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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은 100년이 지나도 선이다

03/07/2026, 13:26:19
나폴리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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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저 눈을 떠 보니 여기였다.



딱 그뿐.



대체 이게 무슨 상황이고 무슨 일인지

인지 파악조차 되지 않았다.



그래도 차분해지니 주변에 웬 공책 하나가 보인다.



공책은 낡아 보였지만 관리가 잘 된 건지 그리

상한 부분은 보이지 않았다.



나는 공책의 첫 페이지를 열었고 거기엔

이리 써 있었다.





안녕? 아니면 안녕하세요?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아마 이걸 읽고 있다면

제 부탁을 하나만 들어주세요.



여기 써 있는 주소로 가서 제 부모님께

제 안부를 전해주세요.


ㅇㅇ시 ㅇㅇ구 ㅇㅇ동 ㅇㅇㅇ-ㅇㅇ


제가 직접 나가는 게 좋겠지만 만약이란

경우도 있기에 이렇게 보험을 들어둡니다.



그렇다고 공짜로 도와 달란 건 아닙니다.



이 책에는 이곳을 빠져나가기 위한 것들을

모두 적어 둘 거예요.



만약 정보가 필요 없어지거나

제가 무력화 시키게 된다면

이렇게 해놓겠습니다.



혹시 공책 자리가 부족 할 수 있으니

바로 적겠습니다.





나는 다음 장을 넘겼고 양 페이지는 간결하고

정갈한 문자가 빼곡하게 적혀있었다.



엄청난 양의 기록.



이걸 적어간 사람도 이렇게까지 적을 줄 알았을까?





1. 앞으로 1킬로미터 전진하세요.

주변에는 아무것도 없습니다.



2. 다른 방향으로 가면 위험이 있습니다.

공책 공간을 위해 굳이 적어두진 않겠습니다만 자리가

빌 것 같으면 적겠습니다.



3. 전진 후 바로 앞에 보이는 폭포로 들어가세요.



4. 폭포로 들어간 이후....



.

.....

..........

.................

.......................

..............................

.....................................




그 기록은 공책의 페이지를 하나하나 넘겨도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번호는 기어이 두 자릿수 후반대로 가더니

마침내 세 자릿수를 기록하고도 길게 이어지더니



공책의 그 끝 부분은 가히 충격적이었다.



아니 이미 5번부터가 충격이긴 했지만

그것 이상의 충격이었을 뿐이었다.






149.



150.



151.



152.



153.



154.



155.



156. 절대 그를 자극하지 말 것.



157.



1 5 8그냥 문열고나가






마지막 전 규칙은 피로 지워졌고 마지막 번호는

피로 쓰여져 있었다.



여기까지 오면서 여러가지 것들을 보았다.



함정, 괴물의 시체, 베어진 식물들.



누군가 보면 그저 놀라고 말 것이겠지만

공책에 쓰여진 규칙을 보고 이해한다면

놀라는 것 만으로 끝나지 않을 것이다.



이 사람은 자신과 타인 중

마지막에 타인을 골랐다.



지워진 규칙이 그가 얼마나 대단했는지를

설명해주었다.



마지막 피 문장은 그가 얼마나 이타심깊은지

이해 할 수 있었다.



나는 그저 길을 따라 가다가 문을 열고

나왔다.



그것으로 나는 원래 세상으로

돌아 올 수 있었던 것이다.



신기하게도 손에 꼭 쥔 공책은 사라져있었다.



그러나 그가 맨 처음 써 놓은 주소 만큼은

잊혀지지 않고 내 뇌리에 깊게 박혀있어

그 곳을 찾아가는 건 어렵지 않았다.



그 이후의 일은 짧게 끝났다.



이미 그가 써 놓은 주소에 사람들은

죽은 지 오래였고



날짜는 이미 100년이 지난 상태였다.



그도 그의 부모님도 이미 오래전에 세상과

작별한지도 한참이었다..



다만,



내가 그들의 묘비를 물어물어 찾아갔을 때

그 앞에는 가지각색의 꽃이 한아름 놓여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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