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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박령

12/18/2025, 09:32:54
나폴리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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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이라는 게 말이야, 돈이 없잖아?

부모님이 용돈을 보내준다곤 해도, 생활은 꽤 빠듯해.

뭐, 아르바이트를 하면 되긴 하겠지만, 역시 귀찮기도 하고.

그렇다면 할 일은 하나지.
지출을 줄이는 것.

그래서 떠올린 게, 집세가 엄청 싼 곳으로 이사하는 거였어.
그런데 우연히, 깜짝 놀랄 정도로 싼 방을 찾았지.

이전 집이랑 비교하면 무려 2만 엔이나 싸.
학생 신분으로 한 달에 2만 엔이 남는 건 꽤 기쁜 일이거든.

하지만 말이야, 그런 곳은 대개 그렇잖아.

그래, 사고 물건.


내가 빌린 방은 꽤 위험한 곳이라서, 지금까지 여러 명이 죽었다더라.
그래도 유령이란 게 결국 마음먹기 나름 아니겠어?
신경 안 쓰면 그만이잖아.

게다가 근처 사람들한테 물어봤더니,
그 방에 나온다는 유령이 사는 사람마다 다르다고 하더라고.
어떤 사람은 머리 긴 젊은 여자라 했고,
그다음엔 중년 남자, 그 다음엔 아이였대.


음... 이건 아무리 봐도 거짓말이지.
그렇게 자주 바뀔 리가 없잖아.
그래서 난 신경 안 쓰고 그냥 살았던 거야.

뭐, 가끔 이상한 소리가 나거나 물건 위치가 바뀌어 있긴 했지만,
대수롭지 않게 넘겼지.
딱히 큰 해가 있는 것도 아니었고.


그런데 그게 점점 무시할 수 없게 되더라고.
이상한 소리는 잠을 못 잘 정도로 커지고,
물건이 사라지거나, 산 기억도 없는 물건이 생기기도 하고.

자고 있는데 위에서 물건이 떨어졌을 땐, 솔직히 죽는 줄 알았어.
그래서 어느 날, 친구의 지인 중에 영능력자가 있다길래
싸게 봐달라고 했지.

그랬더니 역시 지박령이 있대.
그 사람이 말하길, 좀 특이한 지박령이라서
누군가를 대신 삼기 전까진 그 장소에 묶여 성불을 못 한다더라.

그래서 이 방에 사는 나를 저쪽으로 끌어가려 한다는 거야.


유감스럽게도 싼 가격이라 퇴마까지는 안 해줬지만,
령으로부터 몸을 지키는 방법은 알려줬어.
그걸 하면 당분간은 괜찮으니까
그 사이에 새 방을 찾으라더군.

근데 말이야, 그걸 하면 괜찮다면
굳이 이사할 필요는 없는 거 아니냐?
어쨌든 난 그날 밤, 바로 그 방법을 해보기로 했어.


우선 몸을 정화한다는 의미로
몸에 소금을 문지른 다음 샤워로 씻어낸다.

그리고 다음은…… 아, 바스타월이 없네.
일단 핸드타월로 대충 닦고.

그다음 방 한가운데에 일본술이랑 소금단지를 놓는다.
마지막으로 방을 완전히 어둡게 하고 기도하면 끝.

간단하네.

근데 TV가 켜진 채였어.
그래서 리모컨을 찾았는데 안 보이더라고.
살짝 짜증이 나서 TV 콘센트를 확 뽑아버렸지.

그랬더니 갑자기 ‘빠직’ 하는 소리가 나면서
방 안이 완전히 깜깜해졌어.

아마 차단기가 내려간 것 같아.
뭐, 어차피 어둡게 해야 하니까 딱 좋았지.

그래서 유령한테 손대지 말라고 기도했어.
그랬더니 말도 안 되게 조용해졌지.
이상한 소리도 안 나고, 물건이 사라지는 일도 없어졌어.

진짜, 엄청 편해.
좀 더 일찍 했으면 좋았을 걸.


……라고 생각했는데 말이야.
다시 시작된 거야.

이번엔 확실하게 모습까지 보여줘.
나랑 비슷한 또래의 남자.

하아... 귀찮아 죽겠네.
또 그 퇴마 의식 해야겠군.
















해설

주인공 남자는 퇴마를 하던 중,젖은 손(소금이 묻은 상태)으로 콘센트를 만져 감전사했다.


방이 갑자기 깜깜해진 것은차단기가 내려간 게 아니라의식이 끊어졌기 때문이다.


또, 한동안 유령이 나타나지 않았던 이유는주인공 남자를 저승으로 끌고 갔기 때문에원래 있던 지박령이 성불했기 때문이다.


다시 나타난 유령의 정체는주인공 남자의 방에 새로 계약한 주민.


근처 사람들이 말하던 유령 목격담이 제각각이었던 이유는,지박령이 계속 교체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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