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조선에 세종은 없다 - 완결 리뷰: 대역물, 시트콤, 순애물, 개발딸 모두를 갖춘 트렌디한 웹소설
작가의 완결 감사인사(대역갤): https://gall.dcinside.com/mgallery/board/view/?id=alternative_history&no=1028585
개인적인 작품 추천도 및 별점: 9.5점 / 10점 ★★★★☆
0. 제목, 작가, 연재처
작품 제목: <내 조선에 세종은 없다>
약칭: 노세종, ㄴㅅㅈ
작가: 핏콩
연재처: 문피아, 네이버 시리즈, 카카오페이지 등등 다수
문피아: https://novel.munpia.com/334226
네이버 시리즈: https://series.naver.com/novel/detail.series?productNo=9205662
카카오페이지: https://page.kakao.com/content/65289677/
A. 시놉시스
기업 주재원으로 아프리카에 가있던 주인공은 별똥별에 소원을 빌려다가 조선 초기 어린 양녕대군에 빙의하게 되는데...
공학과 적정기술과 처세술 등 여러 방면에 다재다능한 이과 주인공은 충녕에게 왕위를 물려줄 생각 없이 자기가 그대로 왕이 되고자 한다.
B. 작품의 특징
작가의 전작은 <남한산성에서 시작하는 빙의생활> 이었다고 하는데, 내가 직접 읽어보진 않았지만 이 작품은 진짜 진중하고 무거운 분위기의 작품이었다고 함.
반대로 <내 조선에 세종은 없다>(이하 노세종)은 고증을 꽤 희생하고서라도 요즘 트렌드인 시원시원하고 재밌고 유행하는 드립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웹소설의 기조에 알맞는 소설이라고 할 수 있음.
대체역사물과 조선시대라는 큰 틀 안에서 정반대 문체의 작품을 각각 1개씩 성공적으로 완결한 핏콩 작가는 확실히 높게 평가할만하다고 생각함.
사실 전형적이라면 전형적인, 이과 공돌이가 각종 미래 문물과 발명품들 뚝딱뚝딱 만들어내면서 옛 시대 국가를 원래 역사보다 비약적으로 빠르게 발전시키는 그런 개발딸하는 웹소설의 기조에서 크게 벗어나진 않음.
아무리 주인공이 매우 다재다능하고 똑똑하고 유능한데다가 한국사 역대 최고의 천재 충녕대군 이도까지 옆에 끼고 보좌하고 있는걸 감안해도, 조금 너무 빠르게 작중 조선 사회의 테크가 올라가는 느낌이 없잖아 있었음.
각종 발명품과 공학기술과 사회변혁이 도입되면서 나올 수 밖에 없는 여러 사건사고, 반발, 부작용도 몇몇 에피소드 등을 빼면 다소 스무스하게 넘어간 편도 있고.
물론 반대로 뒤집어 말하면 고구마 별로 없이 쭉쭉 치고나가는 시원시원한 전개로 잘 밀어나가는 작품이라는 얘기기도 함.
그렇다고 무지성 사이다를 들이부시고 주인공 스게ㅔㅔㅔㅔ를 외치는 그런 양산형 작품은 아니고, 재미와 코미디와 순애와 등장인물간 케미를 적절히 잘 분배해서 글이 술술 읽히게 하고 여러 캐릭터들의 개성을 잘 살려줌.
물론 따지고 봤을 때 한 장르에 국한되기만 하는 웹소설이 잘 없긴 하지만, 그걸 감안하더라도 이 작품은 여러 장르의 장점들을 잘 배합했고, 이것이 노세종의 최대 강점이라고 생각함.
미래지식과 기술을 아는 주인공이 역사를 바꿔나가면서 조선을 크게 발전시켜나가는 대역물 & 영지물,
주인공 양녕대군과 명나라 태조 주원장의 막내딸 보경공주와의 달달한 순애물,
작품의 전개를 위해 조선식 옛 말투를 다소 포기하고 세미현대식 말투로 가볍게 대화가 오고가는 조선왕실 내의 개성적 캐릭터들 간의 가족 시트콤
등의 요소가 적절하게 조화를 이룸.
