 응앗♥폐하, 폐하아……♥”

“아아, 최고다…… 이런 저속한 행위는 비에게는 할 수 없으니까!”

쭈웁, 쭈웁 젖꼭지를 빨자 나탈리아는 참을 수 없다는 듯이 허리를 꿈틀거렸다.

“아아, 멋진 몸이다…… 이 몸을 짐 만의 것으로 하고 싶다…….”

“응응응♥ 기쁘지만, 폐하…… 저는…….”

“알고 있다. 다른 고객이 있다고. 계약은 끊을 수 없다는 거지? 후후후, 이 몸으로 얼마나 많은 귀족 남자에게 바치고 있을지…… 그대만큼 돈을 버는 창녀는 우리나라에 없을 것이다.”

“아아…… 저는 창녀 같은 것이…….”

“아니라는 건가? 그럼 이건 필요 없나?”

림잡으로 전립선도 자극받았는지 라발이 처음 봤을 때보다 더 크게 부풀어 오른 국왕의 육창. 그 끝부분으로 나탈리아의 음부를 더듬으며 국왕이 이죽거렸다.

“어떤가? 응? 원한다면 빌어봐라. 이 나라 상류층 남자들이 빠져드는 고급 창녀로서 말이다.”

“아, 하앙……♥ 아, 알았어요……♥”

손목이 풀려난 나탈리아는 왕을 향해 사타구니를 내밀고 보록하게 부풀은 대음순을 활짝 벌렸다. 관능적으로 녹은, 음란한 창녀 그 자체처럼 남자를 유혹한다.

“폐하의 국보 자지, 나탈리아의 눅진눅진 보지에 쑤셔 박아주세요♥ 고귀한 자지즙이 없으면 애가 타버리는 왕성 정액 변소에 폐하의 정액을 배풀어주세요♥”

“오, 오오오오! 나탈리아! 나탈리아아아아아아아아!”

“아아――――――♥ 폐하의 보물 자지, 단숨에 질 깊숙이 들어왔어요오오♥ 아아앙, 그런…… 그렇게 격렬하게 찌르면…… 저의 자궁, 폐하의 아기씨로 임신하고 싶어져요♥”

“오오, 임신해라! 왕족의 아기씨로 임신할 수 있다면 바라는 일이 아닌가?”

“아아앙♥ 그치만, 그치만, 그치이만……. 임신하면 계약 위반이 되버려요…… 후작님이나 장군 각하, 대주교 각하께서 화를 내실 거예요……♥”

“으으음. 국왕의 아기씨보다 그놈들 자지가 더 중요하다는 것이냐? 이 얼마나 불경스러운! 만 번 죽어 마땅하다!”

“아아아아아♥ 자궁 때리지 마세요…… 제 자궁을 임신시키면 안 돼요♥”

“으랴아아아! 짐의 정액으로 임신해라, 나탈리아아아아아!”

찔꺽찔꺽 사타구니를 고추에 찔리며 라발이 들어본 적 없는 소리를 내는 나탈리아. 평소의 그녀와는 전혀 다른, 천박하고 비참하고 한심한…… 소름끼치는 모습에 라발은 뇌를 맞은 듯이 몸을 휘청거렸다.

덜컹.

“윽!?”

살짝 문이 소리가 났다. 다행히 아버지는 허리를 흔드는 것에 바빠서 눈치챈 기색은 없었다.

하지만…….

“윽♥ 윽♥ 윽♥”

왕의 몸에 매달리듯 부둥켜안고 있는 나탈리아와 눈이 마주쳤다. 나탈리아는 어린 전하의 존재에 순간 놀란 듯 눈을 동그랗게 떴지만, 이내 음탕한 미소를 라발에게 보이며 왕이 눈치채지 못하도록 ‘쉿’ 하고 제스처를 취했다. 그리고 입을 뻐끔뻐끔 하며,

‘나 중 에’

라고 고했다.

“……윽.”

라발은 한 걸음, 두 걸음 문에서 멀어지더니 이내 수컷과 암컷 냄새가 진동하는 방에서 등을 돌리고 달리기 시작했다. 도중에 짐승의 울부짖는 듯한 소리가 들렸다. 과연 저건 아버지의 것일까, 아니면 나탈리아의 것일까…….

침실로 돌아온 라발은 침대에 뛰쳐올라 시트를 머리부터 뒤집어썼다.

“후으, 후으, 후으…….”

숨이 가쁘다. 아무리 심호흡을 해도 흥분은 진정되지 않고, 심박도 가라앉지 않는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빵빵하게 부풀어 오른 사타구니의 불룩함도.

“………….”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5분이었을 수도 있고, 1시간이었을 수도 있다. 문이 살짝 삐걱거리는 소리가 들리고, 발소리가 침대에 다가온다.

“……전하?”

나탈리아의 목소리. 하지만 평소의 나탈리아의 목소리가 아니다. 열을 띄고 촉촉한 목소리. 마치 신화에 나오는 서큐버스 같은 목소리였다.

“괴로우시죠, 전하…….”

그리고 침대에 기어들어온 나탈리아가 라발의 머리를 끌어안았다. 소년의 뒷머리가 아주 부드러운 감촉으로 감싸여진다.

“……제.가”

하아 하고 뜨거운 입김과 함께 귓가에 목소리가 스며든다.

“……개운하게 해드릴게요.”

시트 안에서 나탈리아의 손가락이 슬그머니 자신의 사타구니로 뻗어오는 것을 느꼈다. 하얗고 가늘고 따뜻한 그 손이…….

“앗, 아아아아아앗!?”

뷰릇, 뷰르릇!!

나탈리아의 손가락이 닿는 순간 사타구니가 폭발하는 것 같았다.

고추 속에 고여있던 근질거림이 단번에 뿜어져 나왔다.

“아, 아…….”

기분 좋다.

너무 기분 좋았다.

뱉어낸 끈적임이 아랫도리를 적시는 느낌이 기분 나빴지만, 그런 건 신경 쓰이지 않는 기분 좋음이었다.

“축하드립니다, 전하…….”

귓가에 나탈리아의 입김이 닿았다. 뜨겁고, 달콤하고, 요염한…….

“이걸로 전하께서는 ‘남자’가 되셨어요…….”

“윽!”

시트를 박차고 뒤로 돌았다.

희미한 불빛 속에 나탈리아의 하얗고 풍만한 몸매가 뽀얗게 드러났다.

“윽! 나탈리아!”

“아앗……♥”

“나탈리아, 나탈리아…… 나탈리아아아아아!!”

갓 수컷이 된 어린 짐승이 부드러운 음육를 탐한다.

소년에게는 천국과 같은, 그리고 지옥과 같은 한 하룻밤이 시작되었다.

어느 카페 테라스에서 한 청년이 책을 읽고 있었다.

옷도 피부도 새카만 그 청년이 읽고 있는 것은 매니악한 역사책이었다.

“코티잔…… 고급 창녀를 뜻하는 이 단어는 역사상 고급 창녀, 나탈리아 코르티자노 여백작에서 유래했다고도 한다.

왕족 교육이라는 당시 가장 고등 교육을 받은 나탈리아는 빅팀 왕국 상층부에서 가정교사로서, 상담역으로서, 그리고 상류층 전용의 창녀로서 영향력을 키웠다.

그녀가 육체관계를 맺은 사람은 당시의 국왕, 왕자, 장군, 재상, 대주교…… 그 외 여러 중요 인물들이 이름을 올렸다.

가장 성공한 창녀로 이름이 알려지면서 이윽고 그녀의 가명 자체가 고급 창녀를 가리키게 되었다. 후에 ‘나탈리아 코르티자노의 후손’이라고 관록을 붙여 자칭하는 창녀들이 급증한 것도 코르티잔…… 코르티자노가 고급 창녀를 의미하게 된 이유 중 하나일 것이다.

동시에 빅팀 왕국에 혼란을 초래한 그녀를 혐오하는 사람들도 많았고, 지금도 빅팀 왕국에서는 ‘나탈리아’라는 이름이 창녀의 별칭으로 쓰이며, 여자 아이에게 지어주고 싶지 않은 이름 1위에 찬란하게 빛나고 있다.

그녀는 평생 독신이었고, 상류층 남자들 사이에서 수많은 사생아를 낳았다고도 한다.

어쨌든 나탈리아 코르티자노가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창녀라는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는 사실이다.”

탁.

청년은 책을 덮고 컵을 들어 우아하게 커피를 마시며 비인간적일 정도로 잘 다듬어진 미모로 쓴웃음을 지었다.

“거참…… 이게 정말 그녀가 원했던 ‘재시작’이었나…… 우리 주인의 가호는 참으로 업이 깊도다.”

달그락.

컵이 다시 접시에 돌아왔을 때, 청년의 모습은 환영처럼 사라져 있었다. 남은 것은 말없는 한 권의 역사책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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