특히, 여말선초에도 그랬고 이후에도 그렇듯이 '효'와 '유교'를 그렇게 중시하는 조선에서 아이러니하게도 그렇게나 많은 왕족 내의 갈등과 숙청, 반정과 암살이 일어났었는데,
피로 얼룩진 여말선초의 혼란과 숨막히는 궁중암투를 자기 대에서 끝내고 최대한 화목한 왕실 가족을 만들겠다는 주인공 양녕대군의 기조가 이 작품의 시작과 끝을 관통하는 주요 메시지임.
원 역사의 인성 개차판 개망나니 양녕대군 대신 다소 유들유들하고 능글맞으면서도 개념차고 선한 현대인 빙의자가 들어갔다는게 참으로 다행임.
손주와 티격태격 티키타카 죽이 잘 맞는 전설의 무장 태조 이성계,
존재감 없다고 놀림받지만 사람 좋은 뒷방 늙은이 개그캐릭, 그렇지만 왕년에는 아버지처럼 전설적인 무인이었던 정종 이방과,
원 역사 대로 날카로운 지성과 정치적 감각을 가져 숙청각을 수시로 보는 잔인한 왕이지만, 역시 원 역사대로 자기 자식들한테는 애정 듬뿍인 태종 이방원,
부채로 입을 가리고 오호호홋 하면서 착한 후궁을 괴롭?히는 악역영애 사모님 같은 캐릭터로 재해석된 원경왕후,
한국사 역대 최고의 천재다운 지성을 작품 내내 뽐내면서 위엄을 과시하고 주인공 양녕의 최대 조력자의 모습을 보여주지만,
치킨 한마리 다 해치울 정도로 먹는걸 좋아해 살이 토실토실 올라서선, 그 좋은 머리로 다이어트 뺑끼치고 몰래 배달치긴 시켜먹는 충녕대군 이도 등등,
원 역사의 모습과 주인공 빙의양녕으로 인해 개변된 작중 분위기를 적절히 배합하여 여러 역사적 인물들을 개성있고 코믹하게 재해석해 내어 뇌리에 인상깊게 남는 캐릭터들을 여럿 만들어내었음.
영락제의 죽어가는 물건도 우뚝 서게 만들어준 조선의 비아그라 '비악'의 효능이 작중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데, 이것도 상당히 꿀잼임 ㅋㅋㅋㅋㅋ
C. 총점 및 평점
아무래도 작중 인물들의 말투가 조선시대에서 쓴다고 보기에는 좀 지나치게 현대적이거나 격식없다고 느껴지는 파트도 있고
사회의 발전상도 좀 조선에 너무 유리하거나 편의주의적으로 흘러간다는 느낌도 있었기에 10점 만점을 줄 순 없었음 갠적으론
고증에 더 엄밀하고 레퍼런스도 많이 챙기는 고퀄 대역물들이 갈수록 요즘들어 늘어나기도 하고
그렇지만 작가가 웹소설 트렌드와 테크닉에 상당히 능숙하다는 느낌이 들었고,
특히나 여러 장르의 장점을 버무리는 능력과 개성있는 캐릭터들을 잘 만들어내는 기법은 가히 숙련된 작가의 모습이 보였음.
개그씬과 코미디도 충실히 챙겨서 거의 500화 가까이 되는 회차도 다음회차 보고싶어서 술술 넘어갔고.
'재밌고 스피디하고 해학적인' 웹소설의 본질에 충실한 작품이라고 평할 수 있음.
그래서 10점 만점에 9.5점을 주고 싶음.
핏콩 작가의 차기작이 언제 나올지는 모르겠지만 믿고 봐도 될거 같음. → 진짜로 2026 문피아 공모전 대상을 탔네?